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 신종자본증권 발행…3년 안에 상환할 수 있을까
이마트 보증으로 6500억원 규모 발행
부채비율 806%→200% 미만 하락 기대
매년 460억원 이자 압박…3년 후부터 이자율 급증
공개 2024-06-04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0일 18:4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신세계건설(034300)이 3년 안에 실적 개선을 통해 신종자본증권 6500억원을 상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신세계건설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 모회사인 이마트(139480)로부터 7%대 이자율로 지원 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3년 후에는 스텝업 조항으로 이자율이 급증하기 때문에 사실상 3년 안에 6500억원을 상환해야 하는 입장이다. 신세계건설이 영업실적 개선과 재무건전성 개선 숙제를 단기간에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마트와 신세계건설 모두에게 충격이 전해질 전망이다.
 
모회사서 대규모 자금수혈…재무건전성 획기적 개선 기대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6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신규 발행 승인 안건을 의결했다.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위함이다.
 
신세계건설이 30년 만기(2054년 5월29일)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 이마트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에스이엔씨피닉스제일차(2000억원), 에스이엔씨피닉스제이차(1000억원), 에스이엔씨피닉스제삼차(3000억원), 에스이엔씨피닉스제사차(500억원) 등 4곳이 이를 각각 인수한다. 발행주관사인 NH투자증권(005940)과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이 SPC가 인수한 신종자본증권을 투자자에게 매각하고, 신세계건설→SPC→투자자 순서로 이자를 지급하는 구조다. 이마트는 SPC 4곳에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한다. 모회사인 이마트가 자회사 신세계건설의 자금 조달을 보증한다는 의미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채권’으로 불리며 통상 30년 이상의 긴 만기를 가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장기간 고금리를 감당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지만, 일반 회사채 등과 달리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자본’에 편입할 수 있어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요 금융권에서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신세계건설은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얻게 될 6500억원으로 재무건전성 확보에 총력을 쏟을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연결 기준 신세계건설의 부채비율은 806.9%로 적정 수준(200%)을 한참 상회하는 수준이다. 또 기업이 확보한 잉여자금을 나타내는 지표인 유보율도 전년 동기(696.1%) 대비 대폭 줄어든 22.7%를 기록 중이다.
 
신세계건설은 자금 조달 완료시 800%를 훌쩍 넘은 부채비율이 20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올해 3월 기준 신세계건설의 자본총계는 1545억원에 불과한 데 비해 부채총계는 1조2467억원으로 과도한 수준인데, 단순 계산으로 6500억원을 더해 자본총계가 8045억원이 된다면 부채비율은 154.9%로 떨어진다.
 
매년 460억원 이자비용…조속한 정상화 절실
 
신세계건설이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조달한 6500억원의 대가는 만만찮다. 해당 신종자본증권의 표면이자율은 7.078%에 달한다. 1년 이자로 SPC에 지불해야 하는 금액만 460억원이다.
 
또한 이 신종자본증권의 최초 재설정일은 3년 후인 2027년 5월29일인데, 최초이자율에 연 2.50%가 가산된다. 4년차에는 약 연 9.5%의 이자율을 부담해야 한다. 이후 △5년차 연 3.0% △6년차 연 3.5% △7년차 연 4.0% △8년차 연 4.5% 등 해마다 이자율이 높아지는 구조다. 신세계건설에게는 사실상 이자율이 폭등하는 시점 이전에 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압박이 주어진 셈이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제적인 자본 확충을 통해 향후 약 3년간 잠재적으로 발생 가능한 총 자금 수요 이상의 충분한 유동성 대응 역량을 갖추게 됐다”며 “안정화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향후 수익성을 갖춘 사업들을 선별적으로 수주해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신세계건설의 영업실적을 고려하면 재무건전성 확보 뒤 감당해야 할 이자비용은 적은 수준이 아니다. 회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5026억원, 영업손실 1878억원, 당기순손실 1585억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서도 1분기 기록한 영업손실은 313억원, 분기순손실은 271억원에 달한다. 또 지난해 이자비용으로 유출된 현금은 약 186억원으로 이번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이자비용(460억원)까지 합하면 약 650억원의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신종자본증권 재설정일 이전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살아나는 것이 신세계건설의 재무건전성 개선의 열쇠다. 올해 3월 말 1394억원에 달하는 재고자산(미분양), 472억원 규모 미청구공사를 해소하기 위해선 시장의 온기가 절실한 상황이다.
 
영업실적 개선을 위해 우선 올해 3월 기준 1조9751억원에 불과한 수주잔고를 확충하는 것 역시 급선무다. 지난해 매출(1조5026억원)의 1.3배에 불과한 수준으로, 보다 적극적인 수주가 필요한 상황이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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