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대우조선해양, 한화 편입으로 신용등급 상승
한기평, 신용등급 BBB-에서 BBB로 상향…나신평은 전망 상향
피인수로 2조원 증자대금 유입…단기 재무안정성 개선 어려워
공개 2023-05-25 17:28:07
 
[IB토마토 홍인택 기자] 한화(000880)그룹으로 편입된 대우조선해양(042660)의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되고 있다. 유상증자와 정책금융 지원을 통해 재무안정성이 개선됐고, 한화그룹의 우수한 신용도에 기반해 유사시 계열의 지원가능성이 제고되고 있다.
 
25일 한국기업평가는 대우조선의 기업신용등급(ICR)을 'BBB-(긍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당기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는 대신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신용등급 스프레드가 벌어지긴 했으나,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이 안고 있던 재무불안정성 등의 부담이 한화그룹 편입으로 개선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지난 23일 대우조선해양 인수 관련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나신평과 한기평 모두 유사시 한화그룹의 지원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정책금융기관 관리하에 실질적인 대주주가 부재함에 따른 경영권 매각 가능성 등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이 있었는데, 한화그룹 편입으로 해소됐다는 평가다.
 
(사진=한국기업평가)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하반기 이후 유가 하락으로 2020년까지 해양부문의 신규 수주가 2억4000만달러에 불과했다. 조선 업황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분식회계, 채무조정 등으로 대외신인도가 저하되면서 2015~2017년 신규 수주가 연평균 30억달러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2020년 4분기 이후 경제 회복에 따른 해상 물동량 증가,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 등으로 조선업 발주 환경이 개선되면서 신규 수주가 크게 증가했고 2021년에는 컨테이너선, 2022년에는 LNG선의 발주가 증가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21년 109억달러의 신규수주를 달성하면서 전년대비 수주 규모가 92.6%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105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수주잔고는 28조2000억원으로 매출 대비 약 4.9배에 달하는 제작물량을 확보했다.
 
다만, 2021년 1조7000억원, 2022년 1조6000억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 해양프로젝트 충당부채를 환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외주비 인상 등으로 660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2224.2%에 달하는 등 재무구조가 크게 저하됐는데, 한화그룹 피인수 과정에서의 대규모 유상증자로 재무구조가 보완되고 추가 유동성이 확보된 것으로 평가된다. 증자대금 2조원이 유입되면서 부채비율은 459.7%로 개선됐고, 순차입금도 4253억원으로 감소했다.
 
재무구조 개선에도 불구하고 리스크는 남아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 금융 제재 조치가 시행되면서 쇄빙 LNG선 3척 계약이 취소됐고, 재매각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나신평은 이외에도 대규모 수주잔고의 제작 관련 운전자금 및 친환경동력 선박 개발 등 자본적지출(CAPEX) 자금소요가 수익성 개선에 따른 상각 전 이익(EBITDA) 증가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며 단기간 내 자체 현금창출을 통한 재무안정성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기평은 현재 조선업계 전반의 인력 공급이 충분치 않다는 점을 꼬집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직영인력에 대한 임금 인상과 협력업체들에 대한 단가 인상 등 인력 확보를 진행하고 있으며 정부도 외국인력 도입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평은 충분한 인력 충원과 원활한 협력업체 납품을 통해 공정이 안정화되는지 여부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김종훈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인건비, 외주비, 강재가 등의 원가 부담과 높은 공정 부하로 단기적 수익성은 저조한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수주잔고 구성상 올해 하반기 이후로는 고선가 물량 비중이 확대되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의 총차입금 3조원 중 2조9000억원은 1년 내 만기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인데, 현금성자산은 6000억원으로 유동성 규모가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하면서도 "한화그룹의 재무적 지원가능성이 제고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단기적인 자금소요에 원활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