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완전 민영화 청신호…하반기 '쩐주 찾기' 속도 내나
보호예수 10일 해제…잔여지분 15% 매각 속도
우리금융, 중간배당 실시…내년까지 민영화 목표
공개 2021-07-15 09:40:00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2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백아란 기자] 우리금융지주(316140)가 완전 민영화에 다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데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던 잔여지분에 대한 보호예수 기간도 해제되며 신규 과점주주를 물색할 여건이 마련된 까닭이다. 금융당국 또한 내년까지 완전 매각을 목표로 한 로드맵을 제시한 만큼, 민영화 작업은 하반기에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백아란기자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내달부터 우리금융 잔여지분(15.25%) 추가 매각을 위한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월 우리금융 지분 2%(약 1444만5000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세일) 방식으로 매각한데 따른 보호예수가 10일부터 해제됐고, 중간 배당 등으로 자금회수도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태핑(수요조사)이라는 게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고, 최근 주가도 하락하고 있어 상황을 조금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락업해제와 로드맵 등 고려시) 8월 말이나 9월 중에는 새로운 과점주주나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가지 않겠냐”라고 평가했다.
 
지난 2019년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이하 공자위)가 발표한 ‘우리금융 잔여지분 매각’ 로드맵에 따르면 민영화까지 남은 기간은 1년 6개월 정도다. 외환위기 당시 우리금융에 12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한 예보는 그동안 공모·블록세일, 과점주주 매각, 배당금 수령 등을 통해 11조2000억원을 회수했다.
 
잔여지분 17.25%에 대해서는 2020년부터 내년까지 3년간 2~3차례에 걸쳐 최대 10%씩 분산 매각을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매각을 추진하지 않았고, 올해 4월에서야 지분 2%(약 1444만5000주)를 블록세일 방식으로 매각해 공적자금 1493억원을 회수했다. 현재 예보는 우리금융에 투입했던 자금 총 12조8000억원 가운데 89.1%를 회수한 상태다.
 
 
 
남은 물량은 15.25%로, 정부는 IMM 프라이빗에쿼티 등 기존 과점주주나 신규 투자자를 대상으로 매회 10% 범위 내에서 희망수량 경쟁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매각주관사가 투자수요 점검 결과,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유찰·잔여물량에 대해서는 블록세일로 진행하기로 했다.
 
단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등 매각 여건이 여의치 않을 경우 올해 4월과 마찬가지로 블록딜 방식으로 처리될 수도 있다. 
 
결국 관건은 주가다.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서는 주가가 높아져야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의 주가는 지난달 28일 1만21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갱신한 이후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우리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2.62% 하락한 1만11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업계에서 예상한 매각 BEP(손익분기점) 단가 수준이 약 1만22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보다 10%는 더 올라야 하는 셈이다.
 
 
 
우리금융 또한 주가부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3월 우리금융은 4조원 규모의 이익잉여금을 이입했으며, 지난 2일 우리금융은 이사회를 열고 중간배당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를 결정했다. 주주명부 폐쇄 공시는 통상적으로 배당으로 위한 사전조치로, 주주명부폐쇄 기준일은 오는 30일이다.
 
우리금융이 중간 배당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주가 부양을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예보를 통해 보유 중인 우리금융 지분을 원활히 처분하기 위해서는 배당 확대 등 주가 부양책이 필요해서다.
 
예보 역시 지난해 우리금융으로부터 배당금 872억원을 수령하기도 했다. 당시 배당성향은 27%로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 등의 평균 배당성향(25.9%)을 웃돌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예보의 매각 등을 의식하기보다) 실적이 좋았던 데 따른 주주가치 제고의 일환”이라며 “배당금액은 그룹 자본적정성 등을 고려해 이사회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에서는 잔여지분 매각 로드맵이 유효하다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예보 한 관계자는 “아직 블록딜 또는 입찰 진행은 결정된 바 없다”면서 “우리금융 잔여지분에 대한 구체적인 매각 방안은 향후 공자위에서 결정될 사항”이라고 언급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블록세일 등 세부적인 일정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공자위에서 우리금융 실적이나 주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잔여지분 매각 로드맵’에 맞춰 작업도 이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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