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자본잠식' 롯데자산개발, 위기 탈출 가능할까
코로나19 여파에 임대 사업 '적신호'
롯데쇼핑 점포 구조조정 계획, 수익 개선 실마리 기대
공개 2020-08-07 09:30:00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5일 15:1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준영 기자]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롯데자산개발이 롯데쇼핑(023530)의 점포 구조조정을 계기로 위기 상황 극복에 팔을 걷어붙였다. 그동안 롯데자산개발은 롯데그룹 내 쇼핑몰을 관리하며 대부분의 매출을 올려왔는데 최근 부동산 분양사업으로 점차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수장 교체 역시 실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자산개발의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강희태 롯데자산개발 대표이사가 최근 롯데쇼핑, 롯데건설 등 계열사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롯데자산개발로서는 자본잠식 등 위기 상황을 헤쳐가기 위해 그룹 계열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자산개발은 현재 재무사정이 썩 좋지 않다. 2017년 12억원, 2018년 113억원, 지난해 151억원으로 영업적자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고 차입금 역시 지난해 말 1500억원으로 증가했다. 2016년 말 700억원에 그쳤던 차입금이 두 배 넘게 불어난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부터는 완전 자본잠식 상황에도 놓여있다. 롯데자산개발은 지난해 자본총계가 약 마이너스(-)103억원으로 내려앉았다. 당기순손실이 불어나 이익잉여금에 이어 자본금마저 잠식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유통업황이 악화된 데 따라 롯데몰 등 복합쇼핑몰 임대료가 감소한 탓으로 분석된다.
 
이 연구원은 “롯데자산개발은 롯데월드몰, 은평점, 수원역점 등을 전체 임차하고 개별 사업자에 임대하는 마스터리스 방식을 쓴다”라며 “(롯데자산개발이 지불하는) 임차료는 고정되어 있지만 (개별 사업자로부터 받는) 임대료는 공실 여부, 매출변동 등과 연동돼 수익 가변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롯데자산개발이 추가적으로 롯데쇼핑 자산을 활용한 부동산 분양사업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복합쇼핑몰의 임대 및 관리사업을 위주로 수익을 올려왔는데 분양사업 등으로 수익원을 다각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롯데자산개발은 임대 및 관리부문 매출이 전체의 80%를 웃돌았다. 올해 1분기 분양 수익이 소폭 발생했지만 여전히 임대 및 관리부문 매출비중은 62.9%에 이르렀다. 문제는 쇼핑몰의 임대 및 관리사업이 오프라인 유통업황 악화로 향후 수익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롯데자산개발은 그동안 롯데쇼핑 자산을 개발 및 운영하면서 트랙레코드를 쌓아온 만큼 롯데쇼핑의 점포정리 계획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롯데자산개발은 지난해 말 롯데마트 부산 화명점 부지를 매입해 수익형 부동산으로 개발하는 사업을 벌여 성과를 냈다. 지상 1~5층 연면적 7000여㎡(2100여평) 규모의 상업시설 및 주차장으로 구성된 복합건물로 탈바꿈시켰다. 해당 분양사업으로 올해 1분기 138억원의 수익을 내기도 했다. 
 
이승구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롯데자산개발이 그동안 개발사업 수행 시 프로젝트 매니징(PM) 역할에 집중했는데 향후 수익성 개선을 위해 직접 부동산 분양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라며 “다만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대규모 개발사업은 시행사(PFV)에 출자해 리스크를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마트를 비롯, 백화점과 슈퍼마켓, 롭스 등 점포 200여 곳의 문을 순차적으로 닫을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올해 안으로 점포 120곳을 폐점하기로 했다. 특히 롯데마트는 5월 양주점과 천안아산점, 6월 VIC신영통점(창고형 할인점), 7월 의정부점과 천안점, VIC킨텍스점 등의 영업을 종료했다. 
 
롯데쇼핑의 수장인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BU장 부회장이 롯데자산개발 대표를 겸직하게 된 점도 롯데자산개발과 롯데쇼핑의 협업을 점칠 수 있는 요인이다. 
 
롯데그룹은 6월 말 기존 이광영 롯데자산개발 대표를 롯데미래전략연구소로 발령 내고 강 부회장이 롯데자산개발 대표를 겸직하도록 했다. 그룹의 유통 계열사들이 롯데자산개발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도록 염두에 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편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롯데쇼핑의 자산을 놓고 롯데자산개발이 개발 여부를 정하기는 어렵다”라며 “아직까지 추가로 개발이 확정된 자산은 없다”라고 말했다. 
  
윤준영 기자 junyoung@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