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메리츠캐피탈이 부동산 관련 여신 취급을 대폭 확대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뿐만 아니라 부동산담보대출 자산도 크게 늘렸다. 특히 PF는 그룹과 공동 취급을 통해 질적 구성이 우수한 건 위주로 다뤘다. 다만 자산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인데, 기보유 PF에서 거액여신 리스크가 커져서다.
PF부터 담보대출까지 대폭 늘려…그룹과 선순위 위주 취급
2일 여신전문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캐피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부동산 PF 대출 자산이 2조4006억원이다. 2024년 말 대비 20.3%(4047억원) 증가했다.
부동산금융 확장에 다시 속도를 내는 모습인데, 이전에는 취급을 제한해 왔던 상황이다. 그동안 자산 추이를 살펴보면 ▲2022년 1조7578억원 ▲2023년 1조8291억원 ▲2024년 1조9959억원 등으로 나타난다.
해당 시기는 시장금리가 상승하던 때라 조달 부담이 컸고, 건전성 관리 필요성도 부각됐던 때다. 부동산금융 자산을 늘리기보다는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작업이 우선 과제였다. 지난해 들어서부터 흐름이 바뀐 셈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신규로 취급한 PF는 7200억원 정도다. 앞서 언급한 4047억원 증가는 PF 신규 취급부터 상환, 매각 등을 거쳐 기말에 남은 자산 잔액이 기준이다. 새로 취급한 대출 규모를 고려하면 영업 확장세가 더 가파른 편으로 평가된다.
기존과 다른 점이 있다면 신규 실행 건은 모두 메리츠금융 그룹과 공동으로 취급했다는 것이다. 그룹의 딜소싱 능력을 활용한 연계 영업이다. 변제순위도 선순위 비중이 97% 수준으로 높다. 그만큼 사업성이 우수한 곳으로 집중해 다뤘다.
PF뿐만 아니라 부동산담보대출도 대폭 증가로 추세 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 잔액이 1조717억원으로 2024년 말 대비 54.6%(3787억원) 증가했다. 이전에는 ▲2022년 1조1424억원 ▲2023년 8105억원 ▲2024년 6930억원 등으로 줄어들고 있었다.
부동산 관련 대출의 총액은 2조6889억원에서 3조4723억원으로 29.1%(7834억원) 늘었다. 전체 영업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9%에서 37.0%로 4.1%p 상승했다.
(사진=메리츠금융)
우수한 PF 구성에도 건전성 악화…대손 부담 크게 늘어
메리츠캐피탈은 그룹 차원에서 부동산 대출 영업을 전개하고 있는 만큼 자산의 질적 구성이 우수한 편이다. PF 유형별로는 본PF가 88%이고, 브릿지론이 12%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브릿지론의 비중이 낮다. 변제순위도 선순위와 단일순위 비중이 93%에 달한다.
다만 건전성 지표는 매우 악화된 상태다.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이 2024년 말 2251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7393억원으로 불어났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3%에서 9.3%까지 치솟았다. 1개월 이상 연체액은 2343억원에서 6735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연체율은 3.4%에서 8.5%로 올랐다.
기업금융에 내재된 거액여신 리스크 탓이다. PF 질적 구성이 우수하더라도 기본적인 대출금액이 워낙 크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부 부실 발생으로도 지표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고정이하여신이 대폭 늘어난 배경 중 하나로 거액여신인 홈플러스 건이 있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에 따라 메리츠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던 2689억원 규모의 채권이 고정으로 분류됐다. 이는 지난해 고정이하여신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1225억원에 불과하다. 부실채권이 크게 늘었음에도 충당금 잔액을 낮은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다. 그 결과, 고정이하여신 대비 적립률이 16.6%로 매우 저조한 상태다. 경쟁그룹(신용등급 A급 8개사 기준) 평균 적립률은 89.3% 정도다.
당기 손익에 반영되는 대손비용은 3분기 기준 930억원으로 전년도 동기 대비 54.0%(326억원) 늘었다. 2024년 연간 비용인 817억원보다도 많다. 충당금 적립률이 낮은 만큼 향후 대손비용이 추가 발생할 경우 재무 여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IB토마토>는 메리츠캐피탈에 부동산금융 취급 전략과 거액여신 대손 관리 방안에 대해 문의하려 했으나 담당자 부재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