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돋보인 보험영업 효율성…총자산 규모도 '껑충'
장기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독보적 손해율로 보험영업이익 흑자
높은 운용자산이익률 활용 전략 '퇴직연금' 재진출…운용재원 확보
공개 2023-04-24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보험영업 효율성이 손해보험 업계에서 가장 뛰어났던 것으로 분석된다. 핵심 영업인 장기보험을 중심으로 보험료 수익을 크게 늘리는 한편 우수한 손해율 관리로 빠져나가는 보험금은 최소화했다. 특별계정도 다시 전개하면서 자산총계를 늘려 상위권 경쟁사와 격차를 줄였다.
 
20일 손해보험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원수보험료가 10조7193억원으로 전년 대비 6.87% 증가했다. 원수보험료 규모 자체는 다른 대형 보험사들보다 작지만 증가율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원수보험료 구성은 종목별로 △장기 9조529억원 △자동차 8370억원 △특종 6119억원 △화재 756억원 △해상 540억원 △개인연금 878억원 등으로 나타난다. 개인연금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에서 장기보험을 중심으로 보험료 수익이 증가했다.
 
 
반면 경과손해액은 7조4202억원으로 손해율이 74.8% 수준이다. 국내 손해보험사 상위 10곳 가운데 손해율이 70%대를 기록한 것은 메리츠화재가 유일하다. 보험사 10곳의 손해율 평균치는 81.3%로 확인된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사업비율이 23.9%로 전년도보다 0.9%p 상승했지만 손해율이 2.1%p 떨어지면서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이 99.9%에서 98.7%로 개선됐다.
 
합산비율 수치를 100% 밑으로 유지하면서 ‘보험영업’ 부문에서도 첫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보험영업이익은 1163억원으로, 주요 손해보험사 가운데 보험영업에서 유일하게 순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보험사는 일반적으로 보험영업에서 발생한 적자를 ‘투자영업’으로 보전한다. 지난해에는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보험영업 손실 규모를 대폭 줄이면서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지만 보험영업에서 흑자를 만들지는 못했다.
 
이는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이른바 ‘적자산업’이라고도 평가하는 자동차보험을 핵심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갖추고 있어서다. 원수보험료 기준 자동차보험 비중은 △삼성화재(000810) 29.6% △DB손해보험(005830) 27.8% △현대해상(001450) 27.2% △KB손해보험 23.0%로 계산된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7.8% 수준이다.
 
자동차보험 시장은 대형 4사(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가 점유율의 8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원수보험료 수익이 4사 단순 평균 4.4조 수준인 만큼 운용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주요한 수단이지만 손해율이 높아 영업이익을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 보험업계 중론이다.
 
다만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으로 일종의 정책보험 성격을 갖추고 있는 만큼 대형 4사는 자동차보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 쉽지 않다. 메리츠화재는 이러한 부담에서 비교적 벗어나 있기 때문에 장기보험 비중을 84.5% 수준까지 끌어올리면서 효율성 높은 보험영업을 이룰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사진=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는 경쟁사 대비 자동차보험에서 확보하지 못한 운용재원을 특별계정인 퇴직연금에서 거두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전까지 특별계정 운영을 중단했다가 10여년 만에 다시 전개한 것인데 금리가 상승하는 추세임을 고려, 높은 운용자산이익률(작년 기준 4.1%)을 적극 활용하겠단 전략이다.
 
지난해 메리츠화재는 특별계정 자산 3조8640억원을 새롭게 확보했다. 보험영업 성장에 따른 운용자산 확대와 특별계정 자산까지 더해지면서 지난해 자산총계는 37조4208억원으로 전년도 27조9214억원에서 34.0% 증가했다.
 
메리츠화재는 순이익에서 상위권 보험사들을 따라잡고 있었지만 자산 규모 면에서는 뒤처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격차를 줄이게 됐다. 자산총계는 △삼성화재 86조8569억원 △DB손해보험 50조3961억원 △현대해상 51조6080억원 △KB손해보험 41조9574억원 등이다.
 
메리츠화재 측에서는 “당사 강점은 장기 보장성보험 중심의 매출 전략이고 지속적으로 업계 상위 수준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라면서 “약점으로는 상위사 대비 규모의 경제가 부족하며 판매 채널이 상위사 대비 수적 열세에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언더라이팅(인수심사) 강화와 효율적 사업비 절감 등으로 보험영업 부문에서 지속적 이익이 가능한 정책을 수행했다”라며 “보장성 인보험 중심의 영업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성장을 달성하고 있으며, 채널 경쟁력 강화 노력으로 판매 체력도 제고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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