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사채 성공' 컴투스, 현금부자가 자금조달한 속내는
보유 현금·현금창출력 우수한데도 1500억원 회사채
발행 배경두고 대형 M&A 준비? or 수익성 악화 대비?
컴투스 측 “저금리 상황 활용한 선제적 자금조달”
공개 2021-07-21 09:10:00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0일 18:1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풍부한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운영자금 조달을 이유로 회사채를 발행, 1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컴투스(078340)의 행보를 두고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수·합병(M&A) 부서를 신설하며 적극적인 투자행보를 보였던 만큼 이번 자금조달로 대규모 M&A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반면 일각에서는 지난 4월 출시한 신작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수익성이 나빠질 것에 대비해 미리 회사채를 발행해 유동성을 확보한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컴투스가 전날 진행한 3년물 회사채 1000억원, 5년물 회사채 5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에서 각각 1720억원, 1860억원의 수요를 확보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총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에 3580억원의 수요가 몰리며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 발행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될 결과였다. 앞서 비슷한 신용등급을 가진 펄어비스(263750)가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진행했는데 수요예측에서 3170억원이 몰리며 470억원을 증액한 1470억원을 발행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은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 등 기존 게임의 개발·마케팅 비용과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워킹데드’, ‘제노니아’ 등 새로 선보일 예정인 게임들의 개발과 마케팅 비용으로 전액 사용될 예정이다.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의 2배 이상 수요를 확보한 만큼 증액 발행에 대한 전망이 우세한 상황인데 컴투스는 증액분 역시 런칭 예정인 게임들의 개발·마케팅 비용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회사채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 모두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고 못 박았지만 시장에서는 지속적으로 대규모 M&A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컴투스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을 고려할 때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컴투스는 지난 2014년 선보인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의 글로벌 흥행을 바탕으로 우수한 영업수익성을 유지해왔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평균 영업이익률(연결기준)은 31.2%에 달했으며 이 영향으로 같은 기간 평균 1269억원의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했다. 이는 자본축적으로 이어졌고 올 3월 말 현금성자산은 6197억원, 부채비율 13.1%, 차입금의존도 1%로 매우 우수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주력인 서머너즈 워가 출시 7년이 된 장수게임으로 전반적인 가입자 수와 모바일 게임시장 내 매출 순위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가 플랫폼 수수료와 로열티 수수료, 마케팅 비용 등과 함께 고정비인 인건비(개발비 포함)가 증가하면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3% 감소한 177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장기간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업데이트 등으로 매출규모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해 올 1분기 매출은 11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 성장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9%p 하락한 15.1%를 기록했음에도 여전히 우수한 편이다.
 
운영자금을 위해 외부에서 자금을 빌리지 않아도 될 정도의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는 평가다. 이영규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경쟁력 유지와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 부감이 존재하지만 우수한 현금창출력이 지속되고 있어 경상적인 자본적지출(CAPEX)이나 자회사 지분투자, 주주환원 정책 등 자금소요 등은 영업창출 현금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에 컴투스가 사업기반 확대와 경쟁력·콘텐츠 부문 역량 강화를 위해 꾸준하게 지분투자를 진행해왔던 만큼 이번 자금 조달이 대규모 M&A를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동안 컴투스는 적극적인 지분투자 행보를 보였다. 미래성장 M&A 부서를 신설, 게임에 국한된 IP를 다변화하려는 투자기조를 바탕으로 투자를 해왔다.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중소게임사를 인수하기 시작했으며 2020년 티키타카스튜디오 31억원, 컴투스타이젬 95억원, OoTP 205억원, 클레버이앤엠 6억원과 올해 올엠 215억원, 위지윅스튜디오(299900) 450억원, 엠스토리허브 47억원, 미디어캔 200억원, 정글스튜디오 140억원, 케이뱅크 500억원 등 2년 사이에 총 1889억원의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투자기조에 대한 변동 없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을 통해 M&A를 지속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회사채 발행을 통한 운영자금 조달과 향후 발생할 M&A를 연결 짓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는 논리다.
 
일부에서는 수익성 악화에 대비한 선제적 자금조달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최근 신용등급 A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풍부해 시장 대비(민평금리)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컴투스의 경우 지난 4월29일 선보인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이 초반 대비 매출액이 빠르게 감소하며 예상보다 부진한데다가 또 다른 신작인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의 글로벌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 시점이 7월에서 9월로 연기되며 게임 출시일이 내년 1분기로 지연된 점도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메리츠증권(008560), 키움증권(039490), NH투자증권(005940),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등은 2분기 실적이 추정치에 밑돌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번 수요예측은 흥행했으며 컴투스는 2%대의 금리로 최소 1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컴투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게임 개발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러한 성장을 위해 저금리 시장 상황을 활용한 재원 확보 등을 고려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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