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옵션에 발목 잡힌 에스퓨얼셀…신사업이 돌파구 될까
111억원 규모 풋옵션 발동…상반기 현금성자산 보다 많아
당장 CB 돌려막기로 위기 넘길 것으로 예상
해외시장 등 신사업 통해 재무 개선 가능할지 관심
공개 2024-11-01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0일 17:0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연료전지시스템 제조업체 에스퓨얼셀(288620)이 최근 발행했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서 대규모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발생하면서 재무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년간 적자행진을 이어오다 올 상반기 흑자 전환으로 개선 조짐을 보였으나, 풋옵션 규모가 보유 현금성 자산을 초과하면서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했던 또 다른 CB를 풋옵션 대응에 일부 사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가운데 에스퓨얼셀은 재무구조 개선과 기업 성장을 위해 신사업을 펼치며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어 향후 성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에스퓨얼셀)
 
올 상반기 실적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증가'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퓨얼셀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적 하락세를 보였지만 올 상반기(9억원)에는 전년 동기(3.5억원) 대비 영업이익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 상반기 매출 규모는 205.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02.9억원)보다 불과 2.8억원 더 많은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3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이다.
 
에스퓨얼셀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째 영업활동현금흐름 적자(2021년 –98.2억원, 2022년 –66.6억원, 2023년 –35.5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이 같은 실적 개선에 힘입어 43.9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76.9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영업활동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가 나기 시작하며 자금력도 탄탄해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현금성자산이 9.6억원에 그쳤지만 올 상반기에는 이보다 9배 가까이 많은 79.6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재무안정성 지표도 강화됐다. 지난해 상반기 112.8%였던 부채비율은 올 상반기 91.1%로 낮아졌고 차입금의존도 또한 32.7% 29.8%로 개선됐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에스퓨얼셀 투자자들은 1회차 CB와 2회차 BW에 각각 풋옵션을 행사했다. 풋옵션 대상이 된 CB 규모는 63억8000만원, BW은 42억원으로 총 110억8000만원 규모다. 해당 CB와 BW 모두 100억원 규모로 발행됐었으며, 지난 2022년 10월28일 발행돼 본래 만기가 2027년 10월28일로 5년물이다.
 
해당 CB와 BW는 모두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0%다. 이자 수익이 없고, 향후 주가 상승으로 인한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조기 풋옵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해당 CB의 전환가액과 BW의 행사가액은 당초 1만7169원이었지만, 주가가 계속해서 떨어지면서 지난 7월 1만4865원으로 하향 조정된 바 있다. 현재 30일 에스퓨얼셀 종가는 1만160원을 기록했다.
 
발목 잡는 풋옵션에 CB '돌려막기'로 대응
 
그간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다 차츰 성과를 내기 시작한 에스퓨얼셀에게 투자자들의 이번 풋옵션 행사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풋옵션이 행사된 사채의 권면총액만 100억원을 훌쩍 넘어서 상반기 기준으로 회사가 가지고 있는 현금성자산(79.6억원) 규모를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에스퓨얼셀이 최근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발행한 CB를 이번 풋옵션 대응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에스퓨얼셀은 지난 24일 150억원 규모의 신규 CB를 발행한 바 있다. 회사는 CB 발행 목적을 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신규 CB 발행 금액으로 풋옵션에 대응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국에스퓨얼셀은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에스퓨얼셀이 목표로 하는 주요시장은 유럽연합(EU)과 대만, 인도 등이다. 독일을 비롯한 EU에서는 유통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기반 확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에만 폴란드 포츠담(4월), 네덜란드 로테르담(5월), 독일 뮌헨(6월)에서 열린 연료전지 전시회에 참여했다. 이달에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전시회에도 참여했다.
 
특히 독일에선 건설 및 산업 서비스 기업인 빌핑거에 건물용 연료전지 공급사로 등록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벨기에에 본사를 둔 EU 청정수소 발전 입찰시장제도(CHPS) 기관인 코젠유럽 가입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에서도 수익 창출을 위한 시장 개척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 지방 연료전지 입찰에 참여해 300kW급 공급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대만에서는 디젤발전기 시장을 대체하기 위해 건물용 연료전지를 도입하기 위한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IB토마토>는 에스퓨얼셀측에 이번 풋옵션 대응에 최근 전환사채 발행해 조달한 자금이 일부 투입됐는지와 신사업, 해외진출 등의 성과 가시화 시점에 대해 질의하려고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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