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정비사업 수주 없어도 '이상 무'…해외서 대규모 수주
국내 도시정비사업 수주 '0원'…지난해와 상반된 양상
거점 국가서 대규모 수주…1분기 만에 목표액 달성
공개 2023-05-19 00:00:00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대우건설(047040)은 올해 국내와 해외에서 상반된 수주 실적을 보이고 있다. 국내 도시정비사업 부문만 놓고 보면 지난해 역대 최대 수주액을 경신했던 것과는 달리 아직 마수걸이 수주가 없다. 반면 해외에서는 대규모 수주를 1분기에 연속으로 따냈고, 하반기 추가 수주도 예정돼 있어 국내 주택부문에서 매출 감소를 해외수주로 만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 사옥. (사진=대우건설)
 
19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도시정비사업 신규수주 실적이 아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총 5조2763억원을 수주하며 역대 최대 수주고를 올린 것과 상반되는 양상이다. 다만, 올해 국내 도시정비사업에서 마수걸이 수주가 없는 것은 대우건설뿐만은 아니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294870) 등도 올해 수주 실적이 0건이다.
 
그러나 롯데건설은 오는 21일 '청량리8구역 재개발' 수주가 사실상 예고돼 있다. 2차례 진행된 입찰에서 롯데건설만 단독 응찰함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상태다. 이에 따라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될 예정이다. 롯데건설이 마수걸이 수주를 따내게 되면, 10대 건설사 중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없는 곳은 HDC현대산업개발과 대우건설만 남게 된다. 
 
최근 원가 급등으로 정비사업 현장 곳곳에서 조합과 시공사 간의 분쟁이 발생함에 따라 조금 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수주 전략을 수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도시정비 관련 사업지들을 검토하고 있으며 선별 수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에서는 아직 수주가 없는 대우건설이지만, 실적 등에 특별한 타격이 예상되진 않는다. 해외에서는 '광폭 수주'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1분기 해외에서 신규수주 금액 1조80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연간 해외수주 목표액(1조8000억원)을 이미 넘어선 것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첫 신규 수주를 '텃밭' 나이지리아에서 따냈다. 올해 2월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국영석유공사(NNPC)의 자회사인 카두나정유화학(KRPC)이 발주한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 보수 공사'(약 7255억원)를 수주했다. 대우건설은 쿠웨이트, 오만, 사우디 등에서 정유시설을 건설한 실적이 있고, 나이지리아에서 그동안 다수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 등이 있어 발주처의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어 그 다음 달에는 리비아에서 수주를 따냈다. 지난 3월 대우건설은 리비아전력청(GECOL)과 '멜리타·미수라타 패스트트랙 발전 공사'(약 1조원) 계약을 체결했다. 패스트트랙이란 발전 분야에서의 긴급전력 공급사업을 뜻한다.
 
대우건설은 양국이 수교 전부터 리비아에 진출해 여러 사업을 진행해 왔다. 지난 1978년 국내업체 최초로 리비아에 진출한 대우건설은 발전, 석유화학, 토목, 건축 등 다양한 공종에 총 163여건, 약 110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리비아 정부와의 네트워크가 탄탄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번 수주도 이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해당 프로젝트는 빠른 공정 진행이 예상돼, 올해 하반기부터 매출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하반기 추가 수주도 예정돼 있다. 나이지리아와 리비아에서의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라크에서도 새로운 사업을 따낼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현 현대차증권(001500)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올해 하반기 리비아 발전 플랜트 추가 수주 및 재건사업, 이라크 알 포(Al Faw) 해군기지 및 항만 추가공사, 나이지리아 인도라마(Indorama) 비료공장 3호기 등 여러 건의 수의계약 체결이 예정돼 있다"라며 "또한 대우건설은 원전 경쟁력까지 보유해 내년 체코 및 폴란드에서의 원전 수주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택부문에서의 신규수주 감소로 내년에는 소폭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해외에서의 안정적 수주로 이를 커버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공시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올해 1분기 매출 중 국내 주택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60.4%로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해외에서의 수주가 올해 계속 이어질 예정임에 따라 향후 매출에는 특별한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올해 1분기 대규모 수주 등을 시작으로 이라크, 나이지리아, 리비아 등 핵심 거점 국가에서 후속 수주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