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저축은행, 부동산PF 탓에 수익성·자산건전성 '빨간불'
부동산 관련 대출 총액 감소했지만 연체액 증가
조달금리 상승·정책성 대출 수익성에 악영향
공개 2023-06-23 06:00:00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KB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이 가파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총여신 대비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높은 수준인데다가 전체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높아진 조달금리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낮은 상황에서 자산건전성 제고를 위한 방안은 마련돼 있는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사진=KB저축은행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율 급등자산건전성 급락
 
KB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중 대출금 11위, 예수금 10위로 안정적인 중상위권에 위치해있다. 그러나 대출 포트폴리오 구성은 수익성이나 자산건전성 방면에서 안정적이지 않아 보인다. 20일 KB저축은행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총여신 잔액은 2조5758억원으로, 이 중 기업대출은 1조2590억원, 개인 대출은 1조2823억원이다.
 
문제는 기업 대출 내의 부동산 관련 대출이다. KB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여신은 9797억원으로, 총여신대비 비중은 38%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 중 브릿지론과 PF대출잔액은 5333억원으로 기업대출의 42%, 총여신의 21% 수준으로, 연체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KB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 잔액 규모는 지난해 말 1조453억원 대비 6.27% 감소했지만 연체액은 급격히 증가해 연체율을 올렸다. KB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말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액은 지난해 말 194억원에서 514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연체율도 1.86%에서 5.25%로 올랐다. 3개월 만에 3.39%p가 급등한 수치다. 부동산 관련 대출 고정이하 여신비율도 지난해 말 1.8%에서 올해 1분기 기준 4.5%로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부동산 관련 여신 건전성이 하락하자 전체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올랐다.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1.8%에서 1.6%까지 낮아지면서 자산건전성 관리에 성공한 듯 보였으나 올해 1분기 지난해 말 대비 1.8%p 오르면서 3.9%에 다다랐다. 은행의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도 하락세를 보였다. KB저축은행의 BIS비율은 지난 2021년 후순위채 발행 효과로 13.9%로 개선됐으나, 단기적인 개선효과에 그쳐 올해 1분기 다시 12.3%로 내려가면서 지난 2020년 말 수준으로 돌아갔다.
 
곽수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자기자본이 감소한 상황에서 대출금 성장도 제한돼 위험가중자산이 감소한 영향으로 BIS비율이 하락했다"라면서 "급속한 자산 부실화 등 적기 상환능력 유지를 위해 자본완충력 확충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수익성 지표도 불안정
 
수익성도 문제다. 최근 3개년 평균 총자산수익률(ROA)은 0.7%로 업계 평균 ROA인 1.6%보다 확연히 저조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추이도 심상치 않다. KB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ROA는 0.5%였으나 3개월 만에 –1.7%로 떨어졌다. ROA는 총자산수익률로, 기업의 총자산에서 얼마만큼의 당기순이익을 냈는지 볼 수 있는 수익성 지표다. ROA가 이처럼 급격히 하락한 것은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대비 약 321% 하락했기 때문이다.
 
 
KB저축은행은 지난 2021년 2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직전해인 2020년에 비해 급격히 수익성을 증가시켰으나 기세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지난해 KB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29억원으로 직전해 대비 97억원 감소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12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올해 수익성 전망도 밝지 않다. KB저축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 2021년 말 2.5%에서 지난해 10월 최고 6%까지 상승했고, 올해 5월 말 기준으로도 4%대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수익성이 낮은 정책성 대출상품이 전체 여신 중 20%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높은 조달금리까지 이자비용이 돼 돌아올 것으로 보여 수익성 제고가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KB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조달비용 증가 및 경기 악화로 인한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라면서 "기업여신 자율협약을 체결해 자산건전성 저하를 방지할 예정이며 시장상황을 지켜본 후 금리조정을 통해 조달비용을 낮추고 자산성장을 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이성은 탄탄하고 읽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