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전국구 행보 가속화…시중은행 입지 다지나
iM금융·iM뱅크가 새 사명 후보 유력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기업영업 강화
공개 2023-09-07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5일 10:4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장용준 기자] DGB금융지주(139130)가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지주 및 은행의 사명 변경과 비은행 부문 강화 등을 통해 전국 영업망 확대를 위한 행보를 가속화한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은행 오프라인 점포수 확장보다는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비은행 계열사들의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디지털 전환, 1인 지점장 제도 등을 통한 기업영업 강화 등의 차별화 전략으로 시중은행의 입지를 키워 나가겠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전환 TF팀 가동…비은행 부문 경쟁력 우수
 
4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지난 7월26일 대구은행과 함께 시중은행 전환 인가 추진을 위한 조직인 '시중은행 전환 TF팀'을 구성했다. 시중은행 전환 태스크포스(TF)팀은 사업계획 수립·조정과 시중은행 전환의 장점을 활용한 경쟁력 제고 방안을 중점적으로 다루게 된다.
 
DGB금융지주는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과 함께 사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특히 대구은행의 경우 iM뱅크, 하이뱅크, DGB뱅크 등이 사명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지방은행으로서의 색깔을 지우기 위한 방안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IB토마토>에 "iM뱅크나 하이뱅크, DGB뱅크 등이 모두 이전부터 앱이나 금융지주 자회사에서 쓰여 왔던 명칭이다 보니 후보군으로 나오고 있지만 확정적인 것은 없다"라며 "과거 지방은행을 합병한 시중은행이 해당 지역에서 지역명을 병기해 온 사례도 있다 보니 지역정서도 고려해서 최선책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DGB금융이 사명 변경을 위한 상표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iM'이 공통적인 사명이 될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DGB금융은 iM금융지주, iM금융그룹이라는 상표를 등록했고, 비은행 계열사인 생명보험·캐피탈·금융투자 외에 저축은행·손해보험도 모두 포함해 상표를 등록했다. 이는 기존부터 지방금융지주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에 강점을 보여온 DGB금융의 특성을 살려 시중은행 전환을 앞둔 대구은행의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 시점에서 지방금융지주 가운데 시중은행 전환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곳은 사실상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라며 "이 때문에 다른 지방금융지주들이 시중은행 전환 의지를 내비치지 않은 것인데, 그럼에도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의지를 보인 것은 지방금융 가운데서는 비은행 계열사들의 시너지를 가장 기대할 수 있다는 것과 지역적 정서가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연내 시중은행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는 대구은행이지만 기존의 영업망으로는 시중은행으로서의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판단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른 대구은행의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점포(지점+출장소) 수는 199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수도권 점포수는 서울 3곳, 경기 4곳, 인천 1곳의 점포만 확보된 상황이다. 이에 비해 기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들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 기준으로 △국민은행이 563곳 △신한은행이 513곳 △우리은행이 515곳 △가장 적은 하나은행이 372곳의 점포를 갖추고 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더라도 실질적인 영업망을 확대하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미 기존 시중은행들이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영업망을 뚫어야 하는 입장이라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하이투자증권, DGB생명, DGB캐피탈 등의 비은행 계열사들은 대구(122곳), 경북(59곳) 지역에만 89.6%가 집중돼 있는 대구은행의 한계를 보완해 줄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GB금융의 올해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3098억원으로 이 가운데 대구은행(2504억원)을 제외한 비은행 부문(1175억원)의 손익 기여도가 37.9%로 지방금융지주 가운데 으뜸이다. 반면 경쟁그룹인 BNK금융지주(138930)는(4602억원의 당기순이익 가운데 비은행 부문 1006억원) 비은행 부문 손익 기여도가 21.9%로 처져 있고, JB금융지주(175330)도(당기순이익 3261억원 가운데 비은행 부문 819억원) 비은행 부문 손익 기여도는 25.1%에 그친 수준이다.
 
DGB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하이투자증권은 부산에 본점을 두고 서울 여의도, 울산 등에서 활발한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고, 부산생명으로 시작한 DGB생명도 부산을 거점으로 삼았다가 럭키생명, LIG생명 등을 거쳐 우리금융지주가 인수하기까지 수도권을 주무대로 삼다가 DGB금융의 품에 안겼다.
 
DGB금융지주 본사 사옥(사진=DGB금융지주)
 
금융센터·PRM·DT 등으로 기업금융 강화
 
비은행 계열사들의 선전과 함께 대구은행은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영업망 확대를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센터를 중심으로 한 기업영업 특화조직과 기업금융영업전문가(PRM)제도, 디지털 전환(DT) 등이 핵심축이다.
 
금융센터는 기존 인천금융센터, 부산금융센터에 이어 올해 초 문을 연 성남금융센터를 서울, 경기권의 거점으로 삼아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영업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PRM 제도는 시중은행에서 퇴임한 기업영업전문가들을 영입해 수도권 영업을 전담시키는 것으로 대구은행이 지방은행이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추진해 온 인사 정책이다. PRM 인력은 50대에 시중은행 퇴직한 인재들로 구성돼 일정액의 기본급과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로 급여가 지급되는 시스템을 갖췄다. 앞서 2019년 PRM 제도 도입 이후 2020년 9995억원이던 대출잔액은 지난해 2조원(2조2429억원)을 넘긴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2조7704억원에 달할 만큼 성장세가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기 위해 PRM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영업망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으로 낮아진 조달 금리와 지역 중소기업 금융노하우를 활용해 수도권·강원·충청 등 전국으로 중소기업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핀테크사와 제휴해 디지털 영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TF팀에서 시중은행 전환 전략을 구상하는 단계라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기는 어렵다"라면서도 "당장 시중은행과 경쟁하기에는 자본이나 조달금리 등에서 불리한 점이 있다 보니 영업점의 공격적인 확장은 어렵지만, 수도권에서는 PRM 1인 지점장 제도와 디지털화, 리치마켓 등을 통해 영업력을 서서히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용준 기자 cyongj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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