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의 비은행 자회사가 그룹의 성과와 밸류업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와 금융당국의 가계 부채 축소 압박 속에서 이들 자회사의 실적은 그룹 성장의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IB토마토>는 각 금융지주의 비은행 자회사들이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그룹 밸류업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신한지주(055550)가 자기자본이익률 개선을 중심으로 밸류업 정책을 펼친다. 신한지주는 효율성 제고를 밸류업 전략 중심에 두고 자회사별로 나눠 세부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특히 업권 상위에 속하는 효자 비은행 자회사들이 실적을 키우면서 비은행 수익도 선방했다. 다만 그룹 전체 대비 낮은 효율은 적극적인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신한금융
ROE 제고로 주주환원 확대 구상
13일 신한지주에 따르면 올 3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2%다. 신한지주는 ROE 제고를 중심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ROE와 유형자기자본이익률(ROTCE), 자본환원(ROC)은 신한지주의 밸류업 주요 달성방안이다. 모두 자본 효율성이 초점이다.
ROE는 금융사가 자본의 효율적으로 경영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쓰이며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산출한다. 신한지주는 2027년 ROE 10% 유지가 목표다.
신한지주는 올해 3분기 목표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말 신한지주의 ROE가 전분기 대비 대폭 하락해 8.6%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지난 1분기 10.4%, 2분기 10.7%, 3분기에는 직전 분기 대비 0.5%p 하락하는 등 들쑥날쑥하는 모양새다.
이에 신한지주는 ROE를 세분화해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ROE를 총자산이익률(ROA)과 레버리지로 나눠 각 지표에 맞게 전략을 세웠다. ROA는 당기순이익 대비 총자산의 비율인 만큼 총수익률과 순이익률을 높일 계획이며, 비이자수익과 글로벌 수익을 제고하고 효율성에 따라 사업의 존폐도 결정키로 했다.
신한지주는 국내 금융사 중 최초로 ROTCE도 도입했다. ROTCE는 유형자기자본이익률로 수익성 제고와 안정적인 보통주자본비율(CET1) 기반을 유지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조직별 계획과 평가 방안을 구상했다고 지주 측은 설명했다.
ROC도 수익성 지표이나 자회사에 초점을 맞췄다. 자회사 당기순이익을 자회사별 배분 지분으로 나눠 산출해 촘촘히 관리한다. 신한지주는 자본배분 효율성을 올리기 위해 위험가중자산을 관리하고 효율적인 자본배분을 중점 추진과제로 설정했다.
신한지주는 이 같은 계획을 기반으로 지난 3분기에 CET1 13.13%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인 13%를 넘겼다. 올해 예정된 자사주 취득 및 소각 규모는 7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말까지 유통주식 수를 5억주 미만으로 줄일 예정으로, 2027년에는 4억5000만주까지 낮출 계획이다.
비은행 자회사 이익 '쏠쏠'
신한지주의 비은행 자회사 중에서는 신한카드와 신한라이프의 자본이 가장 크다. 올 3분기 신한카드의 자본은 8조1095억원, 신한라이프는 7조2739억원이다. 자본이 큰 만큼 당기순이익도 상위권이다. 3분기 누적 기준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5527억원, 신한라이프는 4671억원이다. 두 자회사의 순익 합은 1조198억원으로 같은 기간 신한지주의 비은행 순익 1조2821억원 중 79.5%를 차지한다.
신한카드와 신한라이프는 각 업권 내에서도 상위권에 속한다. 신한카드의 경우 카드업계 1위로 3분기 당기순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17.8% 증가했다. 영업수익이 2216억원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주 수익원인 신용카드 수익이 같은 기간 913억원 불어났다.
신한라이프도 업권 내에서 손꼽히는 위치다. 지난 2021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합병하면서 단숨에 자산 순위를 4위로 끌어올렸다. 자본력을 바탕으로 신한라이프는 생명보험 업계에서 지평을 넓혔다. 올 3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연납화보험료(APE)를 63% 끌어올리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연납화보험료는 납입 방식이 다른 보험을 1년 단위로 환산해 산출한 수치로, 영업력 지표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보험손익을 중심으로 9.2% 성장했다.
당기순이익 성장에 힘입어 3분기 ROA는 신한카드 1.75%, 신한라이프 1.06%로 신한은행의 0.77%보다 높다. 다만 두 자회사의 ROE는 그룹과 신한은행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실제 3분기 기준 신한카드의 ROE는 9.16%, 신한라이프는 8.15%다. 지주 평균 10.2%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11.96%를 기록했다. ROE는 당기순이익 대비 자기자본 값으로, 수치를 올리려면 당기순이익을 증대시키거나 자기자본을 줄여야 한다. 다만 카드업권 특성상 레버리지 배율 등의 요인 때문에 자기자본을 줄이는 것은 쉽지않다. ROE 제고는 결국 당기순이익 증대가 관건이다.
신한카드는 당기순익 증대를 위해 사업다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할부금융이나 해외사업 등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다행히 해외 현지 경기가 최근 들어 회복세를 띨 것으로 보여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카드업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 사업 다각화 확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라면서 "해외진출 사업과 빅데이터 등의 방면에서 수익성을 제고하고 이를 통해 ROE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