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엔비티, 완전자본잠식 호주법인에 자금 수혈…할랄시장 공략
지난해 말 자본총계 마이너스 1억원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주주배정 유상증자 참여해 36억원 투입 예정
외형성장 속 매입채무 동반 증가…모회사도 재무부담 심화
공개 2024-09-30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6일 09:1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코스맥스(192820)엔비티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호주법인인 코스맥스엔비티 오스트레일리아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을 취득했다. 최근 호주법인이 신시장 진출에 나서면서 자금 소요가 늘어난 탓에 지난해부터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향후 차입금 연장 등 자본조달 계획에 기민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코스맥스)
 
호주 법인, 신시장 개척에 줄어드는 자본총계 '마이너스'
 
25일 코스맥스엔비티는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종속법인인 코스맥스엔비티 오스트레일리아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36억원을 투입해 주식 400만주를 현금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지난해 자본잠식에 빠진 호주 법인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기업이 새로 주식을 발행해 기존 주주에게 현금을 받고 주식을 매각하는 방식이다. 유상증자 성공 시 이자나 원금 상환 부담 없이 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 기업에서 선호되는 자금 확보 수단이다.
 
유상증자로 조달된 36억원은 호주 법인의 자본금으로 계상될 예정이다. 단순 계산 시 6월 말 기준 마이너스 1억원을 기록하던 자본총계는 35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호주 법인의 자본총계는 지난 2022년까지 11억원을 기록해왔지만, 지난해에는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억5684만원을 기록하면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기업이 자본잠식에 빠지게 되면, 신용도 하락으로 인해 차임 한도가 감소하거나 기존 차입금 연장 시 조건이 악화될 수 있다. 이에 코스맥스엔비티는 선제적으로 호주 법인의 재무상황을 개선을해 투자 활동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최근 호주 법인은 신시장 진출에 나서면서 자금 소요가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올해 초 코스맥스그룹은 할랄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그룹의 건강기능식품 연구·개발·생산(ODM) 관계사인 코스맥스엔비티는 올해 상반기 중 할랄 인증기관인 인도네시아 무슬림협의회(MUI)에서 인증을 취득하고 본격적인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은 코스맥스엔비티 호주법인이 이끌고 있다. 세계 건기식 시장에서 호주산 건기식이 '청정·안전' 이미지로 각광받고 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고객사의 중국향 수출 물량도 확대되고 있다.
 
코스맥스엔비티 호주법인은 지난해 연말 MUI 할랄 심사원으로부터 공장 실사를 받았고 현재까지 최종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향후 코스맥스엔비티는 MUI 인증이 완료되면 글로벌 고객사 제품을 시작으로 현지 고객사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원부자재 수급 확대에 부채총계 증가…재무 개선 '필요'
 
다행히 호주 법인의 매출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343억원이던 매출액은 2022년 570억원으로 66.18%(약 227억원)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직전년도 대비 31.05%(약 177억원) 증가한 747억원을 기록하며 고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동기(343억원) 대비 19.24% 늘어난 40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당기순손실은 2021년 51억원, 2022년 57억원, 2023년 38억원으로 증감을 반복했다. 올해 상반기 순손실은 26억원으로 직전연도 동기(25억원 손실) 대비 적자폭이 소폭 확대됐다.
 
여기에 부자재 수급 등을 위한 매입채무 규모가 늘어나면서 부채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생산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수급해야 할 원재료와 부자재가 증가한 영향이다. 이로 인해 매입채무가 증가하면서 올해 상반기 부채총계는 756억원으로 전년 동기(633억원)대비 19.43% 증가했다. 매입채무가 확대되면서 상반기 매출증가폭과 유사한 수준으로 부채총계가 늘어난 셈이다.
 
부채총계는 지난 2021년 591억원에서 2022년 637억원으로 급증했다. 2022년에는 부채총계가 6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자본총계는 11억원 미만으로 줄어들면서 부채비율 5987.8%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는 자본총계가 1억5684만원 적자를 기록하면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인도 시장 진출에도 집중하고 있다. 인도 건기식 시장은 현지 자생원료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다. 대표적인 인도 자생 원료로는 코스맥스엔비티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수면 기능성 개별인정형원료로 허가받은 '아쉬아간다' 등이 있다.
 
향후에는 인도 시장에 제조업자브랜드개발(OBM) 방식으로 자생원료 제품 뿐만 아니라 기능성 커피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기술 투자를 위한 비용 지출도 중단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모회사인 코스맥스엔비티의 재무부담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6월 말 기준 코스맥스엔비티는 부채비율 671.2%, 차입금의존도 64.1%로 과중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앞서 코스맥스엔비티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21년 431.5%, 2022년 543.3%, 2023년 639.3%로 확대됐다. 같은기간 차입금존도 역시 65.6%, 68.4%, 67.9%로 지속 증가했다. 
 
이와 관련, 코스맥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한국 본사와 해외법인은 차입의존도를 줄여 나가기 위해 회사차원에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며 "호주법인은 현금보유량 등에 문제 없이 올해 중 차입 상환도 예정돼 있으며, 미국법인은 지난해 공장통합 이후 미운영 공장의 매각을 진행 중이다. 올해 안에 공장매각이 완료되면 매각대금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예정"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본사 또한 해외법인들의 안정화 일정을 감안하며 지속적인 차입금 상환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이미 250억원의 차입금을 상환하였고 남은 기간에도 추가 상환이 예정돼 있다"라고 덧붙였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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