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수혜 아닌 피해…예스24, 수익 악화에 높아진 재무부담
도서 판매 수혜에도 영화·공연 부진 타격
투자 맞물리며 외부자금 조달 필요성 증가
공개 2020-12-21 09:30:00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6일 18:1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지난해 3년 만에 턴어라운드로 기대감을 높였던 예스24(053280)가 다시금 수익성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서점인 예스24는 코로나19로 가속화된 언택트(Untact) 시대에 수혜업체로 거론됐지만 영화·공연 티켓예매 사업의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가시권에 접어들면서 연말 특수를 기다리던 티켓예매사업은 사실상 전멸 상황이다. 문제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블록체인 기술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 악화가 재무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예스24의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4612억원, 영업이익은 37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8%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0.2% 줄었다. 특히 3분기만 보면 1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점유율 기준 온라인 도서 판매 1위 사업자인 만큼 코로나19 장기화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3분기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된 상황이다. 지난 10월 공시를 통해 올해 영업이익을 75억원으로 추정했지만 3분기 적자로 인해 목표 달성은 사실상 힘들어졌다.
 
이는 영화·공연사업이 타격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도서의 경우 온라인 판매가 늘어나며 매출 증가 등의 성과가 났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프라인 공연 자체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악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실제 올 3분기 누적 영화·공연 관련 매출은 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1% 감소했다.
 
예스24는 지난 2004년 영화 예매서비스를 시작으로 2007년부터 공연예매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 악스코리아를 사들여 ‘예스이십사 라이브홀’로 사명을 변경해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연극·뮤지컬 전문 공연장 DCF대명문화공장과 수현재씨어터의 공연장 사업을 인수, ‘예스24 스테이지’ 개관하는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랭키닷컴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영화·공연 티켓예매분야 시장 점유율은 32.85%로 인터파크 티켓(44.05%)에 이은 2위다.
 
예스24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회계 상으로 보면 영화·공연사업의 매출 비중이 높지 않지만 이건 수수료 수익만이 매출로 잡히기 때문”이라며 “공연 티켓예매 시장이 3000억원 규모인데다가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고 있는 만큼 영화·공연의 코로나19 타격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영향이 적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수익성 악화는 새로운 먹거리를 위해 투자가 늘어난 상황에서 재무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예스24의 올 9월 말 부채비율은 286.2%, 입금의존도는 20.3%로 지난해 말보다 각각 13.8%p, 7.2%p 상승했다.
 
 
 
예스24는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사업강화 전략에 따라 AI·빅데이터 기술을 통한 개인화 추천 서비스, 물류자동 발주, 음성인식·자연어 처리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고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서비스 지향을 목표로 블록체인 기술 기반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영향으로 자본적지출(CAPEX)은 2015년 32억원, 2016년 64억원, 2017년 58억원, 2018년 37억원이었지만 2019년 170억원을 기록한 후 2020년 9월 말 127억원으로 2년 연속 100억원을 넘어섰다.
 
문제는 올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부진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를 기록, 외부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데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예스24의 최근 5년 평균 잉여현금흐름은 93억원이었으나 올해 9월 말 잉여현금흐름은 -174억원이었다. 실제 이달 초 운영자금 유동성 확보를 이유로 110억원의 단기차입금 증가를 결정하기도 했다.
 
예스24는 학교·서점 등 유통 네트워크 확대와 기업 대상 B2B 서비스 등으로 수익성 강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지만 코로나19가 잠잠해지지 않는 한 영화·공연사업의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없기에 당분간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8월까지만 해도 공연장의 일부가 운영되는 등 살아나는 조짐을 보였으나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잠정 폐쇄되는 등 상황이 악화됐다”며 “공연이 다시 개시된다면 최소한 2019년의 수익성 정도로는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