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수혈받은 전진바이오팜, 경영권 분쟁 '일촉즉발'
낮은 최대주주 지분율 경영권 우려 현실화
적자 유지되면 추가 지분율 약화 가능성도
공개 2021-01-28 10:00:00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6일 17:1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10% 지분율로 전진바이오팜(110020)을 지배하고 있던 이태훈 대표의 경영권 리스크가 대두되고 있다. 외부 자금조달로 급한 불은 껐지만 지분율이 희석되며 지배력이 약화된 탓이다. 이후에도 현금창출력 부진으로 유상증자와 사채발행 등 추가로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희석될 가능성이 남아있어 경영권 분쟁위험은 더욱 심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성우 외 2인은 전진바이오팜을 대상으로 ‘주주명부 열람과 등사’ 가처분 신청을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에 제기했다.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낸 이성우씨는 기존 전진바이오팜의 주주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 12월 장내매수와 신주인수권 매수를 통해 지분 3.74%를 확보했으며 특수관계인인 이연화씨와 이미정씨가 장내매수로 사들인 지분 0.61%와 0.72%를 더해 총 5.07%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이와 관련 전진바이오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성우 씨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우리도 알지 못한다”라며 “기존 주주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법적인 절차에 따라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번 소송이 경영권 분쟁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시선이다.
 
현재 전진바이오팜의 최대주주는 이태훈 대표이사로 10.1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따른 영향으로 12.69%의 지분율이 10.18%까지 떨어졌다. 특수관계인인 우상현 전진바이오팜 부사장의 지분 0.71%를 더해도 10.89%다.
 
회사도 최대주주의 낮은 지분율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앞서 유상증자를 진행할 당시 증권신고서를 통해 “최대주주는 경영권 매각과 관련한 인수·합병(M&A)을 고려하고 있지 않으나 적대적 M&A 등을 통해 경영권이 변경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며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적자지속에 따른 현금창출력 악화로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영향을 받는 자금조달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전진바이오팜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017년 -28억원, -30억원, 2018년 -30억원, -34억원, 2019년 -20억원, -15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13억원, -19억원으로 마이너스다.
 
이는 매출의 70%가량을 담당하는 주력 제품인 ‘포유류피해감소제’의 유통구조 상 발생하는 판매수수료로 인해 판매관리비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 2019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며 포유류피해감소제 매출이 33억원으로 2018년 3억원 대비 861.2% 성장했으나 같은 기간 판매수수료는 12억원으로 1806.9% 증가해 판매관리비를 늘리면서 영업적자는 지속됐다.
 
지난해도 상황은 비슷했다. 3분기 누적 포유류피해감소제 매출은 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9% 늘어났고 이에 판매수수료는 8억원으로 58% 증가했다.
 
더구나 포유류피해감소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잠잠해지게 되면 당장 큰 폭으로 판매가 줄 수밖에는 실적 변동성도 갖고 있다.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위한 체질개선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수익성 개선 전망도 밝지 않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로 인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17년 -4억원, 2018년 -22억원, 2019년 -13억원, 2020년 9월 말 -16억원으로 유출되고 있으며 잉여현금흐름(FCF) 역시 2017년 -6억원, 2018년 -25억원, 2019년 -20억원, 2020년 9월말 -61억원으로 적자다.
 
물론 12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하며 자본을 확충했지만 흑자전환을 통한 현금창출력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유상증자나 CB, BW 등의 추가 자금 조달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결국 경영권 관련 위험을 제거하는데 최대주주 이태훈 대표이사의 지분율을 높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투자목적이긴 하지만 8.81%의 지분으로 2대 주주인 ‘파인밸류자산운용’과 현재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이들 지분을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전진바이오팜 관계자는 “법적 대응을 비롯해 단계적인 방안을 내부적으로 확정한 상태”라면서도 “구체적인 방법은 밝힐 수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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