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매각 전망대)①MG손보, 자본 개선에도…매각 '물음표'
자본잠식으로 '부실 금융기관' 지정…IFRS17서 자본 증가
금융당국 기준 달라…적정성 개선에 대한 여전한 의문
공개 2023-05-04 19:05:00
보험사 매각 이슈가 다시 떠오르면서 그 진행 과정과 성사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활발하다. 특히 사모펀드를 대주주로 두고 있는 MG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 KDB산업은행 아래 있는 KDB생명이 주요 대상으로 꼽힌다. 다만 매각에 앞서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할 선결 과제가 남은 상황이다. 이에 <IB토마토>는 각 보험사의 주요 과제를 살펴본다.(편집자 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자본적정성 문제로 금융당국 관리를 받고 있는 MG손해보험이 새로운 회계제도에서 재무 개선으로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제도 변경으로 자본총계가 기존보다 크게 늘고 수치상 자본잠식도 벗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적용한 기준은 이와 다르고 입장도 반대여서 실질적 개선 효과에 물음표가 남아 여전히 매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사진=MG손해보험)
 
금리 여파로 ‘자본잠식’ 상태 악화…IFRS17에서 개선 전망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MG손보는 지난해 별도 기준 자본총계가 10억원으로 나타난다. 자본금은 1248억원으로,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해당 수치들 기준으로 자본잠식률은 99.2%로 계산된다.
 
전년도인 2021년에도 자본잠식 상태였는데 이때는 자본금 1234억원에 자본총계 1180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이 4.4% 수준이었다. 1년 사이 자본총계 규모가 크게 줄어들면서 잠식률이 악화된 모습이다.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로 자본총계 항목인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319억원에서 –908억원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순이익 적자가 누적되면서 결손금(마이너스)도 617억원에서 930억원으로 불어났다.
 
자본적정성 핵심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은 43.4%로 감독당국에서 요구하는 최소 수치인 100%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전년도인 88.3%보다 44.9%p 하락해 더욱 낮은 수준이 됐다.
 
RBC 비율 계산식에서 분모에 해당하는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 2962억원)이 470억원 늘어난 가운데 분자인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 1284억원)은 자본 감소 영향으로 916억원 줄어든 결과다.
 
다만 보험업계 새 회계제도인 IFRS17에서는 이전과 달리 부채도 시가로 평가하는 만큼 금리 상승으로 부채 규모가 대폭 감소한다. MG손보는 자산총계(3조9696억원)가 4613억원 감소할 때 부채총계(3조2663억원)는 1조1637억원 줄어 자본총계(7033억원)가 7024억원 증가한다고 진단했다.
 
 
자본총계 늘어 긍정적 시그널…금융당국 적용 기준은 달라
 
MG손보가 지난해 4월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배경에는 자본적정성 문제가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IFRS17에서 나타나는 개선 전망은 대외적으로 긍정적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전과 달리 자본총계 규모가 자본잠식을 해소할 수 있을 만큼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MG손보 대주주인 JC파트너스 측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점도 이러한 부분이다. JC파트너스는 지난 3월 주주총회 이후 IFRS17을 적용한 순자산이 1825억원(IFRS9 적용 기준) 수준이라며 장래 이익을 뜻하는 계약서비스마진(CSM)도 8000억원 이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IFRS17 영향과 부실 금융기관 지정을 별개로 보고 있다. 앞서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했던 기준이 금산법(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이고 해당 기준에선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부실 금융기관 지정은 별도의 기준(금산법)이 있는데 거기서는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가 맞다”라면서 “예를 들어 무형자산이라든지 자산의 가치가 없는 것들은 차감하도록 되어 있다. 실질적인 자산 가치가 없는 부분이 많으면 자본총계가 줄어든다”라고 설명했다.
 
금산법과 IFRS17 기준이 별개로 작용하는 만큼 자본적정성 문제에 대한 해소 가능성이 확실치 않다. 이는 MG손보 매각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원매자 입장에서 자본확충 부담이 따르고, 자본 문제는 결국 지급여력 문제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자본 개선에 대한 확실한 시그널이 있어야 매각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MG손보 관리인으로 지정된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2월 공개매각을 추진했지만 인수의향서를 낸 곳이 한곳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만큼 유의미한 원매자도 나타나고 있지 않은 상태다.
 
부실 금융기관 지정에 대한 취소 본안소송은 이제 1심이 진행 중인 상태기 때문에 매각을 하려는 JC파트너스 측에 실효가 제한적이다. 새로운 회계제도가 실제 적용되는 올해 1분기 실적부터 자본총계와 함께 지급여력 지표가 어떻게 나올지가 실질적 개선 여부 판단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 초 매각을 한 번 추진했던 이후에 특별한 결과가 없었다”라면서 “재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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