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소비자 반발에 '영웅문S' 서비스 종료 지연 '속앓이'
구버전 이용자 반발로 서비스 종료 지연 공지
경쟁사 MTS 약진·고객 이탈 우려로 구버전 서비스 지속 운영
공개 2023-06-07 07:00:00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키움증권(039490)이 야심차게 준비한 신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이하 MTS) 영웅문S#으로의 전환이 늦어지고 있다. 영웅문S# 자체는 높은 시장 호응을 받았으나 기존 구버전인 영웅문S에 익숙한 사용자들의 반발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경쟁사 MTS의 약진과 차액결제거래(CFD)사태로 속앓이 중인 키움증권은 혹시 모를 고객 이탈 우려로 쉽사리 서비스 종료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키움증권 MTS 영웅문S 공지사항 (사진=IB토마토)
 
1일 키움증권은 자사 MTS 영웅문S의 공지를 통해 오는 30일 영웅문S의 서비스 종료를 공시했다. 이전 5월31일 종료보다 한 달 지연된 것이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해 8월 영웅문S의 차세대 버전인 영웅문S#을 출시했다. 기존 영웅문S에서 '실시간조건검색' 서비스와 AI 자산관리를 새롭게 도입한 버전이다.
 
(사진=키움증권)
 
 
실제 시장의 호응도 양호했다. 영웅문S#은 출시 후 지난해 9월 한 달간 일평균 다운로드수가 구글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각각 2만건(하루 최대 11만건), 1만1000건(하루 최대 4만3000건)으로 집계됐다. 공식 서비스 출시일인 8월19일부터 9월30일까지 한달여간 누적 다운로드 수는 구글과 애플에서 각각 64만4000건, 34만4000건으로 줄곧 금융서비스 부문에서 1위에서 5위권을 유지했다.
 
그러나 신규 MTS의 호응에도 불구하고 이전 구버전 MTS의 서비스 종료는 쉽지 않은 상황에 처했다. 기존 구버전인 영웅문S에 익숙한 이용자들이 혹여 서비스 종료 이후 서비스 이탈로 이어질 수 있을 우려 때문이다. 타 증권사 대비 실적에서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리테일 비중이 절대적인 키움증권 입장에서는 고객 이탈은 타 증권사보다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기준 키움증권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연결기준 영업이익 6564억원, 순이익(법인세차감전) 6802억원에서 리테일 부문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총 6492억원, 6591억원을 차지해 각각 99%, 97%라는 압도적인 파이를 차지했다. 사실상 회사 전체 이익의 대부분이 개인고객의 서비스 이용에 달린 셈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타 증권사의 MTS의 약진도 키움증권에게 도전적인 상황이다. 은행권 대형 증권사들은 은행서비스와의 호환성을 무기로, 여타 대형 증권사도 속속 서비스 개편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MTS 엠팝(mPOP)은 지난달 말 기준 총 208만6202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용자 수 1위였던 키움증권의 MTS 이용자수는 186만9067명을 기록, 전년 동기 286만3908명 대비 100만명 가까이 감소해 1위 자리를 내줬다.
 
해당 통계는 구버전 앱(영웅문S·영웅문SG)의 이용자수만을 기준으로 작성한 것이나 영웅문S#의 이용자 수인 187만5100명으로 따져봐도 이전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에 비해 후발주자들과의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여기에 더해 최근 불거진 CFD사태에 키움증권이 거론되는 것도 고민거리다. 키움증권의 지주사인 다우데이타(032190)가 CFD사태에서 거론돼 오너인 김익래 전 회장의 대국민 사과가 있었고 이에 대한 여파로 키움증권에 대한 불매운동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있었다. 리테일 비중이 절대적인 키움증권 입장에서는 고객 이탈 우려로 차라리 당장의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서비스 이용 고객의 편의를 우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실적으로 고객들이 요청하거나 사용을 원하면 연장할 수밖에 없다"라며 "현재로서는 두가지 채널로 가면 비용적인 측면에서 부담이 되지만 감수하는 걸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최윤석 자본시장 파수꾼 최윤석 기자입니다. 가장 멀리 가장 먼저 찾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