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재개 코스닥)①CNT85, 흑자전환에도 유동성 리스크 여전
4년 만에 거래재개…지표상 유동성 우려 존재
전환권 행사·실적 성장으로 재무 개선 지속
공개 2023-04-13 07:00:00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거나 상장폐지 실질심사에 들어간 기업들의 주식 거래는 정지된다. 거래정지가 지속되다가 상장폐지 단계로 넘어가게 되면 기존 투자자들의 피해는 더욱 커진다. 해당 요건들이 해결, 거래가 재개된다고 해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별다른 이유 없이 단순하게 거래가 재개됐다는 기대감에만 의존할 경우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하게 되며 일종의 투기판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IB토마토>는 거래가 재개된 기업들의 상황과 아직 남아있는 과제를 살펴본다.(편집자 주)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CNT85(056730)가 2019년 2월 상장폐지 사유 발생으로 인한 거래정지 이후 4년 만에 거래가 재개됐다. 사업개편 등 경영정상화 과정을 통해 영업실적 개선에 성공했고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상장유지 결정을 받았다. 다만 지표상 유동성 우려는 존재하는 것으로 보여 지난해 흑자를 기록했던 수익성 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달 29일 CNT85의 상장유지를 결정했으며 다음날인 30일 CNT85의 거래가 재개됐다.
 
CNT85는 2019년 2월 전 대표이사의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고 이후 2020년 11월에는 분기 매출액 3억원 미만, 2021년 3월에는 연매출 30억원 미만(2020년)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추가됐다. 지난해 3월에는 2021년 재무제표에 대해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거절 사유까지 더해지면서 4년이 넘게 거래가 정지됐다.
 
 
 
당시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다. 거래정지가 시작된 2019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47억원과 -309억원을 기록했으며 자본총계가 -31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2020년 6대 1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잠식에서는 벗어났지만 영업이익 -48억원과 당기순이익 -71억원으로 여전히 적자를 지속했다.
 
특히 매출이 급감했다. 2018년 113억원이던 매출은 2019년 73억원, 2020년에는 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결국 기존 시스템사업과 부동산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사업영역에 진출하는 사업구조 재편에 나섰고 2020년 12월 한국필터를 인수하며 필터프레스 부문에, 2021년 4월 로터스엔지니어링을 사들이며 플랜트 부문에 진출했다.
 
이후 흡수합병을 통해 사업구조를 플랜트와 필터프레스로 이원화했다. 플랜트 부문은 환경·소각설비의 전체 시스템을 설계하고 시공하는 사업을 하고 있으며, 프로젝트 수주와 진행 과정에서 필터프레스 핵심 기자재가 필요할 경우 내부적으로 설계하고 제작할 수 있어 양 사업의 시너지도 존재한다는 평가다.
 
사업구조 개편 효과가 본격적으로 발생한 2021년 매출은 386억원으로 크게 늘었으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2억원과 50억원으로 전년보다 손실폭이 줄었다. 2022년에도 매출이 321억원으로 2021년보다 16.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5억원, 당기순이익은 14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실적과 재무구조가 개선됐지만 지표상 유동성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2022년 기준 유동비율은 82.2%로 전년(53.4%) 대비 28.8%p 상승했지만 여전히 100%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단기성차입금(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은 146억원으로 보유 현금성자산 77억원보다 많은 상태이다.
 
 
 
물론 단기성차입금 구성을 보면 단기차입금 16억원, 유동성 금융기관 장기차입금 3억5000만원, 전환사채(CB) 126억5000만원으로 CB 상환이 아닌 전환권 행사로 이어질 경우 유동성 우려는 현저하게 떨어진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하고 있는 23, 24회 전환사채의 경우 전환가액이 1000원이다. 거래 재개된 후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11일 종가기준 1681원과는 차이가 있어 전환권 행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올해에만 3월29일과 30일, 이달 6일 총 24억3500만원(23회 2억6000만원, 24회 21억7500만원)의 전환권이 행사되면 전환사채 잔액은 7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CNT85 측도 유동성 우려는 없다는 입장이다. 차입금은 전환사채 중심으로 전환권이 행사될 확률이 높은 만큼 실질적 지급부담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수주잔고 등을 고려할 때 올해도 실적 개선세가 유지될 것으로 기대했다. 작년말 CNT85의 수주잔고는 259억원(플랜트 177억원, 필터프레스 81억원)이다.
 
CNT85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공사 지연 등이 발생한 탓으로 수주잔고 등을 고려했을 때 올해는 작년보다 더 높은 성장 목표를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