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부진에 떼고 붙이고…캠시스, 승부수 통할까
CM사업부 성장에도 아쉬운 현금창출력
적자 생체인식·전기차…반등 필요성 커져
공개 2020-12-30 09:30:00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3일 17:4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캠시스(050110)가 신사업인 생체인식 보안과 전기차의 성과가 미미한 상황에서 흡수합병과 물적분할을 통해 역량 강화에 나섰다. 사업구조 개편과 시설투자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시점에서 그동안 적자로 회사 전체 수익성의 발목을 잡았던 신사업의 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캠시스는 생체정보인식·정보보안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자회사 ‘베프스’와의 흡수합병과 전기차 사업부를 분할해 신설법인 ‘쎄보모빌리티’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흡수합병과 분할은 최대주주 지분 변동을 비롯한 연결 기준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 이미 베프스의 지분 100%를 갖고 있으며 합병에 따른 신주발행이 없고 쎄보모빌리티의 주식 100%를 배정받는 단순·물적분할 방식이기 때문이다.
 
 
 
캠시스는 지난해까지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해왔다. 과거 진출했던 무인항공(드론), 전자응용기계기구 관련 소프트웨어, 스크린골프, 블랙박스 및 차량용 카메라 등 전장사업을 정리하고 ▲카메라모듈 ▲생체인식 보안 ▲전기차로 사업구조를 확립했다.
 
주력으로 자리 잡은 카메라모듈(CM사업)은 삼성전자(005930)의 휴대폰용 카메라를 공급하면서 안정적으로 성장, 전체 실적을 책임지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휴대전화 구매 수요가 줄었음에도 삼성전자 플래그쉽 전면 카메라모듈과 A시리즈 쿼드 카메라모듈 신규 공급 등에 힘입어 매출이 증가했다.
 
반면 신사업으로 살아남은 생체인식 보안과 전기차는 아직까지 매출이 본격화되지 못하면서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CM사업은 매출 6827억원과 영업이익 213억원을 거뒀지만 같은 기간 신사업(생체보안·전기차)의 매출은 52억원에 불과했으며 11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신사업의 경우 2018년 매출 50억원, 영업손실 90억원, 2019년 매출 20억원, 영업손실 150억원으로 전체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
 
신사업 적자는 향후 현금흐름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캠시스는 카메라모듈의 안정적인 성장에도 증설·자동화설비 도입,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발생한 투자 등의 영향으로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하지 못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캠시스의 최근 5년(2015~2029년) 평균 자본적 지출(CAPEX)은 306억원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잉여현금흐름은 2015년 -194억원, 2016년 -8억원, 2017년 -310억원, 2018년 186억원, 2019년 -236억원으로 2018년을 제외하고는 마이너스였다.
 
 
 
올해 들어 사업구조 개편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설비투자 역시 일단락되면서 당분간 투자 부담은 사라졌다. 실제 올 9월 말 기준 자본적 지출은 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8% 감소했다.
 
그럼에도 올해 9월 말 잉여현금흐름은 -188억원으로 1년 전 -13억원보다 유출 폭이 커졌다. 이는 신사업이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영향으로 2분기 주력인 카메라모듈 사업부의 실적이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 캠시스는 올해 2분기(4~5월) 매출은 12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9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07억원으로 적자전환했지만 3분기(7~9월) 카메라모듈 매출이 회복되면서 매출 2607억원, 영업이익 124억원을 기록, 반등에 성공했다.
 
카메라모듈의 수익성이 어느 정도 회복됐기 때문에 이제 남은 건 신사업이다. 그동안 적자를 내던 신사업들이 반등할 경우 유의미한 잉여현금흐름 창출은 보다 쉽게 가능해진다.
 
또한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카메라모듈 사업의 실적변동성이 다시 확대되고 있는 점은 특정 사업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사업다각화 측면에서도 성과를 내는 신사업의 필요성을 키운다.
 
이에 캠시스는 신사업 중 올해 아무런 매출을 내지 못하며 3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베프스는 흡수합병해 비용절감 등의 경영효율화와 시너지를 노리고 지난해 10월 상용화에 성공한 ‘쎄보(CEVO)-C’ 바탕으로 올 3분기까지 52억원 매출을 거둔 전기차 사업부는 분할을 통한 신규법인 설립으로 추후 재무적투자자(FI) 유치나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캠시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예정된 합병과 분할기일은 내년 4월로 공시시점으로부터 많은 시간이 남아있는 상황이라 공시된 사항 외의 자세한 계획을 확정적으로 언급하기 힘들다”면서도 “신사업의 실적 개선을 위한 공격적인 행보로 이해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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