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다각화 속도전)②우리카드, 고속성장 속 레버리지는 과제
할부금융·리스·대출채권 자산 증가로 영업자산 성장 이끌어
비카드자산 비중 27% 수준으로 상승…업계서 가장 빠른 속도
공개 2023-04-10 06:00:00
가맹점수수료율 인하와 시장금리 상승 등 신용카드사를 둘러싼 영업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변하면서 사업 다각화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카드사 본연의 영역 외에 사업 확장으로 이익창출력을 개선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부각된다. 카드사들은 전통적인 할부금융과 리스 외에 해외진출과 데이터 사업 등 비카드 분야에서 성장 기회 모색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주요 카드사의 다각화 현황과 경쟁력 강화 전략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우리카드가 신용카드 업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사업 다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3년간 할부금융과 리스, 대출채권 자산 규모를 키우면서 전체적인 영업자산 성장을 이뤄냈다. 해외 시장도 추가적으로 진출하면서 발판을 확대했다. 자산을 늘리면서 나타난 레버리지 문제는 개선이 필요한 과제로 꼽힌다.
 
5일 회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지난해 영업자산(상품별 잔액 기준) 규모가 14조2557억원으로 전년도 12조7951억원에서 11.4%(1조4606억원) 증가했다. 신용카드 부문의 자산은 10조3895억원으로 6.3%(6171억원), 기타자산은 3조8663억원으로 27.9%(8436억원) 늘었다.
 
신용카드 자산은 △일시불 4조1433억원 △신용판매 할부 2조9548억원 △현금서비스 6362억원 △카드론 2조6528억원 △기타 23억원 등으로 구성된다. 기타자산은 △할부 1조3486억원 △리스 1조2812억원 △대출금 1조2365억원이다. 기타자산 내에서도 특히 리스와 대출 분야의 자산이 크게 성장하는 추세를 나타낸다.
 
 
지난해 영업자산 성장은 신용카드보다 비카드 부문이 더욱 주요하게 작용했다. 기타자산 규모는 2020년 1조8409억원에서 2021년 3조원을 넘어서는 등 지난 3년간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타자산이 전체 영업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7%에서 27.1%로 9.4%p 상승했다. 해당 수치는 카드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우리카드가 그만큼 사업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본연의 업무인 결제부문 수익성이 저하됨에 따라 할부와 리스, 카드론 등 여신성 자산 중심의 영업자산 확대가 나타난다”라면서 “카드와 비카드 부문 모두 꾸준히 성장하면서 양호한 시장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비카드 부문이 영업수익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졌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기타수익은 4981억원으로 전년도 2993억원 대비 66.4%(1988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6%에서 27.0%로 7.4%p 상승했다.
 
사업 다각화의 한 축인 해외 사업에서도 영역을 확장했다. 우리카드는 주요 연결 종속회사로 투투파이낸스미얀마(미얀마)와 우리파이낸스인도네시아(인도네시아)를 두고 있다. 투투파이낸스는 기존의 사업자대출과 그룹대출, 농업대출에 이어 지난해 신상품 삼륜차 구매대출을 출시했다.
 
작년 8월 현지에서 할부금융사를 인수하면서 설립한 우리파이낸스는 인도네시아 전역 72개 영업망에서 중고차 할부금융과 중장비 리스 사업을 운영 중이다. 올해는 현지 시장 리테일과 핀테크 제휴를 통해 영업 기반을 확대하고, IT인프라를 확충하면서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우리카드)
 
카드 산업은 현재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조달금리와 대손비용이 급증하는 등 영업환경 악화 탓에 수익성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성장 규모도 전년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점쳐진다. 비용 관리 측면과 함께 사업 다각화로 이익창출력을 제고할 필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이에 대해 우리카드는 자금조달 다변화와 선제적 리스크 관리, 플랫폼 콘텐츠 다양화, 신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로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빅데이터 모델링 기반의 ‘개인화 마케팅 통합플랫폼’과 중고차 할부 시장 사업이 우리카드가 강조하는 부문이다.
 
다만 영업자산을 확대하면서 레버리지배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수준) 부담이 늘어난 점은 과제로 꼽힌다.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지난해 레버리지배율이 6.6배 수준이다. 전년도는 6.3배였다. 레버리지배율이 상승하면 그만큼 자본완충력이 약화됐음을 뜻한다.
 
레버리지 규제 한도가 8배(배당성향 30% 이상은 7배)이기 때문에 아직 양호한 상태지만 경쟁사 평균(5.6배) 대비 높게 나타나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특히 지난해 처음으로 시행한 배당 402억원(2021년 결산배당)과 올해 409억원(2022년 결산배당)도 자본적정성을 저하하는 압력 요인으로 작용한다.
 
작년 3분기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 5000억원을 유동화하면서 레버리지배율을 관리했지만, 해당 지표가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장기적 관점에서는 외적 자본확충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 2분기 독자가맹점 오픈을 통해 본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인도네시아나 미얀마 등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며 중고차 시장 진출, 디지털 역량 확보 등을 계획하고 있다”라며 “레버리지 문제는 현재 비율이 6배 중반대 수준으로 양호한 수준이나 추가적인 자산 확대의 사전 대응 차원에서 자본확충을 고려 중에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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