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에…'리테일 강자' 키움증권, 실적 기대감 한몸에
90% 상회하는 리테일 비중·주식매매 증가에 최대 수혜
일부 통계서 MTS 점유율 추월 허용···서비스 경쟁 숙제도
공개 2023-04-26 07:00:00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증시가 연초 이후 눈에 띄는 상승률을 보이며 리테일 강자 키움증권(039490)이 1분기 실적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2차전지주 활황에 증시 거래대금이 지난 연말 대비 세배 가량 늘어난 가운데 키움증권의 약정액이 전체 시장에서 3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다만 키움증권이 1위 자리를 지켜오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시장은 경쟁사의 도전에 직면해있어 이용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차별화 전략의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사진=키움증권)
 
24일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영업이익은 2404억원, 순이익은 1889억원으로 직년 분기 대비 각각 47.6%, 60.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같은 키움증권 실적 회복의 가장 큰 요인은 최근 2차전지주를 중심으로 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매 증가 때문이라는 평가다.
 
되살아난 증시…1분기 거래대금 3배 증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지난 19일 기준 각각 12조5301억원, 14조6008억원 등 총 27조130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10조8476억원 대비 약 세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개인 투자자의 거래대금은 코스피는 8조103억원, 코스닥에선 12조947억원 등 총 20조1050억원으로 집계돼 개인 거래대금도 지난해 말 7조원 규모에서 세 배 가까이 늘어났다.
 
시중 자금 또한 금융당국이 주도한 예적금 금리 인하의 여파로 저축성 예금은 줄고 주식예탁금은 늘어나는 자금이동이 있었다. 1년 만기 예금 금리 평균은 지난해 12월 3.9%에서 지난주 3.2%까지 떨어진 반면 증시 고객 예탁금은 지난 2월 17일 45조8866억원에서 지난 17일 52조8915억원으로 두 달 새 7조원 넘게 늘어났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이 2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고객예탁금 증가와 증시로의 개인 수급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라며 “현재 시장은 다수 종목으로의 확산보다는 2차전지를 중심으로 한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이 오히려 강화돼 순매수 대금의 대부분이 이차전지 밸류체인에 집중됐다”라고 진단했다. 
 
 
키움 일평균 약정, 전체 시장 비중 3분의 1 차지
 
키움증권은 개인 투자자의 러브콜에 올해 1분기에도 리테일 시장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최근 거래대금 증가의 최대 수혜자인 셈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주식시장 일 평균 거래대금 15조6000억원 중 키움증권의 일 평균 약정이 6조 2000억원을 차지해 전체 시장 대비 30.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주식 거래시장에서도 1분기 해외주식 일 평균 거래대금 25조800억원에서 키움증권의 일 평균 약정이 8조6000억원에 달해 전체 시장에서 33.4%를 차지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매매 확대로 리테일 중심의 사업구조를 가진 키움증권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국내외 불안한 상황이 불안정하나 부동산 PF 익스포저가 1조원 미만으로 충당금 설정 가능성이 크지 않아 이를 온전히 실적으로 반영 가능하다”라고 진단했다.
 
실제 키움증권의 메인 사업 영역은 리테일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키움증권의 연결기준 영업이익 6564억원, 순이익(법인세차감전) 6802억원에서 리테일 부문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총 6492억원, 6591억원을 차지해 각각 99%, 97%라는 압도적인 파이를 차지했다.
 
반면 키움증권의 부동산금융 순영업이익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부동산 PF 관련 익스포저도 8000억원 내외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9개사 중 절대 금액이 가장 적어 리테일 시장 활황이 곧 실적 개선에 직접적으로 반영된다는 평가다.
 
MTS시장 정상은 내줘…경쟁 과열에 마주한 숙제
 
명실상부 리테일 강자인 키움증권이지만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 치열해지는 MTS 시장에서의 경쟁이 그것이다. 
 
올해 MTS 부문에서는 삼성증권(016360)에 선두를 내줬다는 통계가 나왔다. 지난 14일 빅데이터 분석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MTS 엠팝(mPOP)은 총 208만6202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용자 수 1위였던 키움증권의 MTS 이용자수는 186만9067명을 기록, 전년 동기 286만3908명 대비 100만명 가까이 감소해 1위 자리를 내줬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키움증권은 해당 통계는 구버전 앱(영웅문S·영웅문SG)의 이용자수만을 기준으로 작성한 것으로 올해 3월 기준 국내·해외 주식 이용자수 MAU(월간활성사용자수)에서 구버전 앱인 영웅문S과 영웅문SG의 사용자는 각각 71만6250명과 44만1150명이지만 올해 새로 출시한 영웅문S#의 이용자 수는 187만5100명으로 총 300만명 이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1분기 거래금액 기준 시장점유율를 따져 볼 때 키움증권의 설명은 합리적이다. 하지만 일부 통계에서 경쟁사 MTS의 약진은 분명 키움증권에게 도전이 되고 있다. MTS 시장에선 키움증권의 경쟁사들이 속속 MTS 개선에 나서 점유율 확대에 성공했다.
 
모바일인덱스의 통계에 따르면 KB증권의 마블(M-able)은 지난 3월 기준 이용자수가 207만7092명으로 점유율 17.8%을 기록해 2위에 올랐다. 이어 미래에셋증권(006800)의 엠스톡(M-STOCK)은 총 이용자수 192만3419명을 기록해 16.5%의 점유율을 기록해 3위를 차지했다. 
 
키움증권이 주장하는 300만명 이상의 이용자수를 고려해도 삼성증권과 KB증권, 미래에셋증권과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이다.
 
이에 치열해지는 MTS시장 경쟁에서 키움증권은 지속적인 서비스 확대와 고객 편의성에 집중한 서비스 개발로 지금 시장에서의 선두를 지킨다는 계획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키움증권 거래 시스템을 통한 이용자들간 정보공유가 이뤄지고 이점이 새로운 고객 유치로 이어지고 있다"라며 "작년 하반기 출시한 영웅문S#은 사용자 친화적인 UI/UX에 중점을 두고 편의성을 극대화한 결과물로 트레이딩뿐만이 아라 게이미피케이션(주식에 게임 요소를 결합) 서비스, STO(토큰증권) 투자 기능 추가 등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최윤석 자본시장 파수꾼 최윤석 기자입니다. 가장 멀리 가장 먼저 찾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