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 여전히 계열사 지분 확대…끝나지 않는 편법승계 '논란'
소액주주연대 "상속세 피한 경영권 승계"…사조그룹 "장기적인 지배력 강화"
10개월째 답보상태 놓인 국세청 세무조사…ESG기준원, 사조산업 지배구조 D등급 평가
공개 2023-07-25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1일 18: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사조산업(007160)에 대한 편법승계 조사가 10개월 이상 답보상태에 놓이면서 일각에서는 봐주기식 수사가 아니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세무조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계열사에 대한 사조산업의 지분확보가 이어지면서 경영권승계와 소액주주 견제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사진=사조시스템즈 홈페이지)
 
사조산업, 3년새 보유지분율 4% 추가 확보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조산업이 최근 경영권 강화를 위해 최근 사조시스템즈 주식 6467주(지분율 0.13%)와 삼아벤처 주식 6만6572주(1.33%)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주식수는 301만2692주에서 307만9264주로 확대되면서 지분율은 지난 3월27일 60.25%에서 약 4개월 만에 61.58%로 1.33%포인트 증가했다. 
 
앞서 사조산업의 주식 보유비율은 2021년 말 57.57%, 2022년 10월 59.13%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3년 만에 4.01%포인트 늘었다. 보유목적은 경영전반에 포괄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함으로 공시돼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주 회장은 의결권 있는 주식 71만2046주로 지분 14.24%를 확보하고 있다. 그 아들인 주지홍 부회장이 33만9910주(6.80%), 주 회장의 부인인 윤성애씨가 6만1408주(1.23%)를 보유하며 오너 일가가 확보한 지분율은 약 19.48%에 달했다.
 
이외 지분은 사조오양·사조시스템즈·사조랜더텍 등 5개 계열사가 약 39.29%를 나눠 갖고 있다. 특히 사조시스템즈 한 개사에서 지분을 30.68%를 확보하고 있어 사실상 지주사인 사조산업 위에 물류회사 사조시스템즈가 있는 구조다. 현재 사조시스템즈의 최대주주는 현재 주지홍 부회장(39.7%)으로, 주지홍 부회장-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계열사로 이어져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사조산업은 계열사 지분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사조오양(006090) 지분은 현재 사조대림(003960)이 60.97%, 캐슬렉스서울이 2.55%를 확보하고 있다. 앞서 캐슬렉스서울은 지난 2021년 말 0.44%에서 지난해 7월 1.95%까지 끌어올린 이후에도 지속적인 지분 확대에 나서고 있다. 캐슬렉스서울의 지분은 사조산업(79.50%)과 사조씨푸드(20.00%)가 99.50%를 보유 중이다. 
 
사조대림 역시 사조산업(13.77%), 사조씨푸드(014710)(13.23%), 사조시스템즈(9.82%), 캐슬렉스서울(1.27%), 주 부회장(1.56%) 등 10여 명의 최대주주가 주식 53.18%를 보유한 구조로, 주 회장의 지분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1.56%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윤 씨(0.27%)와 사조시스템즈(9.82%) 등 일부 계열사 지분율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통해 지배력 강화…소액주주, 경영세습 비판
 
사조그룹이 상장사나 상장사 자금이 투입된 회사를 동원해 계열사 지분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회사 내 오너 일가 지배력을 공고히 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3%룰을 무력화 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룰이란 상장사의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지배주주의 각 계열사별로 확보한 지분의 최대 3%에 대한 의결권만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제한 규정이다.
 
이로 인해 앞서 사조그룹은 사외이사 감사 선임에서 오너 일가가 표결에서 밀린 바 있다. 당시 이상훈 감사위원을 선임하는 안건 투표 당시 사조대림이 가지고 있는 60.53% 지분 가운데 3%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은 사용하지 못했다.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사조산업의 주가가 저평가된 지금 미리 주식을 확보한 후 차익을 얻고 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조산업의 저평가된 부동산 자산 재평가를 수십 년째 미룬 점 등이 근거다. 주가가 낮게 형성되는 만큼 주 부회장의 지분 확보가 수월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오너 일가가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췄다는 주장이다.
 
송종국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주 회장을 작년 주총전에 회사에서 직접 대면한 적이 있었는데, 동년배 나이의 평균보다 건강이 좋아보이지 않았다”라며 “주 부사장의 부회장 승격과 지속적인 사조 계열사들의 사조산업과 그룹주의 지속적인 매입공시 등을 볼 때 상속을 마무리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사조그룹측은 <IB토마토>에 “주진우 회장의 건강이상설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계열사 지분확대는 승계보다는 장기적으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 저승사자’ 국세청, 세무조사 진행 결과는 무소식
 
앞서 지난해 9월 국세청은 사조산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그동안 사조그룹은 지배구조 형태에 대해 기형적이라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실제 지속적으로 제기된 편법 경영승계 논란이 계속되고 있었던 만큼 조사가 가볍게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특히 지난해 초 주 부회장이 부사장에서 부회장으로 빠르게 승진하면서 그동안 사조그룹을 둘러쌌던 편법 승계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게다가 주 부회장이 경영 승계 과정에서 계열사 자금을 이용하는 등 상속세 없이 경영권을 차지해 편법승계라는 비판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10여 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세무조사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사조산업측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문제 사항이 없어 공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에 대해서 국세청 대변인실은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세무조사는 개별 과세 정보이기 때문에 진행과정에 대해서 언급하기 어렵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사진=한국ESG기준원)
 
한편, 한국ESG기준원(KCGS)이 발표한 2022년 ESG 등급 부여 현황에 따르면 사조산업과 사조대림, 사조오양은 지배구조 평가에서 최하위인 D등급을 받았다. 등급은 S, A+, A, B+, B, C, D까지 총 7등급으로 나뉜다.주요 계열사 외 사조동아원, 사조씨푸드 등도 각각 C, B등급을 받았다.
 
한국ESG기준원 측은 <IB토마토>에 “해당 평가에서는 국세청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반영되지 않았다”라며 “결과가 나온다면 반영이 될 예정이며 지난해 평가는 기업의 지배구조나 배당정책, 이사회 출석 등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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