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펩트론(087010)이 통상 악재로 통하는 유상증자를 통해 곳간을 채웠다. 대형 제약사와의 계약으로 인해 주가가 상승하면서 최종 모집액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늘었다.
(사진=펩트론)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펩트론의 신주발행가가 주당 5만2400원으로 확정됐다. 지난달 7일 1차 예정 발행가인 3만6350원 대비 44.1% 증가한 규모다.
펩트론은 지난 8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서다. 유상증자는 통상적으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다. 펩트론의 경우에도 유상증자를 발표한 후 한 달 사이에 대폭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특히 최호일 펩트론 대표가 블록딜(시간 외 매매)을 결정하면서 한때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블록딜은 통상적으로 할인가를 적용해 처분되는 데다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나 악재로 꼽힌다.
펩트론에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 하락의 영향으로 1차 발행가액은 당초 예상 발행가액이었던 4만5450원 대비 하락한 3만6350원으로 하락했다. 1차 발행가액은 신주배정기준일 3일 전을 기준으로 1개월·1주일·당일 주가 흐름의 평균에 할인율을 적용한다. 펩트론의 유상증자 신주배정기준일(주주확정)은 9월23일이었다.
유증에 따른 악재는 지난 10월 중순 사라졌다. 펩트론이 일라이릴리와 플랫폼 기술평가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일라이릴리는 비만치료제를 개발한 '빅파마'(거대 제약사)다. 뉴욕거래소에 상장돼 있으며 시가총액은 1099조9416억원에 달한다.
펩트론의 유상증자 목적과 계약 내용이 맞물리면서 투자자의 기대감도 부풀었다. 유상증자 목적이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마련인 데다 지난 8월19일 펩트론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장신설 관련 내용을 공시했기 때문이다.
펩트론 오송 제2공장을 신축하겠다는 내용으로, 해외 진출을 위한 생산시설 건설이 목적이다. 해당 내용과 일라이릴리와의 계약 체결이 상승효과를 내면서 유상증자 발행가가 결정된 11일 11만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일 대비 1만7100원, 18.35% 올랐다.
특히 최호일 펩트론 대표의 블록딜 리스크가 줄어든 것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지난 10월21일 보유 지분 중 17만3000주를 블록딜로 처분했다. 당초 처분 예정이었던 주식 수인 35만7530주 대비 줄어든 규모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펩트론은 5만2400원에 264만주를 발행하면서 모집금액을 1383억3600만원까지 키웠다. 1차 발행가액 기준 총액인 959억6400만원 대비 423억7200만원을 추가로 마련하게 됐다. 특히 이번 최종가액 확정으로 펩트론은 운영자금 투입 규모를 549억8800만원으로 증가시켰다. 펩트론은 시설자금에 650억원, 운영자금 549억8800만원, 예비비 183억4800만원 순으로 우선 투자할 계획이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