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재개 코스닥)③하이소닉, 투자 나서지만…자금 애로 불보듯
매출 성장 목표…제품다각화·신규시설 투자 계획
아쉬운 현금창출력에 투자자금 위한 자금조달 중요
공개 2023-04-24 07:00:00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거나 상장폐지 실질심사에 들어간 기업들의 주식 거래는 정지된다. 거래정지가 지속되다가 상장폐지 단계로 넘어가게 되면 기존 투자자들의 피해는 더욱 커진다. 해당 요건들이 해결, 거래가 재개된다고 해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별다른 이유 없이 단순하게 거래가 재개됐다는 기대감에만 의존할 경우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하게 되며 일종의 투기판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IB토마토>는 거래가 재개된 기업들의 상황과 아직 남아있는 과제를 살펴본다.(편집자 주)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4년 만에 거래가 재개된 하이소닉(106080)이 다시 재무안정성 지표가 나빠질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하이소닉은 올해 외형성장을 목표로 광학부품 사업 강화에 나서며 투자부담 확대가 예고된 상태지만 보유현금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현금흐름은 여전히 적자를 나타내고 있어 우려감이 드러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소닉은 지난달 27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상장유지 결정을 받았으며 다음날 4년 3개월 만에 거래가 재개됐다.
 
하이소닉은 지난 2018년 12월13일 전 대표의 횡령·배임 혐의 발생으로 거래가 정지됐고, 이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최근 1년 이내 누계벌점 15점을 넘어서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사유가 추가됐다. 2018년말 기준 자본총계(연결기준)가 -129억원으로 사업보고서가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2019년 1월28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 거래정지가 지속돼왔다.
 
 
 
 
이전에도 실적이 부진했던 상황에서 거래정지 이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적자가 이어지며, 자체적인 현금창출을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되기는 힘든 구조였다. 실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018년 -62억원과 -487억원, 2019년 -58억원과 -73억원, 2020년 -18억원과 -63억원, 2021년 -30억원과 -88억원이다. 같은 기간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잉여현금흐름(FCF)은 2018년 -70억원, 2019년 -20억원, 2020년 -49억원, 2021년 -42억원으로 마이너스(-)였다.
 
2019년 완전자본잠식에서는 벗어났지만 자본잠식률은 24.3%였고 2020년 65.1%, 2021년 19.5%로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였다.
 
2020년 유상증자(회생채권 출자전환)와 무상감자(주식소각), 2021년에 유상증자(3자배정), 전환권 행사(12, 13, 14회 전환사채)와 무상감자(주식 2대1 병합) 등을 진행했음에도 수익성 악화 등이 지속되면서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7억원)과 당기순이익(8억원)의 흑자전환과 3차례에 걸친 유상증자(총 47억원) 효과로 자본잠식에 탈출했다.
 
그럼에도 현금흐름은 여전히 아쉽다. 지난해 흑자전환에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유출이 발생했으며 잉여현금흐름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냈으나 매출채권 증가와 매입채무 감소 등으로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동에서 유출이 발생하면서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5억원을 기록했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에서도 -5억원이 발생했으며 유상증자 효과로 인해 재무활동 현금흐름에서 43억원이 유입, 전체 현금흐름을 관리했다. 잉여현금흐름의 경우 2022년 -46억원으로 2018년부터 5년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특히 투자부담 가능성이 존재한다. 하이소닉은 올해 외형성장을 목표로 잡았으며 이를 위해 제품군 확대와 신규 설비 투자를 통해 광학부품의 베트남 사업 확장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이소닉의 생산설비는 국내 안산과 필리핀에 위치해 있다. 필리핀의 경우 2021년 공장과 토지를 보유한 해외법인 지분을 매각한 뒤 현지 법인인 DAMPI와 외주임가공계약을 체결해 제품을 생산 중으로 베트남 지역의 생산 설비 확보를 위해선 자금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은 32억원이다. 23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앞두고 있지만 신규 시설 투자 등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해 보인다.
 
물론 재무적으로 자금조달에 대한 여유는 있는 상황이다. 부채비율 19.3%, 차입금의존도 3.6%, 순차입금의존도 -13.6%로 사실상 무차입 구조를 지속하는 등 재무안정성이 우수하다.
 
다만 현금흐름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관련 부담은 커지게 된다. 실제 이번에 발행하는 전환사채는 인건비와 원부자재 구입 등 운영자금이 목적으로 시설투자와는 관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IB토마토>는 하이소닉에 베트남 시설투자 계획과 올해 실적 전망 등에 대해 문의했으나 “구체적으로 밝힐 내용은 없다”라며 답변을 피했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