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해보험, IFRS17서 결손금 확대…재무 개선 미지수
IFRS9 효과로 자본총계 조정…지급여력 수준 '예의주시'
공개 2023-06-23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MG손해보험이 새로운 회계제도에서 이익잉여금 손실 규모가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회계 기준 변경으로 자본총계 증가 효과가 있었지만 정작 중요한 부문에서 뒷걸음질 친 모양새다. 보험영업 측면에서 미비한 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는데, 지급여력 개선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IFRS17 도입 후 오히려 이익잉여금 적자 늘어
 
21일 회사 경영공시 자료에 따르면 MG손보는 올해 1분기 기준 이익잉여금(결손금)이 –1912억원으로 확인된다. 이는 올해부터 보험업계에 적용되는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보험계약)과 IFRS9(금융상품)을 함께 적용한 수치다.
 
 
기존 회계제도인 IFRS4와 IAS39가 적용됐던 지난해 말 이익잉여금은 –930억원이다. 올해 1분기와 비교했을 때 약 1000억원 정도 차이가 발생한다. MG손보가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103억원 흑자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초 회계제도 전환 결과 이익잉여금은 –2015억원으로 기존보다 손실이 1085억원 확대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보험업계서는 올해 1분기 IFRS17에 IFRS9까지 더한 수치를 본격적으로 발표하기 전 지난해 실적에 IFRS17만 도입한 내용(IFRS17+IAS39)을 공개하기도 했는데, MG손보의 경우 해당 기준으로 이익잉여금이 –2150억원이었다. 즉 IFRS17 적용으로 결손금이 1220억원 불어난 셈이다.
 
반면 IFRS9 적용은 결손금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IFRS9은 이익잉여금의 손실 규모를 135억원(1220억원-1085억원) 만큼 방어했다. 회사 경영공시에서는 이익잉여금에 대한 영향으로 IFRS9 적용이 잉여금을 기존 –930억원(IFRS4 기준)에서 –794억원 정도로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IFRS17 적용에 따른 결손금 확대 배경에는 MG손보의 보험영업이 위축됐다는 점과 보유계약(부채)이 질적인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자본적정성 관련 주요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도 지난해 기준 43.0%에 불과해 금융당국 권고치(150%)를 크게 밑돌고 있다.
 
신용평가 업계의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일반적으로 IFRS17에서 부채 변화액(시가 평가)을 소급 적용하면 결과적으로 이익잉여금을 다 조정하는 것이다"라면서 "MG손보의 경우 경영개선 관리를 받고 있는 만큼 보험영업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이 반영됐을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사진=MG손해보험)
 
IFRS9 적용하니 자본총계 감소…지급여력 정상화 '요원'
 
MG손보의 대주주인 JC파트너스 측에서 그동안 강조했던 점은 부채를 시가 평가하는 IFRS17으로 회계제도가 변경되면 주요 재무지표가 개선된다는 것이다. 실제 MG손보는 IFRS17 전환 효과로 자본총계가 크게 증가했다.
 
기존 회계제도에서 MG손보의 자본총계는 작년 말 기준 약 10억원이다. 전년도인 2021년에는 1180억원 정도였는데, 지난해 급격한 금리 상승 탓에 기타포괄손익누계액 손실 규모가 908억원까지 커지면서 자본총계가 대폭 하락했다.
 
IFRS17 체제서는 부채를 현재 금리가 반영된 시가로 평가하면서 이러한 양상이 개선됐다. MG손보의 경우 지난해 말 IFRS17과 IAS39 적용 기준 자본총계가 8247억원으로 평가됐다.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8550억원으로 회복했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1분기 IFRS9까지 적용하게 되면서 자본총계는 2871억원으로 조정됐다.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2936억원으로 줄어든 결과다. IFRS9 적용은 기타포괄손익누계액(IFRS4 기준)이 –908억원에서 –6252억원으로 확대되는 정도의 영향을 미친다.
 
IFRS9을 적용하면 자산 구성의 재분류 과정이 이뤄지는데, 만기보유금융자산이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금융자산(FVOCI)으로 변경되면서 손실로 인식한 금액이 커진 것이다. FVOCI는 평가손익의 변동이 기타포괄손익 부문에 반영된다.
 
MG손보는 회계 변경으로 자본총계가 늘었지만 이익잉여금 손실 규모가 불어난 만큼 지급여력비율 개선 효과도 더디게 나타날 수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에서 회계상 자기자본 규모가 중요하긴 하지만 더해지고 차감하는 항목이 많다"라면서도 "이익잉여금 부문만 놓고 보면 가용자본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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