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경영전략 컨퍼런스)기업 구조조정 불가피…살아남는 기업이 성장한다
한국경제, 저성장·저금리 기조 지속되며 자산 기대수익률 하락 전망
공개 2020-06-23 17:30:01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3일 16:2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가 23일 열린 2020 경영전략 컨퍼런스에서  '포스트-코로나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출처/IB토마토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정부 부채가 크게 증가하면서 추가적으로 재정 정책을 쓸 여지는 크지 않다. 결국 공급 측면에서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 과정에서 살아남는 기업은 더 성장할 전망이다”
 
23일 뉴스토마토가 주최하고 IB토마토가 주관한 <2020 경영전략 컨퍼런스-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 생존 전략> 첫 번째 섹션에서 ‘포스트-코로나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을 주제로 발표한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는 기업이 살아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익 교수는 우선 장기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세계 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가 소비주체로 떠오른 영향으로 세계 경제는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1987년 블랙먼데이, 1997년 일부 아시아 국가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경제위기 등 위기가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008년 수요측면의 위험 영향으로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은 재정 및 통화정책을 시행했고 지난해까지 어느 정도 경기회복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각 경제 주체의 부채가 크게 늘어났고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커졌다.
 
선진국의 경우 정부 부채가, 신흥국은 기업부채가, 우리나라와 호주 등은 가계부채가 증가했다. 실제 선진국의 정부 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73%에서 2019년 101%까지 증가했다. 신흥국인 중국의 기업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96%에서 146%로, 터키는 36%에서 66%로 확대됐다. 우리나라 GDP에서 가계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74%에서 2019년 98%로 급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발생한 코로나19는 수요와 공급에 동시 충격을 줬으며 다시 경기 위축이 심화됐다.
 
지난해까지 엄청난 성장을 기록한 미국 경제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경착륙이 예상된다. 올해 1분기 실제 GDP가 잠재 GDP보다 0.9% 낮아졌으며 지난 3~4월에는 비농업 부문 고용이 2137만개 감소해 실업률은 2월 3.5%에서 4월 14.7%로 급등했다.
 
이에 미국은 GDP에 10.4%, 올해 예산의 47.5%에 해당하는 2조343억 달러를 가계 및 기업 지원금으로 지출했고 지난 3월 긴급 FOMC를 2번 개최해 금리를 0.00~0.25%로 인하하며 4차 양적완화를 단행했다.
 
그동안 과잉 투자를 바탕으로 성장해온 중국경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구조조정이 촉진되며 투자에서 소비로,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구조가 변화하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제는 2008~2009년 글로벌 경제 위기에도 9.4%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이는 과감한 투자의 결과로 현재 공급 과잉 문제와 기업 및 은행의 부실화 과정을 겪고 있다.
 
중국의 부채를 살펴보면 GDP 대비 정부 부채는 2019년 기준 54.2%, 가계 부채는 55.2%이나 기업 부채는 149.3%에 달한다. 이는 우리나라 102.1%, 신흥국 98.8%, 선진국 91.7%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기업 투자 중심에서 소비 중심의 경제 성장을 유도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가 중국 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하면서 투자에서 소비로,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구조 변화가 예상된다.
 
김 교수는 “기업 및 은행의 부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금융위기를 겪고 난 후 4~5% 대의 안정적인 성장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라며 “중국 금융을 통해 국부를 늘려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저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한국 경제는 1997년 IMF 경제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이미 구조적으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며 금리의 하락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모든 자산의 기대수익률이 하락해 절약의 일상화와 소비 중심으로 저성장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김영익 교수는 기업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살아남는 기업이 더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IB토마토
 
그는 기업이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한 재정 및 통화정책은 정부 부채의 증가로 이번 코로나19 경제위기 상황에서 또다시 진행되기가 쉽지 않은 데다가, 금리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줄면서 양적완화 등의 통화정책도 한계에 도달해 기업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산업 내에서 도태된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산업에 속한 기업 수는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으며 경쟁력을 갖고 살아남은 기업이 더 성장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의 조건으로는 ▲핵심가치의 강화 ▲양손경영(기존사업과 신사업 병행)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중국 등 아시아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는 상품 개발 ▲여성의 참신한 아이디어 제공 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시대에 당하지 말자”라며 “거시적 흐름을 알고 거기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