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8646억원 확보…‘반도체’ 역량 강화
SK쉴더스 지분 일부 매각…EQT파트너스에 65.69% 넘겨
매각 대금으로 현금흐름 개선…반도체 투자 적기 강조
공개 2023-03-10 14:27:46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SK스퀘어(402340)가 자회사인 SK쉴더스의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서 신규 투자 재원 8646억원을 확보했다. 기약 없는 SK쉴더스의 IPO(기업공개)를 통해 확보되는 금액 대비 신규 활용처를 찾는 것이 빠르다는 판단이다. SK스퀘어는 AI(인공지능) 반도체를 비롯한 반도체 투자를 확대해 SK하이닉스(000660)와 SK스퀘어의 동반 성장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이달 초 스웨덴 소재 발렌베리 그룹 산하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EQT파트너스의 SPC(특수목적법인)와 SK쉴더스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지분매매계약 종료 시 해당 SPC가 보유하게 될 SK쉴더스의 실질 지분율은 65.69%이며, 이후 2000억원의 유상증자로 지분율은 68.0%로 상승할 예정이다.
 
유상증자 이후 SK스퀘어는 SK쉴더스 지분 32.0%를 보유하고 공동경영에 참여할 예정이다. 하지만 SPC가 보유하게 될 지분율이 과반(68.0%)이고, 이를 통해 구성될 이사회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경영권 변경이 수반되는 지분 매각 계약이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SK스퀘어는 SK쉴더스의 몸값을 두 배 가까이 올려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SK스퀘어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SK쉴더스가 기업 가치 5조원 이상(지분가치와 부채 포함)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인수 당시 기업 가치가 약 3조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2배 가까이 가치를 끌어 올린 셈이다.
 
 
 
당초 SK텔레콤(017670)이 투자 전문 사업을 떼 내 SK스퀘어를 설립했지만, 사실상 SK스퀘어의 유일한 재원은 SK하이닉스(000660)의 배당금이 전부였다. 심지어 SK하이닉스의 실적이 부진해지면서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NAV)는 하락 일로를 걸었다. 또 SK쉴더스가 지난해 5월 IPO를 철회하면서 엑시트 시점이 요원해졌다.
 
SK스퀘어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약 8646억원을 확보하게 됐다. 이달 말 나노엔텍 지분 매각 대금 580억원, 오는 9월에는 SK쉴더스 지분 매각 자금 일부가 환입될 예정이다. 이에 SK스퀘어는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반도체 등 신규 투자처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박정호 SK스퀘어·SK하이닉스 부회장은 SK스퀘어의 새로운 투자 포트폴리오로 반도체 분야를 살피고 있다. 박정호 부회장은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3에서 “SK스퀘어는 무차입회사라 레버리지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라며 “반도체 분야에 투자 기회가 많이 나오고 있어서 SK스퀘어에게 좋은 기회가 될거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SK T타워 전경(사진=SK스퀘어)
 
SK쉴더스 또한 유상증자로 추후 2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며, 이를 신사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디지털 보안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SK쉴더스는 SK텔레콤, 뉴빌리티와 손잡고 자율주행 AI순찰로봇을 개발하는 한편, 사물인터넷(IoT) 기반 화재 대응 솔루션 공급 사업도 시작했다.
 
업계에서도 이번 지분 매각을 긍정적으로 점치고 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쉴더스 지분 매각으로 SK스퀘어의 현금자산이 6000억원 대로 늘어나면서 현금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번 지분 매각은 보유 지분의 유동화, 재무적 투자자의 잠재 물량 부담(오버행) 해소, 보안사업의 글로벌 확장성 기대 측면에서 긍정적이며 SK스퀘어의 남은 보유 지분 가치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효 SK쉴더스 대표는 “EQT가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역량·포트폴리오와 SK쉴더스 간 시너지가 매우 크다는 판단에 따라 계약 체결을 결정했다”라며 “회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신규사업 투자, 글로벌 사업 확대, 인공지능(AI)·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를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