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공장 증설에 293억원 투자…수익성 개선 '절실'
생산량 세계 최대 연 420대로 확대해 2026년 매출 2조원 '목표'
올해 자본적투자(CAPEX) 증가에 잉여현금흐름(FCF) 감소 '전망'
공개 2024-07-30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5일 14:2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한미반도체(042700)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에 대비해 300억원을 들여 ‘열압착(TC) 본더’ 생산라인 증설에 나선 가운데 2026년까지 매출을 2조원대로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 부진으로 현금창출력이 다소 약화된 상태다. 올해 충분한 현금 자산을 바탕으로 자본적투자(CAPEX)를 확대하려면 수익성 회복이 절실한 상태다. 
 
 
TC본더 생산 라인 증설에 300억원 투입·생산량 최대 규모 '확대'
 
24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용 ‘열압착(TC) 본더’ 생산 라인을 늘리기 위해 인천 서구 가좌동 소재 공장 용지 취득에 293억4400만원을 투자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한미반도체는 내년 초 공장 건설에 착공해 같은 해 말 완공할 예정이다. 
 
한미반도체가 이번에 취득한 해당 부지는 인천광역시 주안국가산업단지에 있는 기존 3공장 ‘본더 팩토리’ 바로 옆에 위치했다. 현재 한미반도체 TC본더 생산량은 연 264대(월 22대)에 달하는데 이번에 공장을 증설하면 연 420대(월 35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 TC본더 생산량에 해당한다. 
 
현재 한미반도체는 인천 본사 2만2000평에 달하는 6개 공장에서 210대 핵심부품 가공 생산 설비를 활용해 TC 본더를 생산하고 있다. 이번에 공장이 증설되면 내년에는 200억원 규모 핵심부품 가공 생산 설비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매입한 인천 TC본더 생산 라인 부지는 면적 9700.8제곱미터(㎡)(2,934평)에 달하는 토지만 취득한 것으로 내년 초 건물을 짓는데는 비용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인천 서구에 비슷한 규모로 2101평 토지에 2475평 건물을 짓는데만 해도 183억원이 들었던 것을 감안하면, 해당 부지에 공장 건물을 새롭게 짓는데는 최소 100억원 이상 더 들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한미반도체는 지난 3년 간 매출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수익성도 다소 줄어든 상태였다. 2022년까지만 해도 매출 3276억원, 영업이익 1119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반도체 불황 여파로 매출은 1590억원으로 51.46%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346억원으로 69.09% 급감했다. 30%대를 지속하던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21.74%로 떨어졌다.
 
회사는 올해 HBM 수요가 돌아옴에 따라 연달아 신제품을 출시하고 매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엔 '2.5D 빅다이 TC본더'를 선보이고 내년 하반기에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본더', 2026년 하반기에는 '하이브리드 본더'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 목표는 6500억원으로 설정했다. 이어 내년 매출 목표는 1조200억원, 2026년에는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세웠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이사 부회장은 회사 홈페이를 통해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라며 "고객 만족 실현을 위한 차세대 TC 본더 출시와 함께 생산 캐파를 착실히 준비해 2026년 2조원 매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CAPEX 증가에 잉여현금흐름(FCF) 감소 '주의'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투자활동현금흐름을 통해 현금성자산 확보에 성공했지만, 최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면서 보유 현금이 다소 줄어든 상태다. 아울러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급감해 현금창출력은 다소 약화된 가운데 올해 늘어난 CAPEX를 감당하려면 영업활동현금흐름 개선이 지속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의 경우 2022년 1095억원에서 약 450억원으로 58.91%로 절반 이상 축소됐다. 반면, 투자활동현금흐름은 2022년 181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846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의 처분으로 929억원이 유입되고, 단기금융상품의 감소로 134억원이 추가된 것이 주요했다. 이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2년 909억원에서 지난해 1797억원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올해 1분기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428억원으로 또다시 감소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이 적자전환하고 재무활동현금흐름 손실이 커진 탓이다. 한미반도체는 배당금 지급을 지난해 1분기 195억원에서 올해 1분기 405억원으로 늘리고, 자기주식의 취득으로 200억원이 빠져나가 재무활동현금흐름 손실은 지난해 1분기 199억원에서 올해 1분기 608억원으로 늘어났다.
 
한미반도체는 아직 1000억원대 자산을 확보해 당분간 보유 자금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CAPEX가 확대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주의가 필요하다. CAPEX는 2022년 91억원에서 지난해 275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잉여현금흐름(FCF)는 2022년 1004억원에서 지난해 175억원으로 급감했다. 
 
올해도 CAPEX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현금창출력이 강화되려면 영업활동현금흐름 호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미반도체는 지난 5월14일에도 인천 서구 가좌동 소재 토재와 건물을 취득하기 위해 98억8000만원을 투자키로 했다. 최근 인천 부지 추가 매입으로 300억원가량을 써 올해에만 400억원 가까이 유형자산의 취득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돼 올해 예상 CAPEX는 55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CAPEX가 275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잉여현금흐름(FCF)은 지난해 175억원에서 올해 46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IB토마토>는 한미반도체 측에 수차례 연락했으나 응답을 들을 수 없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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