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용카드 업계가 올해 들어 공모사채 발행을 재개한 가운데 2%대 금리가 나온 것으로 확인된다. 카드채 발행금리가 2%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2년 3월쯤 이후 처음이다. 발행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만기도래 채권 금리와의 격차도 좁혀지고 있다. 다만 금리 인하 효과가 선반영된 만큼 추가 하락 여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카드, 2년물 공모사채 2%대 발행…신한·삼성카드 3.0%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카드가 최근 발행한 제923회차 공모 무보증사채는 발행금리가 2%대다. 제923-1회차 2년물 100억원과 제923-2회차 2년물 500억원 모두 2.956%에서 발행됐다.
현대카드 카드채 발행금리가 2%대까지 떨어진 것은 미상환사채 잔액 기준 지난 2022년 3월이 마지막으로 파악된다. 당시는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기 전이다. 제923회차 발행은 민간채권평가회사에서 제공하는 개별민평 금리 자체가 2%대까지 내려갔다. 여기에 0.04%p 언더발행에 성공하면서 금리가 더 낮아진 것이다.
다만 그 이후로 발행한 제924회차 카드채는 금리가 다시 3%대로 올라갔다. 제924회차 채권은 총 7회차로 나누고 3000억원 규모로 발행했는데, 4년물 이하는 금리가 3.091%~3.129% 범위였다. 만기가 긴 5년물 이상의 경우 3.268%~3.356%다.
업계 최상위권인 신한카드와
삼성카드(029780)는 발행금리가 3.0% 정도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현대카드는 카드채 발행 신용등급이 AA+급으로 모두 동일하다. 발행금리가 전반적으로 같은 흐름에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신한카드가 올해 처음으로 발행한 카드채는 제2248회차 1000억원이다. 발행금리는 제2248-1회차 4년물 500억원이 3.094%, 제2248-2회차 5년물 500억원이 3.098%로 나온다. 삼성카드는 두 차례 발행 공시를 냈는데 제2728회차~제2731회차 1700억원은 금리가 3.080%~3.085%였다. 이어 내놓은 제2732회차~제2734회차 3200억원은 3.099%~3.105%다.
신용등급이 AA급으로 한 단계 낮은 하나카드도 제274회차 카드채를 2000억원 규모로 발행했는데 금리가 3.090%다. AA-급인 롯데카드는 제554회차 1000억원 금리가 3.303%~3.304%다. 이 외 KB국민카드(AA+)와 우리카드(AA)는 아직 공모사채 발행을 하지 않았다.
신규발행-만기도래 금리차 줄어…추가 인하 효과 낮아
신용등급이 AA+급인 카드사의 민평금리는 1월 첫째 주 4년물 이하 기준 대략적으로 3.1%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AA급 카드사 민평금리도 3.1% 범위다. AA-급은 3.3%대로 나온다. 여기에 0.02%p~0.03%p 정도 언더발행하는 양상이다.
시장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카드채 신규 발행금리도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다. 과거 저금리 시절 발행했던 채권의 만기도래 금리보다는 여전히 높지만 격차가 점점 축소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카드사 가중평균 발행금리는 3.4%이며, 가중평균 만기도래 금리는 3.2%다. 채권의 차환금리 상승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신규 발행금리와 만기도래 금리 격차로 이자비용은 아직 불어나는 상태다. 개별 카드사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이자비용은 ▲신한카드 7119억원 ▲삼성카드 3807억원 ▲KB국민카드 5404억원 ▲현대카드 5298억원 ▲우리카드 3160억원 ▲하나카드 2655억원 ▲롯데카드 5375억원 등으로 파악된다.
이자비용은 올해 감소로 돌아설 전망이나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 효과가 생각보다 제한적일 수 있어서다. 지난해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인하됐지만 채권 시장에서는 이미 선제적으로 효과가 반영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기준금리가 실제 인하되기 전에 이미 그러한 분위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올해 기준금리는 두세 차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카드채 금리는 현재 수준에서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적다.
한 증권사 크레딧 연구원은 <IB토마토>에 “크레딧 채권 금리는 국채금리에다가 스프레드 가산 금리를 붙여서 결정되는데, 국채금리는 기준금리와 연동된다”라면서 “기준금리는 연말 2.25% 정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이를 감안하면 국고 3년 기준은 하단이 2.4%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여신전문금융사채는 0.35%p 정도 더하면 2.75%로 추산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도 국채금리 자체가 선반영되면서 기준금리보다 아래인 역전 상태”라며 “카드채를 비롯한 여신전문금융사채에 앞서 국채금리 자체가 하방이 아주 많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