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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전지사업이 매출 견인…재무안정성은 저하
전지사업 전체 매출 비중 41% 차지…성장세 ‘눈길’
대규모 투자로 차입금 부담 높아
신평사 “재무구조 개선 여부 모니터링할 것”
공개 2021-02-04 16: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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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나수완 기자] LG화학(051910)이 견고한 실적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신용등급을 받았지만 대규모 투자 부담으로 재무안정성은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지사업이 빠른 외형성장을 이뤄 수익성 개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지부문 이익창출력 확대 여부와 자산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여부 등이 주요 모니터링 요인으로 지적됐다.
 
LG트윈타워. 출처/뉴시스
 
1947년 1월 설립된 종합석유화학기업 LG화학은 석유화학과 전지사업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LG(003550)계열사다. 2016년 팜한농 지분 100%를 인수, 2017년 LG생명과학(의약품·정밀화학)을 흡수합병했다. 이어 지난해 물적분할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으로 분사한 전지부문은 전기차, ESS(에너지 저장장치), 모바일기기 등에 탑재되는 전지를 생산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3일 LG화학에 대한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석유화학·전지·첨단소재 등으로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와 우수한 경쟁지위 등으로 향후 수익성 개선이 전망됐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 역시 해당 기업에 대해 동일한 등급을 부여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화학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21조1716억원으로 전년 동기(21조1638억원)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영업이익은 1조6796억원으로 82% 늘어났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37%나 증가한 1조258억원 영업이익률은 8%를 나타냈다.
 
전지사업이 견조한 실적을 견인했다. 전지부문은 우수한 생산능력(자동차전지 2020년 기준 120GWh)을 확보한 가운데 GM·폭스바겐·르노·테슬라 등 완성차 업체에 자동차전지를 공급하고 있다. 수주확대와 생산능력 확충을 통해 전지부문의 매출 비중이 2019년 29.2%에서 2020년 41.1%로 높아지고 있으며, 2020년 기준 30조원 수준의 매출액을 기록하는 등 매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반면 석유화학 사업은 석유화학 호황기(2016년~2018년) 이후 미중무역분쟁에 따른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감소, 미국ECC 관련 에틸렌계열 석유화학제품의 역내 공급증가 등 불리한 산업환경으로 인해 수익성이 줄곧 하락했다.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률은 2017년 16.3%에서 2018년 12.0%로 6.4%포인트 하락했고 2019년에는 9.4%까지 떨어졌다. 2020년 들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하락이 나타남에 따라 6.6%을 기록했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석유화학 매출이 글로벌 수급 환경에 따라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전지부문의 매출확대가 전체 매출규모 확대를 견인할 전망이다”라고 전망했다. 
 
 
한편 설비투자 등 자금소요 확대로 인해 재무안정성이 악화된 점은 LG화학의 개선 과제로 남아있다.
 
LG화학은 석유화학과 2차 전지 생산설비 신증설 관련 대규모 자금소요가 지속되면서 2018년을 기점으로 차입금 규모가 급증했다. 2017년까지 3조원 내외를 유지하던 총차입금 규모는 2018년 5조3211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2019년 8조4143억원 2020년 3분기 11조3653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이에 따른 차입금의존도는 28.4%로 나타났다. 2017년(12.2%) 대비 16.2%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다.
 
자본적 지출(CAPEX)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 2조3506억원, 2018년 4조3296억원, 2019년 6조4904억원, 2020년 3분기 4조3239억원으로 나타났다. 4년간 17조5000억원 수준의 자본적 지출이 발생한 것이다.
 
부채비율 역시 112.6%로 나타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7년 53.3%에서 3년 새 60%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부채를 자본으로 나눈 비율로 대표적인 기업의 재무건전성 지표로 활용된다. 통상적으로 100% 미만이면 안정적이라고 평가한다.
 
잉여현금흐름(FCF)을 살펴보면 악화된 재무상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차입금을 제외하고 갖고 있는 현금이라 할 수 있다.
  
LG화학은 설비투자가 대폭 확대된 반면 석유화학 등 주력 사업의 영업현금창출은 감소됨에 따라 잉여현금이 창출되지 못했다. 잉여현금흐름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 1조2408억원에서 2018년 -1조7600억원으로 적자전환 된 이후 △2019년 -3조2697억원 △2020년 3분기 -7116억원으로 마이너스(-)를 이어오고 있다.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로 전환하면 창출한 현금만으로 고정자산투자 금액을 감당하기 어려워 외부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커진다.
 
현재 LG화학은 석유화학부문에 약 1조8000억원, 자동차전지 설비 확대 등 전지부문에 3조원을 포함, 총 6조원을 상회하는 설비투자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2020~2023년까지 General Motors와의 합작법인 설립(약 1조원 분할 납입) 등 지분투자까지 앞두고 있어 재무위험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신용평가사에서는 전지사업을 중심으로 한 수익성 개선과 자산매각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여부를 모니터링 한다는 방침이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전지 부문의 이익창출력 확대 여부가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 될 전망이다”라며 “회사의 현금창출능력의 변동여부, 총차입금/EBITDA 변화 등을 고려해 등급 결정에 반영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유준위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LG화학은 편광판 사업부, 부동산 등 자산 매각을 통해 투자에 소요되는 자금을 대응함으로써 재무위험을 제어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라며 “매각 성사 여부에 따라 재무안정성 회복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자산 매각 진행 경과에 대해 모니터링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나수완 기자 ns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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