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밸류업)②자사주 소각·배당 확대로 '주주환원' 총력
배당 총액은 '롯데'·주당 최소 배당금은 '신세계'가 가장 높아
현대지에프홀딩스, 단기 배당 합해 2027년까지 500억원 목표
AK홀딩스, 배당수익률 기존 평균 1.4%에서 2.5%로 확대 계획
공개 2025-01-21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7일 16:5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유통가에 불어온 경기침체 한파가 끝나지 않고 있다. 신용평가사와 전문가들은 민간소비 성장률이 2026년까지 2%미만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소비심리 위축과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지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이에 유통 기업들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거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IB토마토>에서는 유통기업들의 밸류업 가능성과 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유통주가 저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대형 유통 4사는 각각 배당금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을 높인다는 내용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롯데쇼핑(023530)은 최소 주당 배당금을 3500원으로 설정하면서 업계 최대 배당총액 지출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신세계(004170)는 최소 주당 배당금을 4000원으로 제시해 업계에서 1주당 지급되는 배당금이 가장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 현대지에프홀딩스(005440)는 내년부터 기존 결산 배당과 별도로 100억원 이상의 반기 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AK홀딩스(006840)는 기존 평균 주당 수익률을 기존보다 1.1%포인트 올릴 계획이다.  
 
 
롯데, 배당금 지급액 업계 1위 규모…현대·신세계순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신세계를 마지막으로 유통빅4가 모두 기업가치 제고 계획 자율공시를 마쳤다. 각 기업들은 자사주 소각과 배당금 지급 등을 통한 '주주환원 확대'를 공통적으로 제시했다.
 
배당금 지급총액 규모는 롯데쇼핑, 현대지에프홀딩스, 신세계, AK홀딩스 순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쇼핑은 이번 기업가치제고계획에서 최소 주당배당금(DPS)를 3500원으로 제시했다. 지난 2022년 DPS가 3300원일 때 배당금 지급총액이 933억원, 2023년 DPS가 3800원일 때 배당금 지급총액이 1074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DPS가 3500원일 때 1000억원 내외의 배당금을 지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롯데쇼핑은 상장 이후 처음으로 중간 배당금 지급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지에프홀딩스와 신세계도 배당금 지급에 대한 계획안을 내놓았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내년부터 기존 결산 배당과 별도로 100억원 이상의 반기 배당을 실시한다. 이와 함께 연간 배당지급 총액은 단계적으로 늘려 2027년에는 반기 배당을 합산한 배당 지급 총액을 500억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향후 2년간인 오는 2027년까지 주당 배당금을 30% 이상 점진적으로 확대, 최소 주당배당금을 2023년 4000원에서 2027년 5200원으로 확대해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소 주당 배당금으로만 보면 신세계가 4000원으로, 롯데쇼핑(3500원)과 현대지에프홀딩스(150원) 보다 높았다. 
 
지난 2023년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신세계는 2022년 결산 주당배당금으로 3750원을 지급하면서 총 369억원 배당총액을 지출한 바 있다. 최소 주당 배당금을 4000원으로 확대할 경우 기존 발행주식수 984만5181주로 단순 계산 시 393억원 가량의 배당 총액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롯데쇼핑과 현대지에프홀딩스보다 적은 규모다.
 
AK홀딩스는 최근 5개년 평균 1.4% 수준이던 배당수익률을 2025년에는 2.5%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배당수익률이 1.2%이던 2023년 배당 지급액이 26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향후 약 50억원 이상으로 배당 총액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신세계, 자사주 소각 제시로 주주환원 차별화
 
롯데와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중간 배당을 검토 및 실시한다는 계획을 밝힌 반면, 신세계는 매년 자사주 20만주 이상을 소각한다는 계획을 밝히며 경쟁사와 차이를 뒀다. 자사주 소각은 장기적인 기업가치 증대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신세계는 회사의 성장전략과 예상되는 투자규모 이후 실행 성과에 대한 충분한 소통으로 단기적 주주환원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의 기업가치 증대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자사주 소각은 자기 회사 주식을 매입해 없애버리는 행위를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자사주를 소각하게 되면 유통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하고 배당금이 높아질 뿐 아니라, 주식시장에서 주가의 움직임이 소각 이전보다 가벼워지는 효과가 있어 기업들이 주가 관리 수단으로 자주 이용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재무구조에 자신이 있는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앞서 현대지에프홀딩스도 지난 2023년 12월12일 보유 자사주 649만5431주(약 239억원 규모)를 소각한 바 있다. 이는 소각 전 발행 주식수의 약 4% 규모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유통 4사 중 가장 우수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44.7%, 총차입금의존도는 10.0%를 유지했다. 
 
신세계 역시 지난해 3분기 말 부채비율은 138.9%, 총차입금의존도는 32.9%로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다. 이는 경쟁사인 롯데쇼핑(부채비율 190.4%, 총차입금의존도 49.0%)과 AK홀딩스(부채비율 296.6%, 총차입금의존도 47.7%)와 비교하면 부채비율은 최소 51.5%포인트, 총차입금의존도는 16.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배당금 확대를 위해서는 당기순이익 등 수익성 확보도 필요하다. 이와 관련, 신세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효율성에 입각한 투자 집행과 판촉비, 인건비 등 비용 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며 "시코르·팩토리스토어 등 자체 사업의 수익 안정화를 도모하고 신세계스퀘어를 통한 광고·디지털 분야에서 신규 수익을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희 전북대학교 경제학부 부교수는 한국기업경영학회를 통해 "기업의 가치는 자사주를 매입한 기업이 비매입기업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등의 일반 목적으로 처분한 기업보다 이익을 소각한 기업에게서 기업가치는 더 높았지만, 기업의 순이익 대비 일반 목적의 자사주의 처분의 비율은 오히려 기업가치를 약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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