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팩, 합금철 감산에 매출 감소 불가피…신사업도 시간 필요
동남아산 합금철 수입 증가에 합금철 매출 감소
고철 유통 사업 진출로 지난해 매출 300억원 증가 추정
차입 등으로 현금 확보…'신사업용' 자금 시각
공개 2024-05-03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30일 16:1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합금철 제조사 심팩(SIMPAC(009160))이 철강 시장 위축에 주력 사업인 합금철 생산을 일부 중단하면서 매출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팩은 비철금속 거래 및 철스크랩 유통 사업에 진출해 합금철 매출을 메우고 있지만 합금철 사업 매출 감소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두 신사업은 장래는 밝지만 거래처 확보를 통한 수요 확대가 관건인 사업이라 궤도에 올라 합금철 사업 매출 감소를 채우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심팩)
 
일부 생산 중단에 매출 감소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심팩은 오는 5월1일부터 당진 공장에서 가동하는 합금철 사업부의 생산을 중단한다. 당진 공장에서 발생하는 합금철 사업 매출은 567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심팩 매출액(6095억원)의 9.3%에 해당하는 매출이다. 당진 공장에서 합금철 생산이 중단되면서 심팩은 포항 공장에서만 합금철을 생산한다.
 
심팩이 합금철 생산을 줄이는 배경은 값싼 수입산 합금철 수입 급증이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국내로 수입된 합금철 수입량은 16만5492톤으로 2022년(15만9437톤)보다 3.8% 증가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베트남산 합금철 등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등 낮은 가격에 수입되는 합금철을 막기 위한 조치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중국산 합금철 수입량은 같은 기간 18만200톤에서 12만6920톤으로 29.6% 줄었지만 지난해 동남아시아로부터의 합금철 수입량의 77%에 달한다.
 
값싼 제품이 수입되면서 심팩의 합금철 매출액은 2022년 4636억원에서 지난해 2988억원으로 35.5% 감소했다. 이에 심팩의 전체 매출액도 6722억원에서 6095억원으로 9.3% 감소했다. 심팩은 지난 몇년간 값싼 합금철이 국내로 수입되면서 주력 사업인 합금철 사업 매출이 매년 줄어들고 있다.
 
주력 사업이 위축되는 모습을 나타내자 심팩은 다른 사업을 통해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심팩은 지난해 금속 트레이딩 사업과 철스크랩(고철) 유통사 베데야의 지분 33.3%를 인수해 스크랩 유통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금속 트레이딩 사업은 매출 725억원을 기록했으며, 스크랩 사업을 포함한 심팩의 서비스 사업 부문은 2022년 매출 63억원에서 지난해 379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앞으로도 심팩은 지난해 진출한 신사업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팩은 과거 기계 부품인 프레스 사업이 주력이었지만 합금철 사업 확대를 통해 주력 사업을 합금철 사업으로 바꾼 바 있다. 이에 철강업계는 향후 새로운 사업의 비중이 확대되며 심팩의 매출 구조도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신사업 진출했지만…공백 메우기에 '시간'
 
심팩은 지난해 고철 및 금속 트레이딩 사업을 통해 합금철 매출 감소를 채우고 있다. 그러나 두 사업은 시세에 민감한 사업인만큼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금속 및 고철에 대한 꾸준한 수요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국내 철스크랩 수요가 늘어나야 심팩의 스크랩 사업도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인간 거래라는 특성과 이미 구축된 네트워크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구매와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국내 철스크랩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국내 최대 철강사인 포스코가 오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전기로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전기로는 고철을 녹여 철강 제품을 만드는 설비로, 전기로가 세워지면 스크랩 수요가 증가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철스크랩 수요는 오는 2025년 3034만톤에서 2030년 3275만톤으로 7.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내에서 발생하는 철스크랩은 같은 기간 2681만톤에서 2908만톤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공급 부족에 따른 수입까지 발생하는 상황이라 향후 시간을 들여 수요처를 최대 확보해야 매출 확대로 이어진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사업 초기 꾸준히 스크랩을 사줄 거래처를 널리 확보하는 것이 스크랩 사업의 성패를 가를 관건으로 지적된다.
 
아울러 금속 트레이딩 사업도 일종의 ‘구매대행’인 만큼 수요를 널리 확보해야 매출 확대로 이어진다.
 
한편, 심팩은 차입 등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다. 해당 자금은 지난해 화학사인 송원산업(004430) 인수 자금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심팩이 신사업 진출을 위해 송원산업 인수전에 참가했지만 매각가를 두고 이견이 발생, 송원산업이 매각 입장을 철회한 바 있다. 이에 심팩이 해당 자금을 바탕으로 또 다른 신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진식 심팩 회장은 꾸준히 신사업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신사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IB토마토>는 심팩 측에 현재 신사업 발전 방향 및 향후 추가 신사업 진출 등을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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