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단기차입금이 전체의 4분의 3…안정성 흔들리나
단기차입금 비중 75%…차입금 만기구조 단기화
불안정한 재무안정성…영업이익창출 더욱 중요
공개 2020-06-02 09:10:00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9일 00: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대우건설(047040)의 단기차입금이 전체 차입금의 4분의 3 가량을 차지하는 수준으로 늘었다. 현금성자산 등을 고려할 때 당장 문제가 되진 않겠지만 여전히 불안한 재무안정성 지표는 계속해서 부담이 될 전망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올 3월 말 연결 기준 차입금은 2조7834억원으로 이 중 단기성 차입금은 2조910억원으로 75.1%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 단기성 차입금은 1조4140억원으로 비중은 59.1%였다. 3개월 만에 단기성 차입금 비중은 20%p 가까이 상승했다. 대우건설은 자체사업 부지 인수대금 영향으로 단기성 차입금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높다는 것은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당장 대우건설의 유동성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의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은 6월 150억원, 7월 100억원, 8월 200억원인데 3월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1985억원으로 충분히 대응가능하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투자부동산, 보유용지 관계회사지분 및 투자유가증권 등 보유자산에 기반한 재무융통성과 현금성 자산을 고려하면 유동성 대응능력은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신용등급 하락이 발생할 경우다. 3월 말 기준 대우건설의 레이팅 트리거(Rating Trigger)가 포함된 조달내역은 4791억원이다. 레이팅 트리거는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활용되는 장치 중 하나로 채무기업의 신용등급이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면 유동화증권 조기상환이 가능토록 한다. 대우건설의 신용등급이 하향됐을 때 트리거 발동으로 유동성 대응력이 통상적인 경우보다 빠르게 저하될 수 있다.
 
현재 신용등급은 A-/안정적이다. 한국기업평가의 대우건설 신용등급 하향 요건은 EBITDA/금융비용 2.5배 미만, 부채비율 300% 이상 지속이고 나이스신용평가의 하향 요건은 EBIT(이자 및 세전이익)/금융비용 2배 이하, 부채비율 400% 상회다.
 
대우건설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209억원, 당기순이익은 61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2,7%, 25.3% 증가한 수치다. 수익성이 개선되며 대우건설의 EBITDA/금융비용은 5.7배, EBIT/금융비용 4.5배, 부채비율 284.6%을 기록했고 등급하락 요건을 여유 있게 웃돌았다. 당장 등급하향에 대한 우려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수익성과 재무안정성 지표 개선이 꾸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대우건설의 재무안정성 지표는 다른 대형건설사에 비해 저하돼 있다. 올 1분기 대우건설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84.6%이고 차입금 의존도는 32.4%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부채비율은 5.1%p 하락했지만 차입금 의존도는 2.8%p 상승했다. 2019년 시공능력평가 상위 5위권(삼성물산(028260), 현대건설(000720), 대림산업(000210), GS건설(006360), 대우건설)의 부채비율 평균은 166%, 차입금 의존도 평균은 21.8%로 대우건설이 모두 10%p 이상 높다.
 
재무안정성이 개선돼야 함에도 큰 폭의 차입금 감소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주택사업 비중 확대로 높아진 운전자본의 가변성과 책임준공을 포함한 PF우발채무 부담이 과중해 재무안정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또한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대우건설은 올해 민간 건설사 중 최대 물량인 3만4744가구 공급을 계획하고 있는데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 기조 유지와 더불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침체 영향이 2~3분기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 관계자는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해 어느 정도 지체된 점이 있지만 올해 목표한 주택공급량은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한 영업이익창출력으로 차입금을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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