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츠, 우량 호텔 자산 편입으로 수익성 개선 나선다
L7 호텔 강남타워 3300억원에 매입…유증 자금 단기사채 상환
높아진 금융비용에 수익성 악화 원인
L7 호텔 편입 이후 '비리테일' 자산 비중 확대
공개 2024-09-30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6일 16:4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롯데리츠(330590)가 악화된 수익성 반전 카드로 우량 호텔 자산 편입을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들의 부동산을 기초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인 운용을 해왔지만, 지난해부터 높아진 금리에 따른 금융비용 상승으로 롯데리츠의 순이익은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추가 차입을 통한 신규 자산 편입에 나서며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L7 호텔 강남타워'.(사진=롯데리츠)
 
첫 번째 호텔 자산 편입…롯데물산 자금 지원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리츠는 최근 1639억9000만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채무상환에 1620억원, 운영자금에 19억9000만원이 각각 사용될 예정이다. 신주 예정 발행가는 3565원이며, 다음달 30일 발행가가 확정된다.
 
롯데리츠의 이번 유상증자는 ‘L7 호텔 강남타워’(이하 L7 호텔) 자산 편입을 위해 진행됐다. 롯데리츠는 지난달 말 마스턴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29호로부터 L7 호텔을 3300억원에 매입키로 결정한 바 있다. 마스턴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29호는 올해 6월 말 기준 호텔롯데가 지분 99.55%를 보유한 사모펀드다. 사실상 호텔롯데가 보유한 호텔 자산을 롯데리츠가 인수하는 구조다.
 
롯데리츠는 선순위 담보대출로 1650억원, 단기사채 발행으로 1620억원을 각각 마련하고 나머지 금액은 해당 빌딩 보증금으로 총 3300억원을 충당할 계획을 수립했다. 오는 30일 L7 호텔 인수 딜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SC제일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롯데리츠는 향후 유상증자로 모집한 자금을 'L7 호텔 강남타워' 매입에 사용되는 1620억원 규모 단기사채 상환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유상증자 모집 자금이 오는 11월 유입되면, 이 자금을 활용해 3개월 만기 단기사채를 상환하는 구조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 과정에서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물산의 자금 지원이 눈에 띈다.
 
롯데물산은 롯데리츠가 발행하는 신주 4600만주의 40%인 1840만주에 669억7600만원을 출자했다. 이에 따라 롯데물산은 롯데리츠의 지분 6.4%를 보유하게 됐다. 롯데물산은 출자 목적에 관해 “사업 관련 시너지 제고와 투자수익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L7 호텔 편입 이후 ‘배당 확대’ 목표…수익성·재무구조 ‘동반 개선’ 절실
 
롯데리츠는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들의 부동산을 자산으로 보유 중이다. 이달 기준 롯데리츠의 자산 개수는 15개, 규모는 약 2조3000억원이다. 백화점 6곳과 롯데마트 5곳, 롯데아울렛·마트 2곳, 물류센터 1곳, 롯데프리미엄아울렛 1곳 등 15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들의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보유하고 있기에 안정적인 영업수익(매출) 시현이 가능한 반면, 임대료 인상에 제한이 있어 눈에 띄는 수익성 개선은 어려운 실정이다. 여기에 최근 몇 년간 매년 금융비용이 늘어나면서 순이익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리츠의 순이익은 △2023년 상반기(제9기) 58억원 △2023년 하반기(제10기) 31억원 △2024년 상반기(제11기) 5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들어 금융비용이 전기(295억원) 대비 약 40억원 늘어난 336억원을 기록하면서 수익성이 한 차례 악화된 바 있다. 올 상반기 들어 영업비용을 전기보다 10억원 가량 줄이면서 순이익을 이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다만 같은 시기 금융비용은 336억원에서 323억원으로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 과정에서 주주들에게 제공되는 현금배당 규모도 함께 줄었다. 지난 2022년 상반기 주당 163원이던 배당금은 △2022년 하반기 143원 △2023년 상반기 109원 △2023년 하반기 95원으로 떨어졌다가 올 상반기 들어 103원으로 100원대를 회복했다.
 
 
회사는 이번 L7 호텔 편입을 계기로 ‘비 리테일’ 비중을 높여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리츠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금리 상승 등 대외 환경 변화로 배당 하락이 있었으나, 올해 3월 보유 자산들의 임대료를 인상했고 10월에도 예정돼 있다”면서 “올해 총 3차례에 걸쳐 4450억원의 저금리 리파이낸싱에 성공했으며 향후 만기 도래 차입금의 저금리 차환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L7 호텔 편입으로 롯데쇼핑과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기존 스폰서에 호텔롯데가 합류했고, 롯데물산의 유상증자 참여까지 이뤄졌다”며 “호텔 편입 이후 3년 뒤인 2028년 상반기 배당 규모를 164원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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