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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리안테크, 유증 실패…901억원 모집 그쳐
성상엽 대표·인텔리안시스템즈, 자금마련 이유로 30%만 참여
블록딜 영향으로 최대주주 지분 1.7%포인트 감소한 19.41%
주가, 7만400원대에서 6만원대로 ‘뚝’…2차 발행가 축소 우려
공개 2023-06-01 18:01:34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위성통신 안테나 제조업체 인텔리안테크(189300)가 1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실패했다. 대주주들이 유상증자를 배정 물량 청약을 위해 블록딜(대량장외매매)까지 나서면서 경영권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
 
(사진=인텔리안테크 홈페이지)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인텔리안테크가 최근 진행한 유상증자 모집금액이 901억원(1차 발행가액)을 기록했다. 이는 기업 규모 대비 조달 규모가 큰 편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특수관계인의 미참여로 투자자 신뢰가 저하된 점과 이로 인한 주가 하락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인텔리안테크의 최대주주인 성상엽 대표이사는 자금 부족 등을 이유로 유상증자에 30%만 참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인텔리안테크가 배정 물량을 모두 청약하기 위해서는 56억원이 넘는 자금이 필요한데, 인텔리안테크에는 2년 전 유상증자 시 주식을 담보로 빌린 대출금 161억원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에 성 대표는 블록딜(장외대량매매)을 통해 주식담보대출 일부를 상환하고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블록딜이란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한 매도자가 사전에 매도 물량을 인수할 매수자를 구해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장이 끝난 이후 지분을 넘기는 거래다. 장중 주가 급락은 피할 수 있으나 다음날 주가가 하락할 확률이 높다.
 
이미 인텔리안테크는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한 다음 거래일인 27일 주가가 하루 만에 7만원대에서 6만8500원대로 떨어진 바 있다. 이달 1일에는 6만83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주가가 현 수준보다 떨어진다면 2차 발행가가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 발행가격은 3차례의 조정 과정을 통해 정하는데, 처음 예정 발행가를 발표할 때는 1개월·1주일·최근일 주가 흐름의 평균으로 기준주가를 구하고 할인율을 적용한다. 다음으로 1차 발행가는 신주배정기준일 3일 전을 기준으로 1개월·1주일·당일 주가 흐름을 평균낸 뒤 할인율을 적용하고, 2차 발행가는 청약일 3일 전 기준으로 평가한다. 확정가격은 1차 발행가와 2차 발행가 중 낮은 가격으로 결정하는데, 현재 1차 발행가는 901억원 수준이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성 대표는 지난달 29일 기준 193만8975주(지분율 21.1%)를 보유한 1대주주다. 2대주주인 인텔리안시스템즈는 72만1029주(지분율 7.9%)를 보유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 예정인 주식 수 154만6000주 가운데 성 대표는 32만3264주를, 인텔리안시스템은 12만209주를 배정받을 예정으로, 성 대표와 인텔리안시스템즈는 각각 배정주식수의 약 30% 이상을 청약할 예정이다. 유상증자에 따른 예상 필요 청약 자금은 성 대표 56억5000만원, 인텔리안시스템즈 21억원 수준이다.
 
성 대표와 인텔리안시스템즈는 이번 유상증자 청약 자금 마련과 기존 주식 담보대출 일부를 상환하기 위해 각각 보유주식 일부를 지난달 30일 블록딜(장외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을 완료한 상황이다. 주당 매각가액은 2023년 05월30일 종가에 할인율 8.0%를 적용한 6만3664원이다. 최대주주인 성 대표는 본 공시서류 제출일 전일 기준 보유주식인 193만8975주 중 15만6000주(발행주식총수 대비 1.70%)를 매각했으며, 2대주주인 인텔리안시스템즈는 보유주식 72만1029주 중 6만주(발행주식총수 대비 0.65%)를 매각 완료했다.
 
추가로 특수관계자 중 최대주주 성상엽의 부인인 이은지씨 또한 같은 날 보유주식 수 6만주 중 2만주(발행주식총수 대비 0.22%)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그 결과 성 대표의 지분율은 19.41%, 인텔리안시스템즈는 7.20%, 특수관계자 이씨의 지분율은 0.44%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번 유상증자·구주매각에 따라 성 대표를 비롯한 주요 특수관계자의 지분율 하락으로 인해 최대주주의 경영권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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