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S&D, 자본잠식률 95%…애경그룹 지원에도 '밑 빠진 독'
지난해 이월결손금 1655억원 기록…'완전자본잠식' 눈앞
그룹사, 1천억원 유증·담보 제공…'수익성 개선' 선결 과제
공개 2023-06-12 06:00:00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완전자본잠식 위기에 놓인 AKS&D가 AK홀딩스(006840)의 지원에도 앞날에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애경그룹의 백화점부문 자회사 AKS&D는 유상증자와 담보 제공 등을 통해 재무부담은 완화됐지만,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백화점업계의 전반적인 업황 악화와 타사 대비 낮은 시장경쟁력 등으로 일각에서는 AKS&D 재무부담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4년…AKS&D, 자본잠식률 94.79% 기록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AKS&D 매출액은 578억원으로 전년 동기(550억원)대비 5.10% 증가했다. 반면 당기순손실은 같은 기간 113억원에서 141억원으로 24.78% 급증했다. 
 
코로나19 확산 첫 해인 2019년을 기점으로 AKS&D의 실적은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2018년 2876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2019년 2487억원, 2020년 2130억원, 2021년 2267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2472억원으로 회복됐지만, 2019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2020년부터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적자전환했다. 2021년 영업손실은 246억원으로 최대 손실을 기록한 후 2022년 190억원 손실로 소폭 개선됐다. 당기순손실은 2020년 302억원, 2021년 291억원 2022년 314억원으로 적자를 유지 중이다.
 
적자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이월결손금은 1656억원을 기록했다. 이월결손금이란 이월이익잉여금과 상대되는 개념으로, 전 사업연도에서 이월한 결손금을 말한다. 결손금과 같은 기업의 적자가 누적되고 자본금까지 잠식되면 기업은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게 된다.
 
AKS&D는 올해 2월 자본잠식이 50% 이상 진행됐다고 공시했다. 이미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 2256억원에 자본총계가 117억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자본잠식률이 94.81%에 달한다. 자본금이 50% 이상 잠식된 기업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2년동안 계속될 경우 상장폐지된다.
 
AKS&D는 AK플라자·AK& 쇼핑몰 등을 운영하며 애경그룹 내 유통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로 백화점 부문 매출 가운데 66.98%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백화점부문 매출액은 3531억원으로, 이는 AK홀딩스의 전체 매출액 3조7879억원 중 6.24%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자회사 지원 나선 AK홀딩스…수익성 개선은 '글쎄'
 
상황이 이렇자 AK홀딩스는 자회사 구제에 나섰다. 앞서 지난 4월25일에는 810억원의 채무상환과 운영자금 192억원 확보를 위해 총 100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청약을 진행했다. 지난달 26일에는 AKS&D의 기차입금 500억원 연장을 위해 애경산업의 기명식보통주식 217만주, 애경케미칼 기명식 보통주 530만주 등 총 1437억원 규모의 담보를 제공했다. 이는 자기자본 1조2823억원 대비 11.21%에 달하는 금액이다. 
 
재무부담 개선을 위해 그룹사의 지원이 이뤄졌지만, 100억원대 이상 추가적인 자본적지출(CAPEX) 부담도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AKS&D는 기존 사업장 유지보수와 리뉴얼 등을 진행하고 있고, 향후 이와 관련해 추가 지출이 예상되는 상태다.
  
그러나 AK홀딩스의 지속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AKS&D의 재무부담이 다시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AKS&D의 경우 2021년 AK플라자 광명점과 AK& 금정점 개점 등 신규 점포 출점에 따른 판매관리비 증가로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타사 대비 비교적 적은 명품 MD, 적은 점포 수 등으로 직영점 중심의 상·제품 매출액이 6000억원대로 정체된 상황이다. 
 
장미수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2022년 말 기준 미흡한 재무구조와 중단기 실적전망 등을 감안하면 재무부담이 재차 상승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이에 따른 실적부진 시 계열사향 대여금 자금유출 관련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AK홀딩스 측은 AKS&D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MD개편과 고객 서비스 개선 등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AK홀딩스 측은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중단기적인 수익성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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