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전반 재무건전성 개선 특명컬러강판 등 내수 수요 답보…해외 시장은 수출 확대로 성장매출채권 감소에 현금 거래 증가…영업활동현금흐름 개선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도금·컬러강판 제조사
포스코스틸리온(058430)이 포스코그룹 전반의 재무건전성 강화 방침에 맞춰 수출 및 현금 거래 비중 확대를 통해 내실을 다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포스코스틸리온의 수출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43%에서 올해 상반기 48%로 높아지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아울러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매출채권 감소 등 현금거래 비중이 늘며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강판 수요가 저조한 반면 해외 수요는 높은 까닭에 포스코스틸리온의 수출 강화 기조는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스틸리온 포항 공장 전경(사진=포스코스틸리온)
수출과 현금 거래 비중 확대해 내실 성장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스틸리온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6406억원, 영업이익은 27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5913억원)과 영업이익(142억원)이 각각 8.3%, 96.5% 증가했다.
포스코스틸리온 실적 증가 원인은 수출 확대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상반기 포스코스틸리온의 내수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 308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006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수출 매출은 같은 기간 2528억원에서 3120억원으로 23.4% 증가했다. 수출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포스코스틸리온의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42.8%에서 올해 상반기 48.7%로 5.9%포인트 상승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수출은 수익성 측면에서 내수 판매보다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출 비중이 늘어나면 영업이익도 내수 판매가 증가할 때보다 더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실질적인 기업의 현금 획득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영업활동현금흐름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의 내실을 평가하는 척도로 당기순이익보다 높을수록 이익의 질적 성장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스틸리온의 당기순이익 대비 영업활동현금흐름 배율은 지난해 상반기 1.6배(영업활동현금흐름 21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27배(영업활동현금흐름 453억원)으로 상승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는 원인은 현금거래 비중 확대 때문으로 파악된다. 보통 매출이 늘면 매출채권 등 외상거래가 함께 늘어나며 실제로 유입되는 현금도 나중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지지만, 포스코스틸리온은 매출이 증가했지만 매출채권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줄었다. 이는 외상 거래 비중이 줄고 현금 거래 비중이 늘었다는 의미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포스코스틸리온의 유동성(단기) 매출채권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177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720억원으로 3%가량 줄었다. 아울러 비유동(장기) 매출채권 규모도 153억원에서 114억원으로 40억원가량 감소했다.
포스코스틸리온이 내실 있는 거래를 적극 확대하는 이유는 포스코 그룹의 재무 건전성 확보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POSCO홀딩스(005490)) 회장이 올해 상반기 취임 후 철강 사업의 불황에 그룹사들의 재무건전성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포스코스틸리온도 수출을 통해 외형을 키우고 현금 거래 확대를 통해 영업활동현금흐름도 개선 중인 것으로 보인다.
수출 중심 경영 지속 전망
포스코스틸리온의 수출 확대 전략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수 시장에 비해 해외 시장의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과 가전 등 도금강판 수요 산업의 수요가 살아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건설 시장이 위축되면서 건축 자재 수요도 늘어날 가능성이 현재로서 낮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가전 제품 판매도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와 2분기 가전제품 소매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각각 3.2%, 1.8% 감소했다.
반면 해외 시장은 선진국과 신흥국 등에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1~8월 국내 컬러강판 등 수출중량은 103만8100톤으로 지난해 1~8월(92만8339톤)보다 11.8% 증가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북미 시장 수요 증가로 인해 미국과 멕시코로의 수출이 증가했고, 국내 가전사들의 생산 기지가 있는 인도 등으로의 수출도 늘어나며 포스코스틸리온 등의 수출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컬러강판과 도금강판 등은 전방 산업의 수요가 중요한 까닭에 향후 가전사들의 전략에 따라 수요가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가전 제조사들은 신흥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가전 사업 성장을 추진 중이다.
LG전자는 인도 법인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향후 확보한 상장 자금을 H&A(가전) 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는 낮은 가전 보급률(지난해 기준 품목별 8~38%)로 인해 향후 가전 시장 성장이 유망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편 포스코스틸리온은 현금거래 비중 증가로 인한 현금흐름개선을 바탕으로 차입금도 대폭 줄였다. 지난해 상반기 포스코스틸리온의 총차입금(사채 포함)은 707억원이었지만 올해 상반기 차입금을 상환하며 총차입금이 388억원으로 줄었다. 차입금 상환에도 불구하고 포스코스틸리온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53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992억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포스코스틸리온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수출은 전략적 측면에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현금 거래 비중을 늘리면서 별도의 TF를 꾸려 부실 채권을 관리하는 등 내실을 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