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무덤 된 국내시장…적자늪에 이미지 추락까지 ‘이중고’
적자누적으로 자본총계 1124억원으로 '뚝'…자본잠식 경고등
부채비율·차입금의존도 등 재정건정성 '위험수준'
유효기간 '스티커 갈이' 논란으로 이미지 추락
공개 2021-08-23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8일 18:5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출처/맥도날드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글로벌 패스트푸드 브랜드 맥도날드가 한국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적자 누적으로 자본 총계가 큰 폭으로 줄어 자본잠식 위기에 봉착한 데다, 연이어 품질과 관련한 악재로 이미지가 추락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9% 증가한 7910억원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 폭은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맥도날드는 지난 2019년 440억원 영업손실에서 지난해 484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유한회사로 그동안 공시 의무 등이 없는 폐쇄적인 구조였는데, 2020년 회계연도부터 신외감법에 따라 일정 매출 이상 시 외부감사 및 공시가 의무화되면서 정보공개를 따르게 됐다. 맥도날드 측이 2년 치 지표만 공개해 확인이 어렵지만, 업계에서는 2010년대 후반부터 적자에 접어들었을 것으로 예측하는 시각도 있다.
 
지난 1986년 한국맥도날드는 한국인 주주와 미국 맥도날드(McDonald Corporation)간 합작투자계약에 따라 설립됐다. 이후 1988년 국내 첫 번째 매장을 시작으로 30년 이상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업계 최초로 드라이브스루를 도입하고 맥런치로 큰 인기를 누리며 전국 450개 매장을 거느렸지만, 점차 하락세를 탔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매장 개수로 따지면 맘스터치와 롯데리아에 이어 버거킹에까지 밀렸다.
 
출처/맥도날드
 
맥도날드 적자에는 브랜드 로열티도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맥도날드는 1996년부터 미국 맥도날드와 마스터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순 매출액의 5%를 로열티를 지불하고 신규로 개점하는 점포당 미화 4만5000달러(5400만원)의 정액 기술료를 지불한다. 맥도날드가 미국 본사에 지불한 금액(지급수수료)만 2019년 461억원, 지난해 501억원에 달한다. 이는 앞서 언급했던 2019년 440억원, 지난해 484억원 적자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수익성 악화일로를 걷는 맥도날드는 현재 빚으로 굴러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맥도날드가 디비에스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은행 등으로부터 단기차입한 금액(지난해 말 기준)은 2888억원 규모다. 차입금의존도는 2019년 0.46%, 지난해에는 0.5%에 달한다. 영업적자로 버는 돈은 없는데 차입처 별 연이자율은 최대 2.66%에 달해 이자비용으로 나가는 금액만 2019년 66억원, 지난해 6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41.2%에서 1년 만에 414.1%로 뛰어오르며 위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함께 자본총계는 2019년 1778억원에서 지난해 1124억원으로 37% 쪼그라들었다. 한국맥도날드 출자금이 699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425억원 이상의 순손실이 나올 시 납입 자본금을 까먹는 부분자본잠식 상태가 된다. 지난 2년간 순손실 규모에 비추어 봤을 때 올해 자본잠식에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이 호전됐는데, 올해도 이러한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적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당장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벅찬데, 소비자들과 신뢰관계가 무너져 앞날을 예측할 수도 없다.
 
그동안 맥도날드는 식재료 품질 관리를 위해 자체적으로 유효기간을 정하고 스티커를 붙여 사용해 왔는데, 최근 일부 매장에서 스티커를 덧붙이는 형태로 이를 재사용하다가 덜미가 잡혔다. 이 과정에서 한국맥도날드가 스티커 갈이를 일부 매장 문제로 한정하고, 관련 파트타임 근로자에게 징계를 내리는 등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이자 여론이 끓어올랐다. 현재 경찰은 식품위생법상 유통기한 규정과 맥도날드의 자체 유효기간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맥도날드는 사과문을 통해 “내부에서 정한 유효기간(2차 유효기한)은 원재료의 품질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제공하기 위한 맥도날드 자체 품질 관리 기준으로 일반적인 유통기한(1차 유효기한)보다 짧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부전문기관을 통한 재조사를 실시하겠다”라고 언급했다.
 
문제는 햄버거와 관련한 구설수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2016년 맥도날드는 용혈성 요독 증후군 일명 ‘햄버거병’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한 아이가 맥도날드의 분쇄육 햄버거를 먹고 용혈성 요독 증후군에 걸렸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해당 사건은 검찰로부터 무혐의가 내려졌지만, 맥도날드는 신뢰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햄버거병 논란 이후 또다시 품질 문제가 불거지자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집단불매운동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설상가상 맥도날드는 매년 국내에서 수 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음에도, 사회환원 등에 인색하다는 눈초리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지난해 동종업계 기부금 내역을 살펴보면 맘스터치가 23억원, 롯데리아를 전개하는 롯데GRS가 5억원인 것과 비교해 맥도날드는 4억6000만원이다. 각각 매출 대비 기부금 비율은 0.82%, 0.072%, 0.058% 수준으로 맥도날드가 가장 적다. 직전연도 2019년 한국맥도날드의 기부금은 3억7000억원으로 매출 대비 기부금 비율이 0.05%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맘스터치와 롯데GRS는 0.12%, 0.1%로 집계됐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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