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막혔던 중국노선 재개…결손금 줄이기 동력 얻나
중국노선 여객 2019년의 37%에 불과해 '나홀로 뒷걸음'
올해 방한 중국 관광객 수 급증해 수요 증가 기대감 커져
일드 4% 하락 전망…수요 증가율이 일드 웃돌 가능성도
공개 2024-04-08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4일 17:2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제주항공(089590)이 중국 노선 운항 확대·재개를 통해 결손금 감축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제주항공은 항공 수요가 회복된 가운데 원가 절감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대폭 키웠다. 올해는 국내 항공업계의 신규 항공기 도입이 증가할 전망이라 수익성 감소 가능성도 관측된다. 이에 아직 여객수가 회복되지 않은 중국 노선 운항을 확대해 수익성 확대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제주항공)
 
중국노선 회복조짐
 
4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오는 24일부터 제주와 베이징(다싱 공항)·장자제를 각각 오가는 중국 노선에 새로 취항한다. 아울러 제주항공은 인천과 스좌장을 오가는 주2회 노선을 재운항하기로 결정했다. 제주항공이 중국 노선을 확대하는 것은 관광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이전 중국 노선은 항공사들에게 ‘알짜 노선’이었다. 한국과 거리가 가까운 데다 한국으로 오는 관광수요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중국 내 강력한 코로나19 봉쇄 정책과 내수 경기 침체로 지난해까지 중국 노선은 수요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국에서 중국으로 가는 관광 및 비즈니스 항공 수요도 동시에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과 중국을 오간 여객수는 총 684만8108명이다. 이는 지난 2019년 한-중 항공 여객수(1843만3760명)의 37.1%에 불과해 회복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다. 제주항공 등 LCC의 주요 노선인 일본노선 여객수가 지난해 1938만2535명을 기록해 2019년(1886만3541명)을 능가했고, 동남아시아 지역의 대표 노선인 베트남의 경우 2019년(977만9358명) 대비 2023년(874만4747명) 여객수가 89.4%까지 회복된 사실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여객 수요가 급증하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수는 201만9424명으로 월 평균 16만8285명이다. 그러나 올해 1월과 2월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수는 월 평균 31만1877명(총 62만3754명)으로 지난해보다 85.3% 급증했다. 이에 올해 들어 중국인 관광객 입국이 크게 증가하면서 중국 노선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이 운영하는 제주-베이징 노선은 관광 수요에 대비한 노선으로 파악된다.
 
항공업계에는 중국 노선 회복이 수익성 회복의 열쇠로 여기는 분위기다. 중국 외 다른 노선들이 대부분 코로나19 기저 효과를 얻어 지난해 큰 폭으로 수요가 회복됐다. 올해부터는 기저 효과가 소멸되면서 지난해와 같은 큰 폭의 수요 증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올해 국내 항공사들이 항공기를 앞다퉈 도입할 예정이라 공급도 함께 늘어날 예정이다. 이에 아직 코로나 19 기저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중국 노선의 회복이 수익성 확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재무건전성 개선 동력 확보
 
중국노선이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제주항공의 결손금 감축 속도도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항공의 결손금은 3995억원으로 2022년(5021억원)보다 20.4% 줄이는데 성공했다. 제주항공은 원가 절감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모든 항공기를 단일 기종으로 통일해 정비 비용 등을 절감하고, 구매 비용을 줄이는 것이 그 예다. 제주항공은 현재 B737-8 계열의 항공기만 운영하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임차 항공기 관련 충당부채는 2022년 3181억원에서 지난해 3238억원으로 1.8%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제주항공이 총 4대의 항공기를 새로 들어오며 항공기 수 증가율이 10.8% 증가한 것에 비하면 충당부채 증가율은 항공기 수 증가율을 크게 밑돌았다. 항공업계 전반의 임차기 관련 충당부채 증가율이 지난해 수 십%에 달하는 점과 대조적이다.
 
아울러 단일 기종을 운영함으로써 정비 등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유류비를 제외한 CASK(1킬로미터 당 비용)는 48원으로 경쟁사에 비해 10% 이상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통해 지난해 제주항공은 매출 1조7240억원, 영업이익 1698억원, 순이익 1343억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가 절감 외에 수익성을 키울 수 있는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5조원에 달하는 항공기 투자뿐 아니라 모회사 AK홀딩스의 재무여력이 악화되면서 ‘맏형’ 제주항공이 빨리 재무 체력을 회복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공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항공업계가 항공기 수 증가 등 공급 증가로 인해 수익성이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운영 항공기 수를 지난해 393대에서 올해 418대로 늘릴 계획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항공업계의 국제선 일드(1킬로미터 당 매출)는 4%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중국 노선에서 코로나19 기저 효과가 발생할 경우 일드 하락률보다 높은 수요 증가율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제주항공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중국 노선을 강화했다”라고 답변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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