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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C, 기대에 못미친 유증…신사업 진출 가능할까
지난해 이은 저조한 실적 전망…유증 발목
공개 2023-05-12 18:19:37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KEC(092220)의 유상증자 발행가액이 예정발행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확정됐다. KEC가 계획하는 전력반도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과 올해 예상되는 저조한 실적이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EC의 유상증자 관련 발행가액은 기존 1차 발행가액 2125원에서 406원 내린 1719원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모집총액 예정가액은 기존 1190억원에서 227억3600만원 감소한 962억6400만원으로 확정됐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배정기준일은 오는 5월15일이다. 청약기일은 오는 6월21일부터 6월22일까지 진행되며 청약공고는 6월23일 배정공고일은 같은달 29일로 확정됐다.
 
인수주선인은 KB증권이 맡으며 KB증권은 총 5600만주 인수금액으로는 962억400만원을 인수한다. 인수수수료율은 모집총액의 0.7%, 실권수수료는 잔액인수금액의 7%로 확정됐다.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된 자금은 전력반도체 생산 설비 신규 투자에 사용될 예정이다.
 
KEC는 공시를 통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으로부터 "전기자동차 및 신재생 에너지용 1200V급 트렌치형 SiC MOSFET 개발 과제에 대해 상용화 가능이라는 판정을 받았다"라며 "전장·산업용에 필요한 전력반도체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를 통해 "기존 컨슈머 시장 중심의 사업 영역을 전력반도체 시장으로 넓히고, 전장 및 산업용 시장에 본격적 진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KEC는 비메모리 반도체 전문 제조기업으로 지난 1969년 한국전자홀딩스(당시 한국도시바주식회사)로 설립됐다. 현재 매출 비중은 SSTR(소신호 트렌지스터) 50%, IC(집적회로) 26%, 상품·기타 24%로 구성된다. KEC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기존 소비재 위주에 사용되는 부품 사업 영역에서 산업 전반에 걸쳐 사용돼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전력반도체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IR협의회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전력반도체 시장은 지난 2021년 9억8000만달러에서 2025년 47억1000만달러로 연평균 성장률 48%를 기록할 전망됐다.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성장과 함께 전기차 내 인버터, 차량 콕핏, 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등에 주로 사용되는 전력반도체 시장의 성장으로 현재 글로벌 전력반도체 전문기업들은 Si(실리콘), SiC(실리콘카바이드) 등 소재 전력반도체 산업의 고성장성에 주목해 원재료·웨이퍼·모듈 등 모든 분야에 적극적으로 증설을 진행 중이다.
 
KEC의 슈퍼=정션모스펫(Super-junction MOSFET)신제품과 적용가능 분야 (사진=KEC)
 
하지만 KEC의 전력반도체 시장 진출 계획은 호응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신사업 진출을 위한 설비투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해외 전력반도체에 비해 열위에 있다는 판단이다. 이어 올해 KEC의 실적 또한 최근 이어진 반도체 시장 불황으로 어두운 전망도 유상증자 흥행의 발목을 잡았다.
 
KEC의 지난 2022년 연간 연결 매출액, 영업이익은 각각 2562억원, 180억원을 기록해 2021년 대비 각각 4.2%, 32.1% 감소했다.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또한 2254억원, 11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0%, 37.2%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신유리 KDB미래전략연구소 산업기술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국내 업체들이 차세대 전력반도체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라면서도 “아직까지는 글로벌 선도업체 대비 생산 규모나 기술력이 열위한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KEC는 유상증자 과정에서 생각보다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음에도 신사업의 성장성이 확고한 만큼 확보된 자금을 가지고 투자 비율에 변동없이 사업을 추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KEC 담당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생각보다 낮은 액수로 책정이 된점은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현재 형성된 가격에서도 가격을 최대한 방어할 생각이며 확보되는 자금에서의 투자 배분비율은 변동 없이 신사업에 투자해 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최윤석 자본시장 파수꾼 최윤석 기자입니다. 가장 멀리 가장 먼저 찾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