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브·IHQ, 엔터사업 영업권 전액 상각…기업가치 흔들리나
앞으로 엔터사업 이익 기대 매우 낮다고 자체 평가
김우빈 치료 전념 후 IHQ 실적 하락세
사용가치 기준 영업권 상각, 자의성 개입 여지 커
공개 2020-04-23 09:10:00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1일 18:0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딜라이브와 IHQ(003560)는 엔터 사업 부문 영업권을 전액 상각했다. 그룹 수뇌부는 엔터 사업 부문에서 영속적인 이익이 나기 힘들다고 자인한 셈이다. IHQ 엔터 부문의 실적은 한류스타 김우빈이 회복에 전념한 이후 하강 곡선을 그렸고, 앞으로 현금이 순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며 기업가치 하락 우려도 제기된다.
 
딜라이브는 감사보고서를 통해 영업권 642억원을 손상 처리했다고 지난 2일 공시했다. 이 중 592억원은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의 제공에 관한 영업권이다. 영업권이란 인수·합병으로 회사를 품을 때 기존 주주에게 공정가치(FV) 이상으로 지불한 웃돈이다. 
 
딜라이브의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 제공은 자회사인 IHQ에서 이뤄진다. 딜라이브는 IHQ의 최대주주로서 실질적 지배력이 있는 상태로 지난해 말 기준 45.4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IHQ의 엔터테인먼트 사업부는 매니지먼트, 방송, 음반 등으로 수익을 낸다. 포레스트, 피오키오, 뿌리깊은 나무 등의 드라마와 GOD, 임슬옹, 모노그램 등의 음반을 제작했으며 장혁, 조보아, 오연서, 김유정 등의 소속사이기도 하다. 
 
IHQ 엔터 사업부의 호황기에는 한류스타 '김우빈'이 있었다. 신사의품격, 학교2013, 친구2 등으로 스타덤에 올랐으며, 2014년 CF를 10개 이상 찍은 한류스타다. 
 
과거 IHQ의 대표 배우였던 김우빈. 그는 올해 2월 아이엠엔터테인먼트로 이적했다. 출처/뉴시스
 
2015년 마이셀럽스가 중국 주요 사이트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빅테이터로 알아본 중국 취향 한류 스타 10'을 뽑았을 때, 김우빈은 런닝맨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광수와 유재석보다 높은 8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딜라이브로 IHQ의 주인이 바뀐 이후에도 승승장구했다. '함부로 애틋하게', '마스터'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의 상승세를 막은 것은 질병이었다. 김우빈은 2017년 5월 비인두암 진단을 받았고, 이후 지난해 말까지 치료에 전념했다. 그가 병마와 싸우며 IHQ는 실적 하락을 맞이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IHQ는 매년 매출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성장세였다. 5년 사이 매출은 2배, EBITDA는 17.2배 증가했다. 상각 전 영업이익이란 현금을 중심으로 이익의 질을 평가하는 지표다. 
 
2017년은 IHQ의 정점이었다. 김우빈이 빠진 자리는 숫자로 나타났다. 지난해 IHQ의 매출은 993억원으로 2017년보다 21.6%, EBITDA는 413억원으로 2017년보다 33.6% 각각 빠졌다. 영업손실은 70억원을 냈다. 당기순손실은 영업권 상각으로 인해 663억원까지 불어났다.  
  
IHQ의 매출액, 영업이익, EBITDA 추이. 출처/나이스신용평가
  
게다가 앞으로도 IHQ, 딜라이브, 하나은행, 신한은행, 맥쿼리PE, MBK파트너스 등 IHQ 관련 주요 의사결정자는 엔터 사업부에서 이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IHQ는 영업권 손상검사 시, 공정가치(Fair Value)가 아닌 사용가치(Value in use)를 중심으로 회수가능액을 결정한다. 사용가치를 바탕으로 미래현금흐름을 할인(DCF)하며, △매출 성장률 △영구성장률 △세전할인율 등을 활용한다. 최근 5년간의 손익을 바탕으로 미래 수익을 일정한 기준으로 할인해 추정기간의 영업가치와 향후 잔존가치를 합해 회수가능액을 구한다. 회수가능액이 '0원' 이하가 될 경우, 장부에 계상된 영업권을 전액 상각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영업권을 전액 상각했다는 의미는 회사가 사업 부문을 통해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IHQ는 엔터 사업부의 영업권을 전액 상각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변경이 한 번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 2월 IHQ와 관련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리포트를 낸 현대차증권(001500) 유성만 연구원의 보고서에는 '영업권의 대부분인 약 530억원을 상각했으며, 남은 영업권은 약 40억원 수준이다'라고 명기돼 있다. 
 
사용가치를 중심으로 영업권 손상을 검사하는 경우는 자의성이 개입될 여지가 크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오명전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래 현금흐름 추정 시 경영진의 재무예산과 예측에 기초해야 하고, 전체적으로 많은 가정과 자의적인 판단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뢰성이 훼손될 여지가 많다"라고 논문을 통해 밝힌 바 있다. 
 
IHQ 관계자는 "회계기준이 보수화되면서 무형자산의 회계 처리 기준이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면서 "회계기준에 부합하는 차원으로 전액 상각을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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