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M 만년 2등' NH투자증권의 반란…KB증권 넘을까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실적 방어로 1위 KB와 격차 좁혀
"세일즈가 곧 리스크 관리…고객과 지속 소통해갈 것"
공개 2023-04-24 06:00:00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DCM시장 만년 2등 NH투자증권(005940)이 1위 탈환을 노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이후 레고랜드 발 채권시장 불황 여파에도 회사채 분야 실적 방어와 여신채를 중심으로 한 견고한 발행 능력을 보이며 KB증권과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대감 이면에 최근 이어진 금리 환경에서는 지난해 실적과 1분기 실적만을 가지고는 확답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NH투자증권)
  
2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DCM 시장에서 NH투자증권의 채권 주관실적은 총 729건 주관금액은 25조3933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2021년 816건 31조9889억원 보다는 21% 감소한 수치이지만, 앞서 작년 10월부터 이어진 채권 위기를 생각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같은 기간 DCM 시장 부동의 1위 KB증권은 총 1068건 27조7734억원을 기록해 직전 2021년 1155건 38조2976억원 대비 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DCM시장에서의 KB증권이 차지하는 파이를 생각해보면 2022년 레고랜드발 채권 불황의 파편을 직격으로 맞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NH투자증권은 실적 방어 성공으로 DCM 시장에서 부동의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양사의 격차는 2021년 6조3086억원에서 2022년 2조3800억까지 줄어들었다.
 
이런 기조는 올 1분기에도 이어져 NH투자증권의 주관실적은 63건 2조9439억을 기록해 KB증권의 주관실적 101건 3조6112억을 불과 6673억원 차이로 바짝 뒤쫓았다. 이는 NH투자증권이 대형딜 몇 개를 더 따내면 충분히 역전이 가능한 수치다.
 
양사의 격차는 DCM 주관 분야에서의 실적 방어를 얼마나 했는가로 갈렸다.
 
 
 
신용카드업, 할부금융업 등 여신전문금융업을 영위하는 회사가 발행하는 여신채 시장에서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모두 10%대의 감소를 보였으나 회사채 시장에서 KB증권이 34%, NH투자증권 23%의 감소폭을 보여 회사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KB증권의 주관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양사의 DCM시장 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NH투자증권은 작년 한해 여전채 시장에서 KB국민카드, 롯데카드, 비씨카드, 삼성카드(029780), 신한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 등 카드사와 미래에셋캐피탈, 비엔케이캐피탈, 신한캐피탈, 아이비케이캐피탈 등과의 딜을 주관했다. 총 주관실적은 410건 14조4895억원으로 전년 보다 17.6% 감소했으나 이는 전체 주관실적에서 57%를 차지하는 수치다.
 
이어 회사채 시장에선 한국수력원자력, KT(030200), 한국남부발전(이상 AAA급), 롯데지주(004990), LG유플러스(032640), 예스코홀딩스(015360), 신세계(004170)(이상 AA급), 하이트진로(000080), 세아제강(306200), 한화(000880), HD현대(이상 A급), 대한항공(003490), 한진칼(180640), 두산에너빌리티(034020), 한진(002320)(이상 BBB급) 등 굵직한 딜을 주관했다. 총 주관실적은 전년 대비 23.5% 감소한 195건에 9조2497억원으로 전체 주관실적에서 36.4%를 차지했다.
 
KB증권은 2022년 여전채 시장에서 총 427건, 13조1463억원의 주간실적을 기록해 전체 주관 실적에서 47.3%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증감에선 NH투자증권보다 선방했으나 두 자릿수대 이상의 감소는 피하지 못해 전년 대비 13.3% 감소율을 보였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NH투자증권과 함께 주관한 회사 이외에 SK텔레콤(017670)(이상 AAA급), 포스코(005490), CJ제일제당(097950), LX인터내셔널(001120), SK(034730)(이상 AA급), LG디스플레이(034220), 풍산(103140), SK렌터카(068400), 한국콜마(161890)(이상 A급), 한신공영(004960), (이상 BBB급) 등의 회사채를 주관했다. 총 주관실적은 전년 대비 34.1% 감소한 279건에 11조1974억원으로 전체 주관실적에서 40.3%를 차지했다.
 
그러나 작년 시작된 레고랜드 발 회사채 불안이 최근 이어진 미국과 한국의 금융당국의 금리 동결 시그널로 사라져가고 있어 시장에서는 회사채 발행 파이가 큰 KB증권의 재역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상만 하나증권 자산분석실장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금리 이벤트 이후 최종 정책금리와 시장금리의 하향안정에 대한 채권투자자들에게 채권 강세로 다가오고 있다”면서 “채권수급과 관련된 시중의 유동성 상황에서 우호적인 여건이 지속되고 있고 수요측면을 보면 작년말 이후 채권형 ETF의 설정 잔고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새로운 수요기반으로 자리잡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기업발행이 재개되는 가운데 우호적인 수급여건이 좀 더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은 구간”이라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 역시 아직은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윤병운 NH투자증권 IB1사업부 대표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작년에 이은 1분기의 실적은 NH 가족 모두의 공로 덕분이다”라며 “DCM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일즈인 것 같다. 지속적으로 고객과 소통하며 좋은 조건과 상품을 지속적으로 판매했던 것이 곧 실적이고 리스크 관리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1분기지만 현재 시장의 불확실한 상황에선 채권시장도 쉽게 단언할 수 없을 것 같아 지금까지 지켜온 고객과의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최윤석 자본시장 파수꾼 최윤석 기자입니다. 가장 멀리 가장 먼저 찾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