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홀딩스, 현금창출력 '급제동'…브랜드 재정비 '지지부진'
영업현금 1386억원 적자…재고자산 70% 급증 영향
투자현금까지 적자 기록…전체 현금및현금성자산 축소
채널 조정 속도 조절 거론…"다만, 올해 내 소진 목표"
공개 2023-04-04 07:00:00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지난해 휠라홀딩스(081660)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다. 재고자산이 급증하면서 현금창출력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특히 휠라코리아는 지난해 브랜드가치 재정립을 위한 글로벌 5개년 전략을 발표했지만, 외형 성장 대비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중장기 전략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나온다.
 
휠라홀딩스가 미국 내 저마진 채널 정리를 완화하면서 브랜드가치 재정립이 지지부진을 겪고 있다. (사진=휠라홀딩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휠라홀딩스는 전년 대비 매출액이 11.28% 늘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386억원 적자를 기록하면서 현금창출력에 급제동이 걸렸다. 특히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38.40%나 급증한 467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대규모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구체적으로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지난해 재고자산 증가로 5242억원의 현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는 1149억원을 기록한 2021년 재고자산 증가보다 5배 가까운 금액이다. 이 때문에 2021년 7578억원이던 재고자산이 지난해 70.30% 급증한 1조2905억원을 기록했다.
 
재고자산 급증은 지난해 점포 정리와 홀세일 축소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휠라홀딩스는 지난해 브랜드가치 재고를 위한 미국 내 저가 판매채널을 정리한 바 있다. 특히 매출 성장율(11.28%)보다 높은 재고산 증가율(70.30%)은 현금 유동성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매출이 성장하면 판매량 확보를 위해 재고 확보에 나서지만, 매출보다 높은 재고자산 증가율은 위험 신호로 평가한다.
 
실제 휠라의 지난해 재고자산 중 상품은 4129억원을 기록해 2120억원을 기록한 2021년보다 94.7% 증가했다. 상품이 잘 팔리지 않았다는 의미다. 반면, 원재료·저장품은 3억3559만원으로 전년(2억5576만원) 대비 31.2% 상승하는데 그쳤다. 특히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휠라홀딩스의 운전자금회전율은 103일로 지난해 88.2일보다 14.8일 더 늘어났다. 그만큼 돈이 빨리 돌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순유출을 기록하면서 유형자산(854억원)과 무형자산(1229억원) 투자를 제외한 잉여현금흐름(FCF)도 당연히 3409억원 적자로 돌아선 상태다. 특히 NICE신용평가 등에 따르면 휠라홀딩스는 앞서 2018년 2543억원으로 플러스(+) 전환한 이후 2019년 3044억원, 2020년 3966억원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보여왔다. 휠라홀딩스의 FCF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5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투자활동현금흐름도 2028억원 순유출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휠라코리아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1년보다 2918억원 줄어든 4074억원을 기록했다. 실제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유형자산과 무형자산 투자가 크게 늘면서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휠라홀딩스는 지난해 사용권 자산(610억원) 등 유형자산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특히 무형자산 취득액이 1229억원을 기록한 것이 눈에 띈다. 휠라홀딩스는 지난해 849억원의 상표권과 260억원의 영업권, 101억원의 소프트웨어 자산을 취득했다.
 
지난해 재고자산과 자본적지출 증가로 인해 현금흐름이 악화되면서 일각에서는 지난해 발표된 5개년 중장기전략 달성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나온다. 앞서 휠라홀딩스는 향후 5년간 1조원 이상의 투자를 바탕으로 그룹 미래 성장을 견인할 글로벌 5개년 전략 계획 ‘위닝 투게더’를 발표한 바 있다. 글로벌 그룹 차원에서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번 중장기 계획은 브랜드 가치 재정립과 고객 경험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구축, 지속 가능 성장을 골자로 했다. 이에 휠라홀딩스의 지난해 총 매출은 4조2218억원을 기록하며 일명 ‘4조클럽’에 들기도 했다. 2026년까지 매출 4조4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와는 근접해졌으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3%로 2021년(15.6%) 대비 2.6%p 떨어지면서 목표치인 15~16% 달성에서도 멀어졌다.
 
지난 1년간 휠라홀딩스의 분기별 영업이익률은 1분기 15.7%에서, 2분기 13.0%, 3분기 11.2%를 기록하다가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79억원으로 적자전환한 상태다. 특히 미국법인에서의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이 같은 영업적자 흐름이 최소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미국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4637억원으로 전년(5686억원) 대비 18.4% 감소, 당기순이익은 –801억원으로 전년(103억원) 대비 877.1% 급감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브랜드로 재정립한다는 계획 하에 진행됐던 매출 채널 조정 과정이 부메랑이 됐다. 앞서 휠라홀딩스는 브랜드 가치를 훼손시키는 저마진 채널을 중심으로 매출 채널을 정리했다. 미국 지역에서 95% 이상 진행됐던 홀세일을 80%로 줄이고 나머지 매출 비중을 온라인몰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취지였으나, 최근 인플레이션 상황으로 인한 미국 내 소비 심리 위축 등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 휠라홀딩스는 당초 계획보다 저마진 채널 조정 속도를 늦춘다는 계획이다. 
 
휠라홀딩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저마진 채널을 활용해서라도 올해 내 재고 소진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며 “이외 중장기전략을 수정할 계획은 없는 상태로 국내외 글로벌시장에서 테니스 관련 신제품을 선보이며 수익을 창출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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