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리드, 최대주주 지분율 희석 우려…경영권 리스크 부를까
유증 후 특수관계인 포함해도 10.6% 불과
전환권·담보권 설정 등 추가 희석 우려도
최대주주 청약률 30%…흥행 악영향 줄 수도
공개 2021-04-15 10:00:00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9일 15:2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통신장비를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사 쏠리드(050890)가 채무상환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하자 최대주주 지분율 희석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10.6%로 하락이 예상되는데다가 유상증자 이후에도 전환사채(CB) 전환권 행사, 최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 담보권 실행 가능성 등 추가로 최대주주 지분율이 희석될 가능성이 남아있어 지배력 약화와 경영권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운다. 더구나 회사가 이익을 못 내며 자금 조달의 부담이 주주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셈으로 최대주주의 참여율이 유상증자 흥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존재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쏠리드는 781만4825주의 기명식 보통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예상모집가액은 주당 6910원으로 예상 총액은 540억원 규모다. DB금융투자(016610)가 실권주 인수인으로 나선다.
 
 
 
이번 유상증자의 목적은 임차보증금 일부 상환과 5회차 전환사채 중 발행회사의 매도청구권(Call option) 행사를 위해서다. 또한 5G 사업 관련 원자재 매입 대금으로도 활용한다.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은 2019년부터 악화된 수익성 탓으로 해석된다. 2018년 매출 2226억원, 영업이익 11억원을 기록했던 쏠리드는 2019년 매출은 2293억원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했으나 5G 국내외 상용화 장비 개발에 따른 인력비용과 개발비의 증가로 영업이익은 -3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 부진에도 투자부동산 재평가이익과 대손충당금 환입, 외환차익과 외화환산이익이 반영되며 당기순이익은 64억원으로 흑자를 지속했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국내외 통신사업자 투자 지연과 감소로 매출은 전년보다 24.6% 줄어든 1728억원에 그쳤고 매출감소로 인한 단위당 고정비가 늘면서 영업이익은 -169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졌으며 당기순이익 역시 -119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결국 지난해 잉여현금흐름은 -86억원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외부에서의 자금조달 필요성을 키우게 된 것이다.
 
문제는 유상증자로 인한 최대주주의 지분희석이다. 쏠리드의 최대주주는 정준 대표이사로 현재 지분 9.32%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하더라도 지분율은 11.66%에 불과해 경영권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정준 대표이사는 배정된 주식의 30%에 대해 청약을 참여한다. 이 기준으로 계산할 때 유상증자 후 최대 주주 지분율은 8.36%로 0.96%p 하락하며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은 10.6%로 추정, 전보다 1.06%p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쏠리드 측은 당장의 경영권 변동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이지만 지분율 변동에 대한 적극적인 모니터링은 필요해 보인다.
 
 
 
현시점에서는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없지만 다음달 20일부터 전환권 행사가 가능해지는 전환사채와 다음달 6일 담보제공기간이 종료되는 최대주주의 15억원 주식담보대출이 남아있어 경우에 따라 추가적인 지분희석 가능성도 존재한다.
 
전환사채의 경우 유상증자 후 매도청구권 행사를 통해 30억원을 상환한다고 해도 남은 70억원에 대한 전환권이 청구되면 정준 대표이사의 지분율은 8.31%(유상증자 후)까지 하락할 수 있으며 주식담보대출의 경우 담보 주식 28만3447주가 전량 처분된다면 7.84%까지 떨어지게 된다.
 
쏠리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유상증자 이후 최대주주 지분의 희석이 발생하지만 지분 하락 폭이 그리 크지 않다는 판단”이라며 “최대주주 지분율 이슈는 예전부터 항상 고려하고 체크해온 부분이라 이 정도 지분 희석은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시행사에서는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일부에선 최대주주 참여율이 그리 높지 않아 유상증자 흥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쏠리드의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최대주주인 정준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지분 11.66%)을 제외하고는 모두 소액 일반투자자로 구성돼 있다. 5% 이상 지분을 가진 주주가 정준 대표이사 외에는 없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 결정은 지난해 실적 부진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는데 구주주 청약 100%로 진행되는 만큼 회사 자금 조달을 일반 주주에게 전가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유상증자 후 주가희석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가장 많이 신주 배정을 받은 최대주주의 청약률은 책임경영 측면에서 일반투자자의 유상증자 참여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쏠리드는 최대주주가 개인주주인 만큼 유상증자 30% 청약이 낮은 수치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부진했던 실적이 올해 반등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다른 기대감이 일반투자자의 유상증자 참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이다.
 
실제 하나금융투자는 쏠리드가 올해 국내와 미국, 영국에서 의미 있는 수주성과가 예상되기에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고 SK증권(001510)은 국내에서는 5G 고도화와 특화망의 키워드가 되며 중계기를 핵심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쏠리드에게 고무적인 시장이 열리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5G 상용화를 위한 투자 증가와 오픈랜(O-RAN) 등장으로 거래처가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전 사례 등을 통해 최대주주의 유상증자 30% 참여로 충분히 흥행이 가능한 걸로 보고 있으며 주주배정 청약률이 낮아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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