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총수신 줄어드는데…디지털 성과도 '잠잠'
이자 더 챙겨주지만…총수신 감소
점포 감소에 디지털 영업도 불투명
공개 2023-11-08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3일 17:5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SC제일은행의 이자 비용이 두 배 이상 증가하면서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금리경쟁 과열 양상으로 SC제일은행도 수신금리를 높여 고객 유치에 나선 영향이다. 총수신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업계 최고 수준으로 제공하고 있는 입출금자유예금과 예금에 대한 이자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점포수와 디지털 이용자도 늘지 않아 시장 점유율 향상 방안 마련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SC제일은행본점.(사진=SC제일은행)
 
수신 감소·비용 증가
 
SC제일은행의 유동성 확보가 쉽지 않아 보인다. 3일 SC제일은행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총수신은 62조512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64조7007억원 대비 3.5% 감소한 규모다. 특히 신탁계정이 지난해 동기 2조9277억원에서 3조3418억원으로 증가했음에도 은행 계정 수신이 61조7730억원에서 59조1707억원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SC제일은행의 수신 규모가 감소한 이유는 요구불예금과 외화 예수금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상반기 기준 SC제일은행의 요구불예금은 2조2102억원으로, 지난해 말 2조3406억원보다 1304억원 감소했다. 외화 예수금에서도 보통예금과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감소해 3조5198억원에서 2조7750억원으로 감소했다. 올 상반기 지난해 말과 비교해 보통예금에서 7448억원, 정기예금에서는 7687억원이 빠져나갔다. 입출금자유예금 기준 최고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으나, 저원가성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 보이는 대목이다. SC제일은행은 11월3일 기준 제일EZ통장 고객에게 2.6%의 기본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전북은행이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나, 해당 상품은 첫거래 고객에만 판매하고 있어 전북은행 상품을 제외하면 시중은행 중 최고 금리다.
 
다만 저축성예금의 추이는 요구불예금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SC제일은행의 저축성예금은 50조6715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51조6058억원)보다는 감소했으나 지난해 말(50조4828억원) 대비 1887억원 증가했다.
 
3일 기준 SC제일은행이 정기예금에 제공하고 있는 1년 만기 상품의 기본금리는 4.05%로 수협은행 다음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4대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이 SC제일은행과 같은 기본금리를 적용하고 있으며, KB국민은행의 경우 0.95%, 신한은행은 2.9%, 하나은행은 2.6%의 기본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SC제일은행은 최고 금리의 경우 4.35%를 제공하고 있어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중 가장 높은 이율이다. 지난달 취급 평균 금리보다도 대폭 인상한 금리인데, 1년 만기 전월 취급 평균 금리는 3.71%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시중은행들의 수신 금리 경쟁의 영향으로 1년 만기 예금에 가입했던 고객의 재예치를 위한 행보로 보인다.
 
지난해 금리 경쟁의 결과는 큰 폭으로 증가한 이자 비용에서 드러난다. 올해 2분기 SC제일은행의 이자비용은 475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997억원 대비 137.9% 증가했다. 누적으로 보면 차이는 더 커진다. 올해 상반기 누적 이자비용은 966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3586억원에서 169.4% 증가했다. 반기순이익도 지난해 대비 감소했다. 지난해 반기순이익은 212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112억원으로 소폭 줄어들었다. 총자산순이익률도 0.37%로 지난해 동기 0.41%대비 0.04%p 감소했으며 자기자본순이익률도 지난해 상반기 8.48%에서 8.02%로 0.46%p 감소했다.
 
시장 경쟁력 챙기기 고심
 
SC제일은행의 지난 1분기 기준 시장점유율은 총여신 3.54%, 총수신 3.74%다. 여신과 수신 모두 점유율 하락세를 멈추지 못하고 있다. 앞서 SC제일은행의 총여신 점유율은 2019년 3.73%에서 2020년 3.93%로 증가세를 보였으나 지난 2021년 말 점유율은 다시 감소해 3.86%로 떨어졌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말에는 3.66%까지 떨어졌으며 올해 1분기까지 하락세를 이어갔다. 수신도 같은 흐름으로 변화했다. 지난 2019년 3.85%, 2020년 3.93%로 증가했으나 지난 2021년 기준 업계 점유율 4.11%, 규모는 64조3769억원으로 감소했으며, 지난해 말 점유율은 3.79%까지 떨어졌다. 올해 1분기에도 하락세를 멈추지 못해 0.05%p 감소해 3.74%를 기록했다. 
 
점유율이 감소하고 있으나 영업 네트워크는 축소하는 분위기다. SC제일은행의 상반기 기준 국내 영업점수는 16개로 지난해 상반기 185개 대비 19개의 영업점이 없어졌다. 영업점 대신 디지털 뱅킹 플랫폼의 혁신을 통해 디지털 니즈에 부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나 대표적인 디지털 실적인 모바일 앱도 이렇다 할 실적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데이터 플랫폼인 마케팅클라우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SC제일은행 모바일뱅킹 앱의 안드로이드 월평균 사용자는 58만명이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의 월 평균 사용자는 KB국민은행 스타뱅킹 885만명, 신한쏠 673만명, 우리원(WON)뱅킹 514만명, 하나은행 하나원큐 426만명인데에 반해 약 8배에서 15배 적은 규모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외국계 은행의 경우 국내 은행에 비해 신뢰도가 낮은 것이 수신규모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라면서 "총수신이 감소하는 가운데 이자비용이 증가한다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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