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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 EMC 인수로 재무부담 확대 불가피
TSK코퍼레이션과 SK TNS 매각했으나 차입 규모 커져
순차입금 1조원 넘을 듯…2014년 이후 6년만
공개 2021-02-16 17: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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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박기범 기자] SK건설이 국내 1위 환경 폐기물 처리 업체인 EMC홀딩스를 인수하며 재무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포트폴리오에 다양성을 더했지만, 늘어난 차입 부담을 줄이는 데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16일 한국기업평가는 SK건설의 기업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평가하며 "단기적으로 재무부담은 다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SK건설의 차입금은 크게 불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SK건설의 조정순차입금은 약 1조원 수준으로 전년 3852억원과 비교해 약 2.6배 늘어났다. 근래 SK건설의 조정순차입금이 1조원을 상회했을 때는 2014년이다. 
 
SK건설이 상환우선주를 발행하다 보니, 다른 기업과 비교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차입금 지표의 조정이 필요하다. 조정순차입금이란 회사채, 차입금 등 이자가 발생하는 금융부채와 상환우선주를 더한 금액에서 보유 현금을 차감한 값을 의미한다. 상환우선주는 이자 지급 의무는 없지만 상환의무가 있는 주식으로서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에서는 자본계정으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서는 부채계정으로 분류한다. 
 
차입금 증가의 원인은 EMC홀딩스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SK건설은 디에코플랫폼을 통해 EMC홀딩스, 와이에스텍 등을 인수했다. EMC홀딩스 인수가액은 1조원 규모다. 이 중 디에코플랫폼에 출자한 4454억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인수금융을 활용했다. 
 
재무부담 완화를 위해 SK건설은 TSK코퍼레이션과 SK TNS 지분을 각각 1969억원과 2900억원에 매각했다. 하지만 한기평에 따르면 SK건설은 환경 부문에 추가적인 사업 확대를 계획하고 있어 향후 재무 부담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재무부담 확대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사업적 관점에서 볼 때 EMC홀딩스 인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SK건설은 토목·건축·플랜트 이외 사업을 추가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했고, 종합환경플랫폼에 뛰어들며 친환경 기조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SK그룹은 ESG를 기업 경영의 축으로 삼으며 그룹 차원에서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SK건설의 공종별 매출과 발주처별 매출액. 출처/한국기업평가
 
한편 지난해 SK건설의 매출 구성은 큰 변화가 있었다. 해외 매출 비중은 줄고, 그룹 계열사 간 매출 비중은 늘었다. 해외 플랜트 시장이 위축되면서 2016년 50%(4.0 조원)를 웃돌던 해외 매출 비중은 2020년 14%(1.1 조원)로 하락한 반면, 반도체 투자 확대에 힘입어 SK그룹 계열사 간 매출 비중은 같은 기간 19%에서 44%(3.3 조원)로 상승했다. 반도체 부문 다음으로 계열사 매출이 많이 발생한 곳은 석유화학 부문이었다. 
 
성태경 한기평 연구원은 "채산성이 양호한 계열 공사가 안정적으로 확보되는 점은 SK건설 사업 안정성에 긍정적인 요인"이라면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향 등으로 해외공사 진행이 더뎌질 경우 플랜트와 토목 부문의 원가율 상승으로 영업수익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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