“차 반도체 부족, 내년까지 갈 것”···현대차·모비스 또 생산 중단
현대차·모비스 아산공장, 9일부터 가동 중단···13일 생산 재개 예정
말레이시아 코로나19 확산 영향···"내후년에야 나아질 것"
공개 2021-09-09 14:11:39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9일 14:1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끝나지 않는 자동차 반도체 부족에 현대차(005380)현대모비스(012330)가 또다시 생산을 중단하게 됐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 대표들은 반도체 부족 현상이 최소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9일 공시를 통해 이날부터 아산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생산 재개 예정일은 13일이지만, 현대차에 따르면 반도체 수급 상황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생산 중단 분야 매출은 현대차의 경우 7조455억4700만원·모비스는 1조1089억5100만원으로, 각각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의 6.77%·3.03% 규모다. 
 
현대차 아산공장이 반도체 부족으로 멈춰 선 것은 지난 6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지난달 2~6일에도 가동을 중단했지만, 이는 전기차 생산을 위한 4주 설비 공사 때문이었다. 연간 약 30만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아산공장에서는 주로 그랜저와 쏘나타 등을 만드는데, 이번 가동 중단으로 해당 차종의 고객 인도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차 측은 “현대모비스의 아산공장에서 생산해 현대차 아산공장에 납품하는 모듈이 반도체 부품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조업이 중단된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아산공장이 이번에 생산을 중단하게 된 것은 동남아 지역에서의 코로나19 확산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생산되는 ECU(엔진컨트롤유닛) 반도체 공급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말레이시아의 주요 반도체 생산기지 중 한 곳인 유니셈(Unisem)의 직원 3명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했다. 이로 인해 유니셈이 오는 15일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유니셈이 반도체를 공급하는 독일 기업 인피니온의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도 문제가 생겼다. 인피니온의 생산 문제는 곧 고객사인 현대모비스의 모듈 생산 문제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현대자동차까지 손을 놓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비단 현대차그룹뿐만이 아니다. 지난 2일 외신에 따르면 GM과 포드는 최근 북미 지역에서의 생산을 줄이기로 했다. 특히 GM의 경우 미국·캐나다·멕시코 일대 8개 공장에 대한 조업을 멈추기로 한 상황이다. 포드는 반도체 부족으로 올해 2분기에만 70만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 완성차 기업 스바루 역시 반도체 부품 부족으로 지난 1일부터 4일간 군마현 공장을 전면 가동중단했다.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CEO는 “협력업체들이 많은 말레이시아에서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다수 공장이 문을 닫은 탓에 여전히 반도체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라며 “(반도체를 탑재하는) 사물인터넷(IoT) 관련 산업이 너무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앞으로도 전반적인 반도체 부족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나르 헤르만 포드 유럽이사회 의장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2024년까지 계속될 수 있다”라고 우려를 나타냈고, 올라 켈레니우스 다임러AG 대표도 “반도체 부족은 내년까지 영향을 미치고 내후년에야 완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