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이베이 보고 '쓱(SSG)' 지나치다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내부 방침 정해"
해외 기업의 국내 시장 진출 여부, 관전 포인트 될 것
공개 2020-03-13 09:10:0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1일 18:5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신세계(004170)그룹이 온라인 쇼핑 1위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이베이코리아 매각설에 무관심한 듯 보인다. 그룹 내부적으로 검토 우선순위가 상당히 낮았다고 전해진다. 또한 투자은행(IB) 전문가들은 잠재적 후보로 국내 대형 유통그룹이나 사모펀드(PEF)보다는 아마존과 같은 외국계 기업을 내다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 본사는 한국 법인 이베이코리아 보유 지분 100%를 전량 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를 통해 인수 의향이 있는 기업을 모색하고 있다. 
 
이마트(139480)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설에 관해 검토는 했지만,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라면서 "진지하게 고려한 것도 아니며 보고할 때도 우선순위에 있지도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더라도 사업시너지가 높지 않으며, SSG닷컴이 없다면 모르겠지만 우리에겐 SSG닷컴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IB업계에서는 세계적인 유통 그룹의 시장 진입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변곡점이 왔다고 판단했기에 이베이가 매각을 고려하는 것 같다"라면서 "하지만 롯데·신세계와 같은 국내 대형 유통그룹, 국내 사모펀드들은 인수전에 끼어들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마존닷컴과 같은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의 국내 진출 여부가 더욱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베이코리아와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지마켓 옥션 G9 로고. 출처/각사 홈페이지
 
신세계그룹은 롯데그룹과 함께 유통업계 양강이다 보니 유통 관련 주요 인수전에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이번 이베이코리아 매각설에 엮인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매각전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유는 SSG닷컴이다. 
 
신세계그룹은 2014년 초 온라인 쇼핑 플랫폼으로 SSG닷컴을 오픈한 이후 2018년 말 온라인 통합법인으로 확장시켰다. 신세계그룹은 2023년까지 매출 10조원을 달성, 국내 온라인유통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위한 자금조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난해 3월에는 어피너티에퀴티파트너스(AEP)와 BRV 등으로부터 7000억원을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조달했다. 또한 지난해 8월 10여 곳의 이마트 점포를 세일즈앤리스백(매각 후 임대)로 약 1조원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달에는 태영건설(009410)에게 8000억원 규모의 5호선 마곡역 근처 용지를 매각하는 협상도 진행 중이다.
 
확보한 실탄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새벽 배송을 시작했고 지난해 말에는 새벽 배송을 확대하기 위해 NEO물류센터 3호점을 오픈하기도 했다. 
 
거래액 증가도 눈에 띈다. 지난 3분기·4분기에는 각각 매 분기 20%가 넘는 거래액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SSG닷컴은 2조 8732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특히 공격적인 마케팅을 했던 '대한민국 쓱데이' 기간에 1200억원 이상 거래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게다가 신세계그룹이 보유한 브랜드의 O2O(Online To Offline)시너지도 나오고 있다. SSG닷컴 관계자는 "지난 5월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 아웃렛 입점을 시작으로 8월 까사미아, 9월 시코르까지 입점시키며 온-오프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SSG닷컴을 빠르게 키우기 위해 몸집을 단숨에 불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신용평가 3사 모두 신용등급 전망을 낮췄고, 지난달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모두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한태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투자 부담은 지속되는 반면, 투자 재원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업창출현금 규모는 감소하고 있다"라면서 "약화된 현금흐름은 재무안정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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