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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기전, 딜 두번에 두배 뻥튀기…'PEF 난민'된 김광재 전 회장
'스카이레이크→에이스에쿼티→스프링힐' 거치며 상상 속 우진기전 기업가치 급등
회사채 되돌리기, CB 재매각 실패…에이스에쿼티 가치평가 감당 못해
CB 자금모집 입박…'자본 재조정은 언제나 찾아와'
공개 2020-11-23 14:40:00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0일 18:0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우진기전을 인수하기 위한 에이루트의 노력이 1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 모든 끝은 우진기전으로, 자금 유치는 외부로 향하고 있다. 에이스에쿼티가 평가한 우진기전 기업가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이 같은 무리수는 두지 않아도 됐다. 세컨더리 딜을 거치며 우진기업의 기업가치는 급등한다. 우진기전의 가치를 감당하기 위해 에이루트는 회사채를 발행 '에이루트(096690)-김광재 전 회장-우진SI·FI'사이에서 3각 돌리기를 한다. 하지만 감당하지 못하고 6개월 만에 되돌린다. 
 
지난 9일 에이루트는 큐리어스솔루션제이차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합자회사(이하 큐리어스)에 160억원을 투자하기로 공시했다. 지난달 16일과 23일에는 전환사채(CB) 7·11·12·13회(이하 2그룹 CB)와 14·15·16회(이하 3그룹 CB)의 재매각을 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회사채 '3각 돌리기'를 '되돌리기'하면서도 자금 모집(Sell-Down)을 이어간 결과다.  
 
우진기전 M&A요약. 제작/IB토마토
 
우진기전 비극의 시작…소용돌이에서 태풍만큼 커진 기업가치
 
김광재 우진기전 전 회장은 2015년 말 스카이레이크와 만나 우진기전 지분 70%를 1170억원(기업가치 1700억원)에 판다. 2년 뒤인 2018년 초 스카이레이크는 에이스에쿼티에 우진기전 지분(기업가치 2400억원)을 매각하며 투자금 회수(Exit)에 성공한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우진기전을 포기하지 않았다. 남은 30%의 지분을 팔며 에이스에쿼티가 세운 에이스우진 사모펀드(PEF)에 후순위 출자자가 된다. 김 전 회장과 에이스에쿼티와의 인연도 오래가지 않았다. 이듬해 김 전 회장은 에이스우진을 직접 인수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런데 문제점이 생겼다. 우진기전의 기업가치가 소용돌이에서 태풍만큼 커져버렸기 때문이다. 세컨더리 딜 과정에서 사모펀드는 미래현금(향후 우진기전의 성장)을 고려해 기업가치를 평가, 투자금을 회수(Exit)한다. 우진기전의 기업가치는 2400억원에서 3150억원으로 커졌다. 우진기전은 2018년 반도체업의 호황으로 전년 대비 약 200억원 증가한 48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매출액은 2015년 이후 매년 25%씩 증가하며 고도의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 반영됐다. 
 
315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그는 스프링힐파트너스와 손을 잡았다. 개인이 3150억원을 직접 마련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우리나라에서 합법적으로 3150억원을 모으려면 약 6000억원(비과세 소득 없다는 전제)을 벌어야 한다. 국내 유수한 재벌들도 개인이 6000억원을 모으기는 쉽지 않다. 국내 1위 근로소득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 지난해 181억 7800만원을 벌었다. 신 회장이 근로소득으로만 60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33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김 전 회장이 그룹 오너로서 배당소득을 얻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결국, 김 전 회장은 재원 모집 창구로 '자본시장'을 선택했다. 
 
그의 파트너 스프링힐파트너스(이하 스프링힐)는 자금 모집 과정에서 브릿지론으로 하나금융투자에 1800억원을 빌린다. 하지만 대주단과 투자자를 모집하는데 실패했다. 그 사이 브릿지론의 만기는 도래했다. 만기를 연장하며 이율은 높아졌고, 미상환에 따른 지체상금도 함께 발생했다. 
 
올 4월 회사채 '되돌리기', 감당하기 버거운 태풍 
 
3각 돌리기를 통해 지오닉스는 자기가 발행한 회사채를 다시 돌려받게 된다. 일련의 거래에서 오간 현금은 없다. 제작/IB토마토
 
김 전 회장은 에이스우진 인수 과정에서 에이루트와 비케이탑스(030790)와 함께한다. 2019년 4월 김 전 회장은 사내이사로 취임할 당시 비케이탑스는 에이스우진 지분을 매입한다. 
 
남은 지분은 에이루트가 인수했다. 에이루트는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우진기전의 계열사 지오닉스를 인수, 이후 53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회사채는 '에이루트, 김광재 전 우진기전 회장, 우진SI·FI'의 3각 거래에 활용된다. 동시에 2019년 10월 비케이탑스로부터 에이스우진 지분을 양수하기 위해 지분 양수도 계약을 맺는다. 
 
3각 거래의 목적은 CB의 셀다운을 통한 외부자금 유입이다. 10개의 CB로 자금을 모을 경우, 2019년 5월 이사회 의결 기준 예상 현금 유입액은 1190억원이다. 2그룹 CB 매각은 에이스우진2를 인수 자금으로, 3그룹 CB 매각으로 비케이탑스가 보유한 에이스우진 지분을 매수할 계획으로 추측된다. △지오닉스의 회사채가 원리금 일시 상환인 점 △비케이탑스와 지오닉스 간 '블록딜'계약의 약정이 해지된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제작/IB토마토
 
만약 시나라오대로 흘러갔다면 김 전 회장은 에이스우진에 쓴 자금을 모두 회수하게 된다. 그리고 에이루트는 우진기전의 최상위 지배기업이 된다. 하지만 CB투자자 모집은 쉽지 않았다.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고 에이루트는 6개월 후 회사채를 되돌렸다. 그리고 김광재 전 회장은 현금 대신 에이스우진2(지분율 38%)를 되돌려 받는다. 
 
에이루트는 포기하지 않는다. CB 재매각을 거듭 시도했다. 자금 모집은 성공에 임박했다. 지난 달 대거 2·3그룹 CB를 재매각하며 830억원의 자금이 유입될 예정이다. 하지만 남은 변수는 하나 있다. 830억원 중 575억원은 계약금만 치렀을 뿐 잔금은 이직 치르지 않았다. 게다가 언젠가 자본재조정(리캡)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여러 과정이 엮일 만큼 거래 구조가 복잡해진 근본적인 원인은 에이스에쿼티가 제시한 기업가치를 김광재 전 회장이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어떻게 보면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에이루트가 CB의, 발행결정일, 발행일, 발행방법, 재매각, 재매각 일정 등. 제작/IB토마토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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