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아픈 손가락' 된 브라질법인…적자 탈출구 찾을까
환변동성 직격탄…우리브라질은행, 전년비 적자 전환
브라질KEB하나은행 1분기 영업수익 65% 증가…우리은행과 대조
공개 2023-05-19 06:00:00
[IB토마토 장용준 기자] 우리은행이 올해 1분기 해외사업에서 동남아를 비롯해 유럽과 미주지역에 이르기까지 고르게 호실적을 거뒀지만, 지난해 적자전환 이후 이번에도 유일하게 순손실을 끊지 못한 브라질이 아픈 손가락으로 남았다. 이에 브라질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보이는 하반기 이후에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은행 본점 (사진=장용준 기자)
 
우리은행 해외법인, 동남아·미주·러시아 등 고른 호실적
 
18일 우리은행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 1분기에 △우리아메리카은행 △홍콩우리투자은행 △중국우리은행 △러시아우리은행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 △브라질우리은행 △우리파이낸스미얀마 △우리웰스뱅크필리핀 △베트남우리은행 △캄보디아우리은행 △유럽우리은행 등 해외법인 11곳에서 전년 동기(559억6400만원)보다 63% 증가한 911억3400만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우리은행은 글로벌 지역별 맞춤형 성장전략을 통해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왔다. 동남아 3대 법인(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과 같이 고성장이 예상되는 국가와 지역에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고, 러시아, 미얀마 등과 같이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은 국가는 성장보다는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발맞춰 전년 1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던 러시아우리은행(-5억원)과 유럽우리은행(-4억7800만원)이 올해 1분기에 각각 12억6600만원과 1억4900만원 흑자로 전환하고, 주무대랄 수 있는 동남아 3개국(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과 중국(중국우리은행, 홍콩우리투자은행)에서도 꾸준히 흑자가 이어지면서 호실적을 이끌 수 있었다.
 
 
 
순손실 못 벗어난 '아픈 손가락' 브라질
 
다만 이 같은 해외법인의 선전에도 유일하게 아픈 손가락으로 남은 곳은 브라질이다.
 
브라질우리은행은 전년 동기보다 1억4700만원 줄어든 64억1500만원의 영업수익을 거뒀고, 순이익은 700만원 적자로 돌아섰다. 순손실을 기록한 지난해 4분기 이후 2분기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우리은행의 경우 유가증권을 자산의 약 40% 비중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는 브라질 현지 은행의 유가증권 운용비중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한국계 지상사를 대상으로 대출, 외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2017년 설립한 봉헤찌로 지점에서 교민들을 상대로 리테일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주업무로 하고 있다.
 
해당 은행이 순손실을 기록한 건 지난 2012년 9월 법인 설립 후 첫 성적표를 받았던 2013년(-1억2700만원)과 지난해(-12억6700만원)에 이어 세 번째다. 앞서 2013년을 제외하고 지난 2021년까지만 해도 꾸준히 흑자를 이어왔다. 12억6700만원의 순손익을 낸 지난해에도 영업수익만 보면, 240억2900만원으로 2020년 102억900만원, 2021년 184억4200만원에 이어 꾸준히 성장곡선을 그으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문제는 전통적으로 환변동성이 큰 브라질 시장의 특수성 탓에 브라질 통화 헤알(BRL) 환율이 하락하자 순자산가치가 원화출자금액보다 떨어지면서 순손실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우리브라질은행의 자산은 올해 1분기에 2447억6200만원으로 2022년 말(2281억2600만원)보다 166억원 늘었으나, 전년 동기(2485억9100만원)에 비해서는 38억원가량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분기보고서에서 "브라질은 전통적으로 환변동성이 큰 시장으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침체로 2020년 사상 최저금리인 2%를 기록 후 물가상승률 제어를 위해 2021년 3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해 2022년 8월 13.75%까지 급격히 인상하면서 현재까지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브라질에서 영업 중인 또 다른 한국계 시중은행인 하나은행(브라질KEB하나은행)의 경우 올해 1분기 영업수익은 전년 같은기간(47억3300만원)보다 65% 개선된 78억2700만원, 순이익도 전년 동기(4억2500만원)보다 오히려 80%나 늘어난 7억6700만원을 기록해 우리은행과 대조를 보였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당행 브라질법인의 경우 브라질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 및 교민 지원을 위해 영업활동을 영위 중에 있으며 브라질 현지법인에 대한 여신영업활동도 강화 중에 있다"라면서 “또한 올해 1분기의 경우 현지 한국계 진출법인과의 외환거래 증대노력이 이익증가에 일조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업활동에 대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이 전년 동기 대비 금년 1분기 실적 개선에 기인한 것으로 사료된다"라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은 브라질 현지법인이 외환거래에서 오히려 이익을 보고, 영업활동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현지에서 전환점을 찾아야 할 상황에 처한 브라질우리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계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브라질무역금융(ACC)상품 신규 영업 등을 본격화하고 있다.
 
브라질우리은행이 언제 어떤 부분에서 실적 향상을 이뤄 적자탈출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브라질 현지에서는 2023년 하반기부터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라면서 "일단 올해 연말 기준으로는 당기순이익(+)을 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우량 지상사 및 로컬기업 대상 여신을 확대할 것이며, 신용한도(크레딧 라인) 확대를 통한 조달비용 감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장용준 기자 cyongj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